장의사 강그리옹 - 해외현대소설선 1
조엘 에글로프 지음, 이재룡 옮김, 안규철 그림 / 현대문학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의 죽음을 바라는 직업이 있다. 바로 장의사다. 장의사 강그리옹은 두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지만 거의 폐업을 고려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마을에는 그의 가게 '장의사 에드몽 강그리옹과 그 아들'과 간판을 마주 하고 있는 '태양카페' 역시 하루에 서너 사람이 카드놀이를 즐기는 정도로 이제 두 가게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한때는 바빴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끼고 아껴도 겨우 6개월을 못 넘기는 형편에 놓여 있는데 그래도 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은 높다.

 

죽은 사람을 기다려도 소식은 없고 가끔씩 장의사에 들려서 건강 상담을 하는 노파뿐이다. 이런 장의사 강그리옹에게 기쁜 소식이 날아온다. 죽은 사람이 있어 장례를 치를 일이 발생한 것이다. 장의사에서 닳고 닳은 고참 조르주와 마음이 여린 몰로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나서게 된다. 강그리옹이 가게를 비울 수 없어 둘이서만 장지로 떠나는영구차를 뒤따라가는데 어느새 따라가던 장례행렬 차는 보이지 않고 안개 속에서 길을 잃는다. 묘지로 가야 할 그들을 차를 달려 바닷가에 도착하고 잠을 자지 않고 운전한 탓에 그만 졸음으로 관을 떨어뜨리는 일이 생기고 만다.

 

삶과 죽음에 대한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독특하다. 태양카페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강그리옹의 두 직원 조르주와 몰로의 장례식 절차중 생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 조엘 에글로프는 소설을 쓰기전에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그의 이런 이력을 보여주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으며 이런 이유로 이 책이 영화로 만들기 가장 좋은 소설에 주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외국의 영화에서 장례식 절차가 가끔 등장해서 그들에 대한 이미지는 저절로 떠오른다. 책의 소재는 독특하지만 크게 웃음을 주는 요소는 극히 적었다고 느꼈는데 작가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거 같다. 나라끼리 웃음 코드가 다른 이유로 장의사 강그리옹은 크게 재밌거나 유쾌한 소설이라고 생각은 안들지만 나름 신선하다는 느낌은 받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