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동아리의 3월의 책!
이번에는 내가 추천한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두근두근 2배 더 기대중이다.

<앨저넌에게 꽃을>의 짝꿍책으로
<어둠의 속도>,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까지
두 권을 소개하고, 출석 이벤트로 선물 할 예정이다.

오늘 책 주문을 끝냈다.
선물 할 책이니 깨끗한 상태로 배송되길.

내가 배우는 속도가 아주 빠르다고 키니언 선생님이 말했다. 내보고서를 읽더니 나를 이상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당신은 뛰어난 사람이고 이제 곧 모두를 앞지르게 될거라고 그녀는 말했다. 어째섭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사람이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더라도 실망하면 안돼요. 신이조금밖에 주시지 않았다고해도 당신은 사용하지도 않는 머리를 가진 사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내 친구들은 모두 머리가 좋고 모두 좋은 사람이라고 나는 말했다. 모두 나를 좋아하고 나를 괴롭힌 적이 없어요. 그러자 키니언 선생님은 눈에 뭐가들어갔는지 화장실로 달려갔다. - P51

모두가 "찰리 고든보다 못하다"고 말할 때 무슨 뜻으로 말하는것인지 이제야 알았다.

나는 부끄럽다. - P57

오늘은 상당히 기분이 좋지만, 그래도 모두가 나를 조롱하며 재미있어하고 있었던 걸 생각하니 화가 난다. 니머 교수님의 말처럼 내 지능이 높아져서 70이었던 내 IQ가 두 배가 되면, 틀림없이 모두 나를 좋아하게 돼 진정한 친구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 P64

"모두가 나를 놀리는 데 진절머리가 났어요. 그뿐입니다. 몰랐던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미 알아버렸어요. 난 그게견딜 수가 없어요." - P72

나는 새로운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분노와 의혹이 주위의 세계에 대한 나의 최초의 반응이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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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네오는 그린란드와 뉴기니 다음으로, 지구상에서 큰 섬이다. 29만 평방 마일에 이르는 이 섬은, 영국과 웨일즈 지방의 다섯 배 크기로, 거의 하나의 작은 대륙에 필적한다. 아직도 오랑우탄이 살고 있는 유일한 섬인 보르네오와 수마트라는 지리학적으로는 말레이 군도에 속해 있으며, 주변 섬들은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사이의 적도 지역에 걸쳐 분포해 있다. - P114

위다자트 씨를 비롯한 여러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국립공원의 역사와 인도네시아에서 환경 보호가 행해지는 방식에 대해 알게 되었다. 기본 틀은 두 가지 유형의 보호 구역을 설정한 네덜란드인들이 만든것이었다. 자연 보호 구역에서는 나뭇잎 하나에서부터 작은 돌 하나에 이르기까지 아무것에도 손을 댈 수 없다.

하지만 네덜란드인들은 자바 섬 전체에 걸쳐 서너 개의 자연 보호 구역밖에 지정하지 않았다. 탕중 푸팅을 비롯한 다른 모든 보호 구역은 절름발이 보호 구역이었다. 이 보호 구역에서는 동물은 건드릴 수 없지만, 이 같은 조치로 이들의 서식지 자체가 보호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 구역에서 목재나 땔감을 얻기 위해 나무를 자르는 것은 합법적인 행위였다. 벌목과 방화로 서식지를 빼앗기면 동물들은 살아갈 수 없다. 어쨌든 이곳의 보호와보존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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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울리지 않게도 책벌레인 동시에 자연 애호가였다. 어린 시절의 가장 잊혀지지 않는 사건 중 하나는 1학년 때 공공 도서관에 가 본것이었다.

다음날 혼자 도서관에 간 나는 처음으로 그곳에서 책을 빌려 갖고 왔는데, 그 책은 노란색 사파리를 입은 밀림 탐험가와 세멋대로 바나나를 먹는 원숭이에 관한 《호기심 많은 조지》였다. 여섯 살 무렵 나는 혼자 버스를 타고 토론토 시내를 돌아다녔으며, 그래서 그 도시에 대해 아주 잘 알게 되었다. 2학년 때 나는 필생의 목표를 결정했다. 나는 탐험가가 되고싶었다. - P66

먼 곳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지던 그 순간, 나는 그가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영국인이 아니었고침팬지에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내 안의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 마거릿애트우드가 쓴 소설을 펼치면서 했다는 말이 생각났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할 수 있다면, 왜 미래는 기억할 수 없는 거요?"

바로 그 순간, 나는 미래를 기억했다. 마치 돌에 새긴 것처럼 내 마음에또렷하게 남아 있는 그 순간, 나는 그토록 명료하게 미래를 기억했던 것이다. - P71

"사실....…."
그는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다이안한테서 전보를 한 통 받았는데, 마운틴고릴라가 그녀에게너무 익숙해져서 이제 다이안의 구두 끈을 풀어 주기까지 한다는군." - P77

처음의 만남에서 루이스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늘어놓았다. 나는 이러한 의견을 오랫동안 여러 번 반복해 들어야 했다.

그는 여자가 남자보다 관찰력이 뛰어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여자들은 주의력이 더 뛰어나므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한 순간에도 세부적인 것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 최소한 북미대륙에서는 이러한 것이 사실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 게다가 인내심도 여자들이더 강하다는 것이었다. - P80

다이안은 런던에서 며칠간 머물렀다. 그녀는 그립을 위해 천으로 만든고릴라 인형을 사 가지고 왔지만, 별로 그의 흥미를 끌지는 못했다. (사실그럽은 침팬지와 함께 살았었으니 말이다.) 제인과 다이안은 이전에 한번만났었는데, 그것은 다이안이버룽가 화산군 국립공원에서 연구를 시작하기 전 며칠간 곰베를 방문했을 때였다. 제인은 나에게 처음 만났을 때는 다이안이 이상한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이안의 따스함이 이내 그녀를 녹여 버리고 말았다. - P89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 이렇게 제인과 다이안과 나는 자매가 되었다. 진짜자매들처럼 우리는 상대방을 선택하지 않았고, 한 배에 같이 탄 운명이었으며, 종종 ‘삼총사‘ 라고 불리기도 했다. - P104

대책 없이 기다리는 날이 계속되면서 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전통적인시간 관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초조해하거나 일을 빨리 하려고 서둘러 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자바인들은 시간이 무한하다고 믿는다. 시간은 절대 부족하지 않으며, 늘 충분하기 때문에 별의미가 없다. 인도네시아 직업 군대를 제외하고는, 이들은 시간의 지배를 받으며 살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늘 꾸물댄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예측할 수 없을 뿐이다. 인도네시아는 정기적인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항공기가 두 시간 일찍출발하는 내가 아는 유일한 나라다! 내가 언제까지 어떤 일을 해 달라고부탁하면 이들은 공손하게 묻는다.

"군대 시간으로요? 아니면 고무줄 시간으로요?"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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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고 있을 때, 뉴욕의 한 편집자가 보르네오 섬의 파지르 팡장마을에 있는 집으로 전화를 걸어 왔다. 그때 칼리만탄의 오지 출신인 나이지긋한 다야크인이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도 없는데도 내가 말을 하고 있자, 그는 자기한테 말을 거는 줄 알고 이야기 상대가 되어 줄 요량으로 자리에 앉았다.

이 남자는 한 번도 보르네오 섬을 벗어나 본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전화라는 것을 본 일조차 없었을 터였다. 그러니 지구 반대 편의 20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앞에 두고 앉아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다는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오랑우탄은 동물원에서나 보았을 뿐이고, 열대 우림은 텔레비전에서나 보았을 독자들이 읽을 책에 대해 전화로 이야기하고있다는 것을 그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었겠는가?

그 다야크인은 사냥을 다니고 밀림을 베어내 만든 들에서 농사를 지으며 있다. 고대 종교를 신봉하며 선조들의 생활 방식대로 살아가는 그는,열대 우림이 끝없이 펼쳐지고 야생의 생명들이 우글거리며 민가는 드문드문 있는,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런 보르네오에서 태어나 자란사람이다. 1971년 내가 처음 발을 디딘 보르네오의 모습은 그랬다.
- P5

1971년 인도네시아령 보르네오인 칼리만탄을 찾은 내 목표는 자연에서식하는 야생 오랑우탄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내 인간들에게 생포되어 애완 동물로 길러지거나, 동물원, 서커스단, 실험실 등에 팔리는 야생 오랑우탄을 구출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에 뛰어들게 되었다.

나는 오랑우탄을 구하는 것은 이들을 연구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잡혀 있는 오랑우탄의 자연 복귀 운동을 벌이는동시에, 나는 이 지역에서의 오랑우탄 매매를 줄임으로써 야생 오랑우탄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생포되어 있는 오랑우탄을 구출해 자연으로복귀시키는 일은, 내 본업인 야생 오랑우탄 연구와는 별개의 일이다. 여러해 동안 이러한 노력들은 상충되기도 하고 서로 도움이 되어 주기도 하였으나, 결코 태만해진 적은 없었다.

애크매드는 내가 구출해 밀림으로 되돌려보낸 최초의 오랑우탄에 속한다. 벌써 여러 해 동안 제 힘으로 살면서도, 그녀는 매일 먹이가 제공되는캠프에 가끔씩 모습을 나타내곤 한다. - P17

오랑우탄에게는 우리 인간들이 사회를 만들고, 두 발로 서고, 도구를 만들어 이 유성을 지배하기 전에 에덴 동산에 남겨 두고 온 순수함이 남아있다. 따라서 오랑우탄을 알면 완전한 인간이 되기 이전의 우리에 대해 흐릿하나마 부분적인 이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부분적인 이해는 타임머신을 발명해 살아 있는 선조들에게 돌아가서, 그들의 땀 냄새를맡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 때까지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 P33

나는 그때 캄캄하고 축축한 밀림의 차양부(遮陽部)에서 홀로 수없이 많은 세대를 살아온 오랑우탄들의 관계가 한 순간에 맺어짐을 깨달았다. 

오랑우탄은 침팬지나 고릴라 그리고 특히 인간들처럼 관계를 끊임없이 시험하고 확인하지 않는다. 

오랑우탄이 한번 맺은 관계는 영원히 지속된다는사실을 이해하는 데 15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것이다. - P35

나는 중앙 보르네오의 울창한 밀림에서 오랑우탄을 연구하게 되었다. 나는 책을 통해 초기의 인류가 이 유성의 평원과 사바나 지대에서 펼쳐질 인류의 운명에 부응해 열대 우림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조상들이 떠나면서 남겨 둔 것에 마음이 끌렸다. 이들이 우리의 근원지인 에덴, 이 고대의 열대 우림에 남겨 둔 유산은 바로 대형 유인원인 침팬지와 고릴라 그리고 오랑우탄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의 오지, 밀림의 차양부가 드리우는 그림자와 그늘 안에 바로 이 창조물, 오랑우탄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친척이며 동족이다. 

에덴 동산을 떠나지 않아 순수함을간직하고 있으며, 복잡한 도구를 만들지도 불을 피우지도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또한 이들은 최고를 추구하지도, 단점을 보완하려 하지도 않으며, 이제는 이 세상을 떠난 우리 선조들과 흡사할 뿐 아니라,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기도 하다. 수천년동안 존재해 온, 살아 있는생물이 바로 나의 실험실인 셈이다. - P37

‘원숭이‘와 ‘유인원‘ 이라는 표현이 혼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유인원은 원숭이보다 훨씬 더 인간에 가까우며, 이러한 관련성은 유인원의 넓고 평평한 가슴, 회전 반경이 큰 어깨, 긴 팔과 손가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인간처럼 유인원에게도 꼬리가 없다. - P42

1950년대에는 대다수의 인류학자들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원시인을 초기 인류의 원형으로 여겼다. 하지만 루이스는 이에 반대했다. 고대의 초기인류를 콩고의 피그미족이나 칼라하리의 부시맨 같은 현대의사냥꾼이나 수확민들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생물학적으로는 우리와 완전히 동일한 현대의 인류이므로. 게다가 이들은 초기의 호미니드가 살았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대형 유인원이 수천 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해 왔다고는 하지만, 이들은해부학이나 행동 양식 그리고 생태학적 특성에 있어서 자신들의 조상과별반 다르지 않다. 

반대로 인류는 환경에의 적응 방식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해부학적으로도 선조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따라서 현대의 대형 유인원은 현재의 우리보다 우리의 선조와 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1950년대만 해도 대형 유인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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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들이 쏟아붓는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청중의 만족이다. 우리 마에스트로들은 음악이라는 원천과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는 전도체를 자임한다. 그리고사람들이 공연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이상적으로는 참여해줄 것을 희망한다. 

작곡가들이야 오해를 받고 퇴짜를 맞으면 "언젠가 내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하며 폼이라도 잡을 수 있지만, 지휘자에게는 가당치도 않은 사치다. 지금 당장 여기서 목표를 달성하거나 아니면 실패를 받아들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다. 

우리는 저자가 아니라 번역자인 까닭이다. 그러나 『오디세이』의 번역자가 되는 것과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지휘자가 되는 것을 나란히 놓고 견주기는 어렵다.
‘오디세이』를 읽고 싶은 사람은 여러 종류의 번역본 가운데하나를 고를 수 있겠지만,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오로지 공연되는 그 순간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 P273

고전음악에 종사하는 단체라면 시트콤이나 게임쇼보다더 높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할까?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싶은 마음이 얼핏 들긴 하는데, 다만 초대권 관행은 어쨌거나미국에서는 민간단체들인 예술 단체의 비전 달성에 도움이 되는 면이 없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 

아울러 페이퍼링 관례는 초대권이 없었더라면 위대한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들을 기회가 없었을 청중을 끌어들인다는 순기능도있다. 

고전음악계는 대중적 성공을 두고 정신분열적인 태도를 보이곤 한다. 한편으로는 이를 음악적 수준 저하와 동일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젊고 열성적인 청중이 공연장을 메우는 모습에 흐뭇해하는 것이다. 특히 까다로운 현대음악이 연주될 경우에는 더더욱 그런 편이다.  - P282

평론가들은 음악을 사랑하고 글재주를 갖춘 전문 청중이며, 매번 공짜표를 받고 들어와 연주회와 음악에 대해 글을 쓰고 돈을 받는 이들이다.

마치 우리 지휘자들이 다른 사람이 쓴 음악에 의존하여 살아가듯, 평론가들은 우리의 연주에 의지하는 존재들이다. - P286

"사람들은 사물이나 사건의 가치를 평가할 때 권위자의말을 따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사실이나 결과를 바탕으로권위자를 선택하는 건 아닙니다. 대신 그들은 권위 있어 보이는 사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권위자로 택하지요."

2015년 영화 <빅쇼트>에 나오는 대사다. 

아울러 이말은 정치, 스포츠, 예술 분야에 평론가와 해설자가 존재하는 이유를 얼추 요약해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 P287

앞서 말한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누군가가 나서서 ‘우리의 연주‘, 좀 더 근사하게 표현하자면 ‘우리의 비평연주 판본을 평가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 짜증나는 일이다

평론가의 부정적인 언급 ("너무 빠르다" "너무 느리다" "너무자유롭다" "너무 뻣뻣하다" 등)을 접할 때마다 주제넘은 월권행위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떻게그들이 우리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단 말인가? 평론가는 또한명의 청자로서 우리에게 다른 그 어느 청자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중요성을 가진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른 청자가 갖지 못한 무기가 하나 있다. 자신의 견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편이 그것이다. 지휘자의 성공 여부가 그 지휘자보다 앎이 훨씬 얕은 낯선 이에 의해 재단되고, 그 낯선 이가 평가에 사용한 글이 공연을 찾은 청중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리라는 점을 미리 알고서 지휘 공부에 투신한 이는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 P288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느 음악평론가에게 음악평론가의 기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리는 것"이라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평론가들은 일어났으면 하고 본인이 바라는 바ㅡ본인이 희망하는 것과 본인이 좋아하는 방법에대해 쓰는 편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음악평론은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봐도 좋겠다. - P294

시각예술은 언제나 평가되고 또 재평가된다. 한때 키치로 불렸던 작품이 갑자기 위대한 예술로 재평가되는 것도종종 있는 일이다. 사실상 무명이었던 화가의 회고전을 통해 대중과 평단)은 흥미롭고도 새로운 평결과 만난다. 

그러나 음악은 연주되지 않는 한 이처럼 건강한 재평가의 과정에 동참할 수가 없다. 교향곡을 벽에 걸어놓을 순 없는 노릇아닌가. 연주는 마지막 음이 멎고 나면 0.5초 만에 사라져버린다.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 연주에 대해 권위 있다는 자가 글을 써 인쇄해 뿌린다면 그 누가 거기에 반기를 들 수 있겠는가?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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