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 읽고 밑줄 친 부분만 재독 중이다.
글쓴이 사라 다이크먼이 제왕나비의 이동을 따라 264일, 1만 6417km를 자전거로 달린 여행기이자 탐사기다.

2002년 1월 11~16일, 강력한 겨울 폭풍이 제왕나비 군집을 강타했다. 첫 번째 폭풍 때 48시간 동안 비가 내렸고 두 번째 폭풍으로 맹추위가 장기간 이어졌다. 습기와 추위의 치명적 조합이었다. 이때 엘로사리오와 시에라친쿠아 개체군의 75퍼센트에 해당하는 약 2억~2억 7,500마리의 제왕나비가 죽었다. 죽은 나비가 무덤처럼 바닥에 쌓였다. 어떤 곳은 30센티미터 넘게 쌓였다.
그중에는 죽은 나비를 단열재 삼아 살아남았지만 기어나오지 못한 나비들도 있었다. 이 역대급 폭풍은 몇 년 동안 서서히 만들어졌다. 기후가 변한 데다 숲을 보호하고 제왕나비를 눈비로부터막아주던 나무가 잘려 나간 결과다. 한랭전선이 내려오자 제왕나비는 속수무책으로 추위에 노출되었고 빽빽한 군집 속에서 보호받는 나비 외에는 모두 희생되고 말았다. - P30

반면 제왕나비 한 마리의 무게는 0.5그램이다. 
네마리가 모여야 동전 한 개 무게라니. 
사람들은 내 계획을 듣고 깜짝 놀라지만 내가 볼 때는 그 가벼운 날개로 먼 길을 날아가는 제왕나비야말로 찬사를받아야 한다. 제왕나비는 나보다 훨씬 준비된 모험가다. - P45

장거리 여행에서 의심은 근육의 피로만큼이나 해롭다. 
그러나 다리 근육을 단련하면 더 멀리 갈 수 있듯 마음도 단련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한 방법은 큰 그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가야 하는지를 절대 생각하지 않고 대신 다음 1킬로미터, 다음 마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다음 식사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당장 가야 하는 단거리만 해결하면 되고 작은 승리를 축하하다 보면 거리가 늘어난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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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10 주간 독서

1. 미키7
독서동아리 12월의 책. 올 초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1회독 했고, 이번에는 내 책으로 2회독. 내년 3월에 영화 <미키17>이 개봉 한다니 관람 전 3회독 예정. 3회독 할 만한 책이냐 물으신다면, 감상 전 기억을 따끈따끈 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나이가 된터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달아드린다.

2. 우리는 부탄에 삽니다
이것도 동아리 활동과 관련 된 책이다. 11월의 영화 토론 시간에 보게 된 <교실 안의 야크>의 후속 활동이다. 영화를 보고 배경이 되는 장소, 시대, 인물 등을 찾아보는 나만의 프로젝트. 영상과 책의 콜라보 혹은 윈윈 아무튼 그런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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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의 바다 - 보이지 않는 디스토피아로 떠나는 여행
이언 어비나 지음, 박희원 옮김 / 아고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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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밀린 책을 읽는 달이다.
읽다 멈춘 책이 꽤나 된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무법의 바다>는 처참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모셔두었던 책을 다시 꺼냈다.

1월은 긍정 신호를 쏘는 책을 좀 읽고 싶은데,
대기 중인 책들이 죄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 함정.
내가 고른 책들을 보니 한숨이 난다. 나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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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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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서 동아리 활동 10년차다.
활동 초반에 많은 분들이 내게 한 질문.

˝어떻게 그렇게 감정적으로 평온하지 궁금하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더 그런 것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한동안 생각해 보고 말씀드렸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기대 정도가 낮다.
그러니 감정적으로 폭발 하는 상황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사람이 좋다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냉정하고, 차갑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돌이켜 보면 어릴 적에는 나는 사람이 무서웠다.
서로 싸우고, 동식물을 괴롭히고, 감정 기복이 심해 맞추기 매우 까다롭고, 한 순간에 적과 동지를 오가는 존재들. 그래서 지금도 사람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

좋은 책을 읽으면 갑자기 인간에 대한 애정도가 쓰윽 올라간 경험을 꽤나 했다. 뭐 한순간이긴 했으나.

이 책이 그런 책이다.
형사라면 범죄자를 많이 만나는 직업이니까 나보다 인간에 대한 기대감이 더 낮지 않을까 했다.
박미옥 형사는 반대인 것 같다.
나쁜 사람을 잡는 것보다 좋은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다. 최악의 상황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고 실망만 했다면 포기하고 편한 길을 갔을텐데

지구 위의 생명체 중 가장 미스터리한 존재, 인간.
그들에 대한 긍정의 신호를 많이 잡아보고 싶은 마음은 충만하나, 읽을 책으로 골라둔 것을 보니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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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두렵지만, 너도 두렵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진작 서로의 두려움을 알았더라면 세상이 좀 바뀌었을까? 현장에서 나의두려움은 항상 억눌려 있다가 범인을 체포한 후 자동차 액셀 위에서 터져나왔다. 달달 떨고 있는 발을 보면서 나의 두려움과 긴장을 인정했고,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평정심을 찾은 후에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럼 범인은 언제 가장 두려울까?
형사의 두려움은 예견되어 있고, 법인의 두려움은 자초한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두려움은 난데없다. 왜 겪어야 하는지모를 세상 억울한 두려움이 될 수 있다. - P182

우리 삶은 각자의 것이지만, 
인간이 인간으로서, 내가 나로서 그다음을 장담할 수 없는 영역도 있다는 것을 나는 마약수사를 할 때마다 실감한다. 마약의 중독성보다 강인한 인간의 의지는 없으며, 마약은 인간의 의지를 희미하게 하고 한 인간을 한낱 마약의 숙주로 전락시킨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삶의 영역도 있다는 것을, 인생엔 언데나 겸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마약에 휘둘린 사람들을 보면서 늘 되새긴다. - P200

범인들을 검거할 때마다 그의 가족관계가 쓰인 글자를 천천히 읽어본다. 그리고 경악 속에 달려온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하기도 한다. 가족이란 어찌 그리 본능적인 사랑을 눌러버릴 정도로 무겁고 버거운 감정을 안겨주는 걸까. 그토록 가까이 있는 사람이건만 왜 내 아픔밖에 보이지 않을까. 우리는 왜 아픔을 합리화해야만 견딜 수 있을까. 도대체 인간의 이 나약함은 무엇때문이고 어디까지일까.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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