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서 동아리 활동 10년차다. 활동 초반에 많은 분들이 내게 한 질문.˝어떻게 그렇게 감정적으로 평온하지 궁금하다.특히 인간관계에서 더 그런 것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한동안 생각해 보고 말씀드렸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기대 정도가 낮다.그러니 감정적으로 폭발 하는 상황이 거의 없는 것 같다.그렇지만 사람이 좋다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냉정하고, 차갑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돌이켜 보면 어릴 적에는 나는 사람이 무서웠다. 서로 싸우고, 동식물을 괴롭히고, 감정 기복이 심해 맞추기 매우 까다롭고, 한 순간에 적과 동지를 오가는 존재들. 그래서 지금도 사람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 좋은 책을 읽으면 갑자기 인간에 대한 애정도가 쓰윽 올라간 경험을 꽤나 했다. 뭐 한순간이긴 했으나.이 책이 그런 책이다. 형사라면 범죄자를 많이 만나는 직업이니까 나보다 인간에 대한 기대감이 더 낮지 않을까 했다. 박미옥 형사는 반대인 것 같다. 나쁜 사람을 잡는 것보다 좋은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다. 최악의 상황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고 실망만 했다면 포기하고 편한 길을 갔을텐데지구 위의 생명체 중 가장 미스터리한 존재, 인간.그들에 대한 긍정의 신호를 많이 잡아보고 싶은 마음은 충만하나, 읽을 책으로 골라둔 것을 보니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