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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곰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9
이미정 글.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흰곰이 무척이나 가여워보인다.
왜 일까? 쇠창살에 갇힌 곰이 너무도 슬픈 표정으로 우릴 바라보고
있다.
인간들에게 자유를 달라고 하는 듯... 애원하고 있다.
인간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과 동물원에 가면 너도 나도 흰곰을 구경하려고 했던 모습이
생각나면서...
동물이든 사람이든 자유를 얻지 못하면 행복하지 못하고
슬픈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림책이라면 유아 시기의 아이들만 보는 책으로 생각하는데
어른인 나에게도 많은 교훈을 던져준 글자없는 그림책이다.
어쩌면 그림책을 보는 연령대는 정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정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초등 1학년 딸과 초등 4학년 딸도 마음 아파하면서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았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느낀 점을 끄적끄적 기록으로 남겼다.
초등 1학년 딸래미는 이렇게....
딸의 눈에도 우리 속에 갇혀 있던 흰곰의 모습이 슬퍼보였고,
북극으로 돌아간 흰곰이 행복해 보였나보다.
초등 4학년 딸래미는 앞표지에서 바라본 흰곰의 모습과
마지막 뒤표지의 흰곰의 모습까지 관심을 보였다.
앞표지에서는 흰곰이 아주 슬퍼보였는데 뒤표지에서는 자연(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 흰곰이 아주 행복해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죄를 지어야 감옥에 들어가는데 왜 동물은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
흰곰을 우리 속에 가두어 두었는지,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했다.

흰곰은 답답한 우리를 뛰쳐나왔지만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바깥 세상에
주눅들어 조심조심 사람들 눈에 안띄려고 한다.
그 모습이 정말 처량하다.
어쩌면 낯선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작은 희망의 빛을 발견하게 되고...
하늘을 맘껏 날 수 있는 풍선을 따라...
흰곰은 오직 희망의 불빛을 향해서만 무작정 뚫고
들어간다.
그곳이 어디인 줄도 모른채 말이다.

우리 딸들의 생각처럼 흰곰이 돌아간 곳은 바로 자연(자신의
고향)이었다.
고향이라는 곳은 언제나 푸근하고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흰곰도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그곳에서 자유를 느끼며 살 의무가
있다.
그 의무는 우리 인간들이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다.
자연은 우리 인간과 동물들이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터전이기도
하다.
흰곰의 움직임을 통해서 본 글자 없는 그림책에서 우리는 동물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고,
어떻게 하면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초등4학년 딸래미가 놓치지 않고 보았던 ,
자연 속으로 돌아간 흰곰이 행복해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뒤표지이다.
앞표지에서처럼 슬퍼보였던 흰곰이 마지막에는 행복해 보이니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