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을까? - 비담 vs 선덕여왕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7
정명섭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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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하는 나에게 역사공화국 한국사 법정 시리즈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대부분 지루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를 법정이라는 공간 속에서 과거의 역사적 인물들이 총출동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꽤 흥미로왔고 그동안 이런 형식의 역사책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왜?'라는 의문문 형식의 제목은 우리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콕 집어 잘 표현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제격이다. 이것만으로도 역사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역사 이야기는 이제 멀리하는 역사가 아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역사에 여왕이 있었던 시대는 삼국 시대가 유일했는데 바로 신라에만 존재했다.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 이렇게 세 명의 여왕이다. 기존의 역사책에서는 살짝만 언급되었던 여왕들이었는데 한국사 법정시리즈에서는 아주 상세하고 새롭게 놀라운 사실들을 담고 있다. 이 책 한 권만 읽게 된다면 과거 남성 우월주의 사회에서 세 여성의 등장이 어떻게 있을 수 있었는지 그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게다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과서와 연계되어 아이들 역사 공부에 더 효과적이다.

 

 


 

 

 

비담과 세 여왕의 법정 공방이 이루어지기 전, 세계사 연표와 한국사 연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세계 정세와 더불어 신라 시대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화백 회의를 주관하고 왕과 함께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맡은 신라의 상대등, 비담이 신라 시대 세 여왕을 상대로 소송을 걸게 되면서 역사공화국 한국사 법정은 3일 동안 시끄러워진다. 진평왕을 증인으로 신라의 골품제에 대해 자세히 듣게 된다. 신라에는 오직 성골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선덕 여왕의 즉위는 남녀평등보다는 족벌 집단의 폐쇄성에서 나온 것이라는 원고측 주장이 나온다. 선덕 여왕의 이름은 덕만이고, 왕호인 선덕(善德)은 불경에 나오는 이름이며, 선덕 여왕은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던 탑으로 분황사 석탑을 세웠고, 천문 관측을 하는 첨성대를 세웠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고 한다. 제작년 경주 여행에서 아이들과 3층까지만 남아 있는 분황사 석탑과 첨성대를 직접 본 적이 있어서 관심있게 보았다. 본문 중간중간에 관련된 교과서 내용을 날개 부분에 실어서 아이들이 교과서 내용 확인과 더불어 추가된 정보를 알 수 있다. 또한 곳곳에 나오는 신라의 인물이나 어려운 용어에 대한 풀이로 막힘없이 읽을 수 있다.

 

 

 


 

 

 

선덕 여왕은 김유신과 김춘추를 등용해서 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고, 뒤를 이은 진덕 여왕은 비담과 염종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했다. 그리고 후기에 오른 진성 여왕은 대문장가인 최치원의 건의를 받아들여 혼란에 빠진 신라를 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전쟁이 끊이질 않을 시기에 전장에 나가지 못했던 여왕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중간중간 '열려라, 지식 창고'에서는 신라에 대한 또다른 정보를 실었고, '다알지 기자의 휴정 인터뷰' 코너에서는 원고, 피고측 변호사들의 그 날 재판에 대한 입장을 잘 정리해 준다. 또한 '교과서 안 역사&교과서 밖 역사'로 초중고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과 그 밖에 보충된 정보를 실었다.

 

 

피고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왕들이 신라의 통치자로서 적당하지 않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담이 제기한 소송은 기각되는 판결문이 나왔다. 이러한 판결은 우리들의 몫으로 남겨진 것 같다. 아이들이 한국사 법정의 판사가 직접 되어 어떤 판결을 내려야 할 지 판결문을 써 보는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세 여왕을 두었던 신라의 역사를 접한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봄으로써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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