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산문이지만 시 처럼 아름다운 글

프랑스 소설을 좋아하고 싯구처럼 아름다운 문체의 산문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해 드리고 싶은 책.


소설의 주인공은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여성인데요

어릴땐 서커스단의 늑대를 동경하며 여기저기 가출도 많이 합니다.


우리안에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것.


뤼시에겐 한사람만 사랑하며 사는 심각한 결혼이 안맞았던 것처럼.


빛의 따라 쉬지 않고 움직이는 그녀의 삶.


안락할 만하면 박차고 떠나는 그녀.


조금이라도 인생이 무겁게 느껴질만하면 떠나거나 새로운 모험을 하죠.

여자 그리스인 조르바 처럼요.




“가장 중요한 건 즐거움이야. 누구도 너한테서 즐거움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해라.” 65p


잉크와 고독과 고요함으로 나의 꿀을 만드는 중이다.31p

나는 글을 쓸때 잉크로 쓰지 않는다. 가벼움으로 쓴다. 설명을 잘했는지 모르겠다. 잉크는 구매할 수 있나는 글을 쓸 때 잉크로 쓰지 않는다. 가벼움으로으나 가벼움을 파는 상점은 없다. 가벼움이 오거나 안오는 건 때에 따라 다르다. 설령 오지 않을 때라도, 가벼움은 그곳에 있다. 이해가 가는가? 가벼움은 어디에나 있다. 여름비의 도도한 서늘함에, 침대맡에 팽개쳐둔 펼쳐진 책의 날개들에, 일할 때 들려오는 수도원 종소리에, 활기찬 아이들의 떠들썩한 소음에, 풀잎을 씹듯 수천 번 중얼거린 이름에, 쥐라산맥의 구불구불한도로에서 모퉁이를 돌아가는 빛의 요정 안에, 슈베르트의 소나타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가난 속에 저녁마다 덧창을 느릿느릿 닫는 의식에, 청색, 연청색, 청자색을 입히는 섬세한 붓질에, 갓난아기의 눈꺼풀 위에, 기다리던 편지를 읽기 전에 잠시 뜸을 들이다 열어 보는몽글몽글한 마음에, 땅바닥에서 '팡'하고 터지는 밤껍질 소리에, 꽁꽁 언 호수에서 미끄러지는 개의 서투른걸음에, 이 정도로 해두겠다. 당신도 볼 수 있듯, 가벼움은 어디에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벼움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드물고 희박해서 찾기 힘들다면, 그 까닭은 어디에나 있는 것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기술이 우리에게 부족하기 때문이다.-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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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7-13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책이죠^^

가필드 2023-07-13 16:19   좋아요 1 | URL
나무님 글에서도 예전에 봤던 글이 기억났어요 ^^ 소설을 이렇게 아름답게도
쓸수 있다는 건 보뱅의 매력인거 같았어요 ^^

책읽는나무 2023-07-13 16:38   좋아요 1 | URL
맞아요. 한 권의 시집을 읽는 느낌이었어요.
에세이집 한 권도 읽었더랬는데 그 책도 감탄하며 읽었었어요.

그레이스 2023-07-14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처럼 아름다운 글 맞아요
저도 몇페이지 남겨놓고 바쁜일에 쫒겨 덮었습니다.
적은 양이지만 빨리 읽어내고 싶지 않은 그런 책이예요.

가필드 2023-07-14 09:33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도 얼마전에 읽으셨죠? 얇지만 보뱅의 아름다움이 전체에 베어져 있는글인거 같아요 보뱅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