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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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소설을 현대적으로 풀이한 책. 짧지만 그 속에 여러 의미들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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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 -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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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마 미술관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책으로나마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그림만 수록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마 미술관에 걸려있는 그림을 찍은 사진도 있어, 잠시나마 미술관을 체험한 듯한 느낌도 든다.
책 속의 이미지로만 봤을 때보다 실제 크기같은 것을 짐작해볼 수 있었고, 어떤 그림은 생각보다 커서 웅장했고, 어떤 그림은 생각보다 작아 놀라웠다. 
그림 감상의 팁도 주고 있어, 지금은 책으로나마 즐겼지만, 나중에 꼭 기회가 생긴다면 모마 미술관에 직접 방문해 관람하며 더욱 입체적으로 즐겨보고 싶다. 


본디 기억이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희미해지다가 완전히 소멸한다. 끝내는 사라지는 것이다. 기억의 속성은 시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 기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축 늘어지고 사라지는 반면, 어떤 기억은 죽지 않고 계속 지속된다. _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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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 1년간 혼자 여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결코 몰랐을 삶의 태도들
매기 다운스 지음, 강유리 옮김 / 메이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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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우간다에 가고 싶다고 한 적은 없지만, 엄마가 추구하던 정신은 이곳에 있었다. 엄마는 좀 더 모험적인 삶을 살기를,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곳을 탐험해 보기를 바랐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그것이 아니던가? _171 


엄마는 자식들을 키우고 돌보느라 하고 싶은 일들을 미루며 살아왔는데, 갑작스런 알츠하이머 병을 진단받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알츠하이머 병이 말기로 접어들었을 무렵, 엄마와 함께 세계 여행을 하자는 약속을 기억하며 엄마에게 주어지지 않았던 여정을 자신이 마무리하고자 세계 여행을 계획한다.
페루로의 신혼여행을 시작으로 1년간 17개국을 여행하며, 엄마를 대신해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지워가며, 자신이 계획했던 목표도 함께 달성해나간다.

엄마의 버킷리스트와 자신의 목표를 함께 이뤄나가는 저자의 모습이 대단했다. 
여행의 절반쯤 되었을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을 마치고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세계 곳곳을 가며 엄마와의 기억 조각을 발견하고 마음에 품고 엄마가 자신에게 남기고 싶었던 것들을 생각하고 생각했던 모습들이 저자만의 엄마를 애도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정말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들이 벌어져서 여행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나도 절로 긴장하며 보고, 문장으로 표현된 글에 궁금해 사진들을 찾아가며 읽었다. 
야생 동물 보호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일, 자원봉사를 갔다 뜻하지 않게 라디오 DJ를 맡은 일, 나일강 급류 래프팅에 도전한 일 등 다양한 도전을 하며 위험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경험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삶의 태도를 하나씩 알아가며, 점점 더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모습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라는 말을 기억하며.

+ 중간중간 담겨있는 일러스트보는 즐거움까지!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행위다. 어쩌면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엄마가 세상 구경보다 더 원햇던 것은 내 곁에 함께 있어 주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왠지 마음이 울컥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으로 슬픔이 가셨다. 앞으로는 잘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_322


후회하느니 위험을 감수하는 게 낫다. 나는 슬픔을 겪으며 단단해졌고, 낯선 세상과 만나며 더 단단해졌다.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그랬다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었을 테고, 달라질 수 없었을 테고,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어떻게든 부딪혀 나가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엄마의 말처럼 나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_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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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식당으로 오세요 (2종 중 랜덤)
구상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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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기 전에 후루룩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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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하여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3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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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마법같은 단어다. 그럼에도 계속 나아가고, 그럼에도 살아 있다. _420​


베를린에서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도라.
코로나로 재택 근무가 시행되고, 파트너 로베르트와 집에서 계속 부딪치게 된다. 
점점 로베르트와의 관계에 대한 회의감이 생기고, 봉쇄령이 시행되기 전 도망치듯 마침 구입해둔 브라켄 시골집으로 반려견과 함께 떠난다.
브라켄 마을의 옆집 이웃 나치주의자라는 고테와의 만남 뿐아니라 하나같이 개성있는 이웃들.
전원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매일 땅을 삽으로 파고 파고 파는 일상. 
과연 도라는 브라켄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게 될까?


도시와 시골.
항상 바쁘게 살던 도시와는 다른 시골에서의 육체적인 노동의 반복적인 일상.
전원 생활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고, 아무것도 없던 집에 물건이 하나 둘 씩 채워지고 음악으로 채워지고 페인트를 칠하며 점점 집의 모습으로 변하는 그 과정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꼈다. 
도시에서의 생활이 오히려 고독감의 공간이 아니었을까?
도라가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에서의 반복적인 일상들, 반려견과의 산책 시간, 고테의 딸 프란치와의 일상 등.
코로나로 단절된 도시 생활과는 달리 브라켄의 마을에선 코로나가 오지 않은 듯 도라의 집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브라켄 마을에 점점 동화해가는 도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에 대하여』를 읽으며 타인과의 연대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개성있는 이웃들이 한때 유치원이었던 공간인 도라의 집에 모여들고, 도라를 살피고 보살펴주려는 행동들이 타인과의 연결과 소통에 위로받으며 따스함의 연대의 힘을 느꼈다.

도라는 로베르트가 자신에게 우월감을 느끼며 자신을 굴복시키려 하는 모습이 싫어 떠났음에도, 고테와 다른 이웃들에게 로베르트같은 우월감을 느낀다.
이 모순된 행동에 자신의 편협한 시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같다. 
도라는 정말 매치될 가능성이 없던 고테와도 결국은 좋은 감정으로 지내게 되었으니, 이제는 어떠한 만남이 와도 포용력이 생기지 않을까?​
고테로 인해, 브라켄 마을로 인해 도라의 작은 세계가 점차 확장된다.

책을 덮고 잔상이 남은 장면은,
화분을 놓아주는 고테.
오래 전 숨겨두었던 장난감을 도라에게 건네주는 고테.
딸과 도라의 얼굴에 페인트를 묻이려고 달려드는 고테.
도라와 프란치와 함께 식사하던 모습의 고테.
담장 너머 조각하는 모습의 고테.​
무엇보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도라는 의자 위에, 고테는 상자 위에 올라서며, 둘이 함께 담배를 피는 일상의 모습.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모습이 오히려 가슴에 남는 것같다. 
도라가 이사오기 전까지 고테가 도라의 집을 살피고 돌봤듯, 이젠 도라가 고테의 집을 살피고 돌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인간의 뇌는 공포의 조건에 익숙해지고, 그 공포를 사고와 통합하여 흔적을 지운다. 인간은 공포에 시달리지 않고 공포를 실천하고, 인간은 고통 없이 공포의 이면에 녹아들 때까지 변화된 상황에 적응해나간다. 이런 메커니즘으로 인해 세상에 끔찍한 일이 끊이지 않고 반복해서 일어난다. 이에 막을 방법은 단 하나다. 맞서 싸워야 하는 건 악이 아니라 인간의 비겁함이다. _216


그것의 본질은 삶이란 비밀스러운 게 아니라, 삶 그 자체가 끝날 때까지 습관적으로 지속될 뿐이라는 거다. 계속된다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유일한 해법이고 엄청난 운명에 순응하는 유일한 기회인 거다. _482


그는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어느 순간 도라는 그와 원래 있던 자리에 남는 게 의미있다는 걸 깨달았다. 공유가 가능하다. 고테의 존재가 도라에게 전달됐고, 그는 자신의 존재를 그녀와 공유했다. 결국 두 사람은 그들 사이를 가르는 담장으로 연결되어 공존했던 거다. _498​



[에세 서포터즈 활동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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