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아스와 멜리쟝드 ㅣ 20세기 프랑스 희곡선 1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유효숙 옮김 / 연극과인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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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유를 알 수 없는 사랑, 거스를 수 없는 운명, 끝까지 알 수 없는 진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알고, 의지를 이루고자 발버둥치는 인간에게는
’신의 장난’  같은 이 절망적인 불가능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삶의 의미이며, 삶의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의심과 증오로 괴로워하는 골로 앞에서 
모든 것을 잃고 모든 것을 잊은 멜리쟝드는
골로가 구하는 용서를 주고,
펠레아스를 사랑했냐는 질문에 그랬다고 답하고,
죄짓지 않았냐는 추궁에 죄짓지 않았다고 순수하게 답한다.
"내가 왜 진실을 말하지 않겠어요?"라는 그녀의 반문...
그녀의 투명함과 연약함은 ’아주 고요한 인간의 영혼’ 자체인 듯하다.

모든 것이 안개에 싸인 듯 불투명하고 아득한 시공간, 
침믁과 은유로 말해지는 감정들,
의지와 계획이란 ’인간의 것’들엔 아랑곳없이, 오직 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삶의 톱니바퀴들,
그 맞물림이 빚어내는 비극...

그렇기에 더욱 ’인간의, 삶의 진실’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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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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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제목을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이제 4살 된 딸아이 하나를 키우는 초보엄마이지만,

아기 때부터 시작된, 아주 오래된 혼란이었거든요.

 

태어나고 3일째 첫번째 젖을 먹일 때부터 시작된,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규칙과 질서를 아는 아이를 키우는 것과

아이가 원할 땐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을 주어 세상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부여해 주는 것...

제 육아는 늘 그 두 가지 사이에서의 방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목 자체가 저의 이런 고민에 대한 정답을 담고 있었던 셈이죠.

몇 권 읽은 다음엔 뻔하거나, 너무 특수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거나 했던 육아서적들과 달리

찬찬히 읽으면서 마음에 들어오는 말들을 되새겨보게 하는 책이었어요.

'지침서'가 아닌, '육아에 대한 에세이'란 느낌이 드는,

경험과 아이에 대한 사랑이 담뿍 담긴 추억들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충고들이기에

제 마음엔 거부감 없이 더 와닿는 것 같아요.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혼을 낼 수 있는 부모,

때로는 아이가 싫어하는 부모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한참 할 말을 잃고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보라.'는 첫글은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노란 벽돌길처럼, 아주 분명하고도 단순한 길을 제시해 줍니다.

그 길의 끝엔 분명히, 행복한 부모와 아이가 되는 마법이 있는 거겠죠.

아이보다 부모가 먼저

끊임없이 글을 쓰고, 글을 읽고, 아름다운 글들을 마음에 담으며 마음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 것의 중요성.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교육 - 아이 안의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부모의 의무.

아이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 모든 문제에 첫째 가는 해답이 된다는 것.

 

소중한 가르침,

이 글을 읽는 부모들까지 사랑스런 '한 아이'로 보시고 쓰신 듯한 그 따스함에

거듭 고개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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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에서 나비까지 ㅣ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5
조앤 라이더 글, 린 체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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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 책을 보고선 그다지 감흥이 없었습니다.
제목도 너무나 무미건조하게 <애벌레에서 나비까지>... 다큐멘터리 제목 같았죠.
흔히 보는 자연관찰류의 책이겠거니 했어요.

첫장을 넘기자 머리를 맞대고 풀숲 속을 들여다보는 소년과 소녀가 나타났죠.
"여기에 무언가 자라고 있단다. "라는 첫문장과 함께 책을 읽는 아이 또한
책 속의 아이들과 함께 얼굴을 책 속에 파묻고 이 풀밭에 뭐가 있는 건지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죠.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과 경이로움에 가득찬 눈빛을 보면 분명히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엄마 눈에도 아무것도 보이진 않았죠.
이 궁금증은 다음 장에 가서 풀립니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보는 듯이 이제야 눈에 보이는 작은 알들...

"상상해 보렴. 네가 점점 커지면서 점점 짙은 색으로 변하는 조그만 알 속에 들어 있는 자그만 생물이라고."
이제 책을 읽는 아이는 알 속의 작은 생명체가 됩니다.

"상상해 보렴. "
마법의 주문이라도 되는듯, 이 속삭이듯이 짧고 다정한 문장은 
아이를 껍질을 뚫고 환한 빛 속으로 기어 나와, 산들바람에도 흔들리는 세상을 사는 애벌레로 변화시킵니다. 

초록 줄기를 따라 끊임없이 나아가고, 높이 더 높이 기어오르며 꽃들을 갉아먹고, 낡고 주름진 껍질을 벗어던지고......
이 모든 본능은 오직 하나, 더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위한 것이죠.
또한번의 탈피로 번데기가 되고, 작은 갈색 가지처럼 몸을 숨긴 채 서서히 변화해
마침내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순간,
세상 역시 훌쩍 커집니다.
내 무릎에 앉아 나비가 되었다가 책 속의 나비에게 "안녕, 안녕."이라고 손을 흔드는 아이.
이 아이가 날아갈 순간이, 이 아이를 보내주어야 할 아직은 아득히 먼 그 순간이 불현듯 다가와,
엄마는 살짝 코끝이 찡해집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까지 그 자그만 생물을 돌본 것은 오직 자연이었죠.
그 작고 보드랍고 기다란 몸, 잎을 꼭 잡을 수 있는 두 줄의 발, 무서워 보이는 주황색 뿔,  단순한 삶의 방식..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생명을 지탱하고 완전히 다른 존재로 재창조합니다.

무엇이든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 만물의 영장이라고 가칭하는 인간.......
하지만, 우리 인간도 이 애벌레와 다를 것 없는 존재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못한 존재가 아닐까......
가장 근본인 자연을 거스르고, 짓밟으며, 스스로를 외면하고 욕심에만 끌려다니기에
우리는 평생 자신 안에 '나비'를 가두고 살아가게 되는 것 아닐까요?
 
오랜 시간, 지나쳐가며 보고 어렴풋이 알고 있던 한 생명을 들여다보게 된 탓인지
"상상해 보렴. "이라는 그 나즈막한 주문에 저 또한 걸려버린 것인지
한없이 가벼운 날개를 얻은 나비처럼 제 생각이 하늘을 떠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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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코칭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
전경일.이민경 글 / 행복한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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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녀를 낳고, 자녀는 부모를 키운다!'라는 책 표지의 머릿글이

제목보다도 더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었다.

어른들께서 흔히 하시는 말씀, "애가 애를 키우지."라는 한숨 섞인 말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어쩌면, '애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오히려 애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과 함께.

 

17년의 결혼 생활을 하며 두 아이를 키워낸 한 부부가 함께 쓴 책이라는 것이 독특하다.

같은 두 딸아이를 키운 시간이지만,

엄마와 아빠라는 입장에서 경험한 것, 느낀 것에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기에 더 다양한 메세지들을 전달해 주고 있다.

엄마인 나에게는, 아빠가 딸을 키우면서 느끼고 깨달은 경험들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역시 딸을 키우는 아빠인 남편이 부딪히게 될 어려움들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이 책을 꼭 읽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사건들을 통해

아이와의 신뢰를 쌓아가고 사랑이 가득한 가정을 만들어온 여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낸 책이다.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육아서적들처럼,

'아이를 위해 당신의 인생을 잊어라.'도 아니고,

너무 방대한 양의 숙제를 들이밀지도 않고,

너무나 화려하고 완벽한 저자로 인해 주눅들게 하지도 않는다.

편안히 읽고

'아, 이렇게 실천하면 되겠구나.  

그냥 하나하나씩 보는 눈과 받아들이는 마음에 변화를 가지면 되는 거구나.'라고

'공감하는 부모'로서의 첫걸음을 내딛게 해 주는 책이다.

 

책을 덮으며 생각한 것은 역시 답은 하나라는 거였다.

'관심과 애정'

단지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멀어질 수 있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완성해 갈 것인가를 배우는 과정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삶이 아닐까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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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ㅣ 그림책 보물창고 48
낸시 코펠트 지음, 신형건 옮김, 트리샤 투사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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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고 유쾌한 커버가 눈을 사로잡는다.
"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라는, 느낌표가 들어간 결연한 제목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강아지랑 주인공 여자아이 사이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처음 생각나는 것은 당연히, 부모님이 싫어해서 프레드랑 여자아이를 떼어놓으려 하는구나, 하는
지극히 일반적인 문제였다.

그러나, 첫장을 펼쳤을 때 나타나는 문장.
"어느 땐 난 엄마랑 살아요. 어느 땐 아빠랑 살아요."
그림책에서 '이혼'이란 이야기가 나왔을 때 머리가 멍해지는 것은 내가 아직 현실을 실감하지 못해서일까?

예전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예전과 같은 친구들이랑 어울리지만
두 개의 집, 두 개의 방, 두 개의 침대를 가지게 된 아이.
하지만, 소녀에겐 늘 한결 같은 존재가 있으니, 그것이 프레드다.
늘 함께 놀고, 함께 놀러가고, 함께 행복해하고 슬퍼하는 프레드.
그리고, 두 집의 두 주인...엄마와 아빠에게는 똑같이 골칫거리.
"난 프레드랑 살 수 없어!"라고 소리치는 두 사람에게 아이는
"프레드는 나랑 살 거예요!"하고 말한다.

이 반전의 순간, 난 책장 속 부모들의 침묵을 느꼈다.
깜짝 놀란, 가슴 아픈, 깊은 죄책감과 함께 찾아드는 침묵...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맞지 않는 상대와는 같이 살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쳤다.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늘 함께 하겠다.'는 가족의 기본조건을 저버린 엄마, 아빠는
딸에게 애완견 프레드보다 먼 존재가 되어버렸다. 
아이에겐 이미 프레드가 진정한 가족인 것이다.  

결혼이라는 틀을 벗어난 두 사람의 삶은 각기 두 개의 집에서 두 개의 삶을 이루며 자유로와졌겠지만,
아무리 부모가 도닥인다 하여도 엄마와 아빠가 한 집에 있지 않는 집은
아이에게 '우리 집'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두 개의 집에 각각 나의 방이 있지만, 그 집들은 또 각각 '엄마의 집', '아빠의 집'이지...
'나의 집'도 '우리 집'도 아닌 것이다.

물론, 부모로서의 삶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헤어지는 부부들에게
죄책감까지 지워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느낀 것이 있다면...
'늘 함께 나눈다'는 기본 조건을 깨뜨린 이상,
아이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을 지키는 것엔 더 막중한 책임과 고난이 따른다는 것이다.


시종일관 밝고 건강한 아이의 말투로 이야기되어 유쾌하고 재미있지만, 
그 이면, 두 개의 집 사이에서 혼자 남겨진 듯한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난 슬픈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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