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발일까? - 세계의 신발 ㅣ 그림책은 내 친구 21
정해영 글.그림 / 논장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달각달각

 울퉁불퉁한 자갈길도 문제없어.

 철벅철벅

 질퍽질퍽한 진흙길도 문제없어.

 누구 발일까?'


자갈길을 걷고 있는 주황색 나무신을 신은 소녀의 발과 함께

이렇게 노래하듯 시작되는 너무나 예쁜 책이에요.


세상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신발이 있었던가요?

새로운 발이 나타날 때마다 엄마와 아이와 함께 "누구 발일까?"를 궁금해지고,

놀라고 신기해 하며 읽게 되네요.


마지막...

초원에서 통,통,통 춤을 추고 소를 모는 에반의 튼튼한 맨발이 나타날 때까지 

갖가지 신발들과 함께 전세계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요.

사는 곳에 따라, 옷차림에 따라 달라지는 신발들...

하지만 소중한 발 보호해 주고 예쁘게 꾸며주는 건 모두모두 똑같은

고마운 신발들.


곱고 선명한 색채로 표현된 다채로운 신발들과,

거기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갖가지 의성어들이 마음을 즐겁게 하는 책이네요.

책 말미에 사진과 함께 책에 나온 신발들이 자세히 설명된 '세계의 신발' 부분까지 보고 나니

어딘가 '신발 박물관'이 있으면 아이와 함께 가서 실제로 구경하고 신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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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는 독서치료 ㅣ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6
이임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독서치료......

엄마가 된 이후로 늘 관심은 있어왔던 분야지만,

동시에 부담감이 엄습하는 단어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나는 못할 것 같아. 이게 정확히 어떤 건지는 잘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그걸 확신하게 만드는 책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런 엄마들을 배려해서였을까?

책은 첫머리부터 분명히 각인시키고 있다.

엄마만큼 '내 아이의 독서치료'를 잘할 수 있는 전문가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엄마는 세상 하나뿐인 '내 아이의 최고 전문가'니까.

 

책은 고마운 매개체일 뿐.

'독서치료'라는 명칭으로,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엄마의 사랑"이

이 책의 숨겨진 제목일 것이다.

 

무한한 생각들과 세계들을 아우르고 있는 수많은 책들은

아이가 가슴 속에 품고 있지만,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잘 표현하지 못했던 상처와 근심들을

이야기하도록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되고, 날개가 된다.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독서치료, 열 가지 말만 배우면 시작할 수 있다' 부분이다.

아이에게 자신감과 자기 주도성을 키우게 하고,

즐겁고 자유로이 자신에 대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찾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열 가지 지혜의 말들.

 

이 책을 통해 '내 아이의 행복을 찾는 길'에 좀더 다가선 것 같아

너무 고맙다.

이 책을 만나게 해 준 모든 분들께,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가 줄 세상의 모든 책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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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난다 신난다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동심원 3
이병승 외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되면

신발주머니 빙글빙글 돌리며 하교하는 아이들은 헬리콥터가 되고,
바닷가 선착장에 세워놓은 작은 배들은 물결 따라 깜박깜박 조는 친구들이 되고,
수두는 늘 나를 괴롭히던 오빠에게서 나를 지켜주는 갑옷이 된다.

강가 버드나무는 밤이면 우헤헤 우헤헤 귀신놀이를 하고
한밤중 모기 소리는 온 식구를 깨우는 사이렌 소리이고,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기특한 연못에게 주는 하늘 선생님의 동그라미들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는 사는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마음을 흔든다.

세상을, 모든 것을 친구로 보는 마음.
그것이 아이들의 마음 아닐까?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그 누구에게서도 웃음을 발견하고
그 누구라도 울고 있으면 안아주고 싶은.

지구까지도 '인간의 아이'로,
나처럼 엄마 아빠가 억지로 하는 무언가가 싫고 괴로운 친구로 보듬는 마음.
따사로운 봄볕 같은,
나풀나풀 가볍고 보드라운 민들레 꽃씨 같은
그 마음과 함께
나도 날고 싶다,
나도 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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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천재 기찬이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3
김은의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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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찬이의 꿈은 동그란 안경을 쓰고 하얀 가운을 입고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는 거예요.
 박사나 탐정이 되어서요.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때까지 열심히 실험을 하다
 밑으로 흘러내린 안경을 쓱 밀어 올리면서 실험 결과를 지켜볼 생각이었지요. '

언제나 새로운 놀이를 생각해내는 데에 열심인 - 아니, 세상 모든 것이 놀이인 기찬이의 장래희망은
뜻밖에도 땀을 쏟으며 열심히 일하는 박사나 탐정입니다.
아마, 무엇인가에 몰두해 시간도 수고도 잊고 매진하는 것이
기찬이에겐 가장 멋진 '어른의 놀이'로 비춰진 까닭일 것입니다.

아무리 재미없는 일도 재미있게 만드는 기찬이의 비결은 바로 '열심'이에요.
정말 최선을 다해 노는 기찬이.
오로지 잠만 자는 잠만보가 될 때도,
잠에서 깨어나 지구에서 제일 빠른 제트기로 변신할 때도,
뭐든지 거꾸로 하는 '이놀 로꾸거'를 하거나
친구와 싸우며 끊임없는 '반사'를 쏟아낼 때도,
집에 친구를 초대할 때도......
기찬이는 무엇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요.
누구하고도 경쟁하지 않지만
누구든 자신과 함께 놀이를 하게 만드는 흡입력도 거기서 나오죠.

정말 멋진 '놀이쟁이' 기찬이!
어른인 저에게 경외감이 우러나게 만드는......
그 노하우와 열심을 배우고픈 '놀이전문가'님이예요. 

기찬이가 쑥쑥 자라서 그 꿈대로 박사님인 탐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분명히, 정말 가치있고 신비한 세상의 비밀을 풀어내줄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수많은 잣대와 굴레로 옭아매는 우리의 사회.
아이들이 진정 열정적이고 지혜로우며 속깊은 어른으로 커가기 위해선
지금 가진 상상력과 에너지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지게 하는 동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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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내버려 둬 - 제7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초등 개정교과서 국어 5-1(가) 수록 ㅣ 미래의 고전 12
양인자 외 7인 지음 / 푸른책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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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에 마음이 '흠칫!' 놀란다.
얼굴을 가리고 혼자 책상 앞에 앉은 아이가 마치 울고 있는 것 같다.
예전 나의 사춘기가 떠오르며,
거기에 또 내 아이의 미래가 겹쳐진다.
하지만, 잘 보니 아이는 "헤~ 헤~"하고 손 뒤에서 웃고 있다.
곁엔 젖은 우산을 들고 서 있는 발이 보이고.
"날 좀 내버려 둬"라는 가슴 아픈 제목에 그림 속 아이의 웃음을 보지 못했다.


<벌레>는 어느 날부터 말을 못하게 된 아이 재원이와 말동무를 해 주게 된 동식이의 이야기다.
아이들에겐 이해되지 않는 죽음, 사랑하는 존재를 잃는다는 슬픔과 자책감을 함께 하며 마음을 열게 하는 동식이가
어른보다도 더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꼬마 괴물 푸슝>은 새엄마와 새 동생을 얼음 마녀와 꼬마 괴물이라고 부르며 미워하던 승미의 화해기이다.
싸울 상대였던 못된 새엄마와 골칫거리 괴물이었던 두 사람이 승미의 가족이 되는 순간에
재결합을 이룬 그 다정이 행복한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지폐, 수의를 입다>는 할머니가 돈을 숨겨두었던 고장난 전기장판을 엄마가 갖다 버렸다가 벌어지는 소동 이야기다.
가족이 함께, 하지만 각기 다른 욕심으로 전기장판을 찾으러 나섰다가, 마음을 나누게 되는 이 이야기는 웃음이 나면서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동생 만들기 대작전>은 텔레비젼에서 본 해외 어린이들 후원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한 윤지의 후원 실행기이다.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 외로움을 타고 학교 생활도 잘 못하는 지우에게 요즘 아이들이 모습이 겹쳐지면서 안타까
운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윤지와 지우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날 좀 내버려 둬>의 채민이는 엄마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들과 소문에 더 괴로워 한다. 문제 집안의 문제아로 낙인찍힌 답답한 현실 속에서 힘껏 달리는 채민이의 모습 속에 마음이 아파오면서, 아이들보다 못한 어른들의 선입견이 세상을 더 각박하게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다미의 굿 샷> 또한 아빠도 모르고, 캐디 일을 해서 자신을 키우는 엄마 아래 자란 다미의 이야기다. '점수가 나빠지지만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 점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무사히 끝낸 것과 그 과정 하나하나, 그 느낌 하나하나를 즐기기로 했다.'는 다미의 마음이 너무나 의젓하다. 골프를 소재로 한 동화는 처음이라 신선했고, 골프 용어로 된 은유들이 또 재미를 준다.

<초원을 찾아서>는 요즘 우리나라에 급속도로 늘어난 다국적가정에 대한 이야기다. 성연이가 새엄마로 몽골에서 온 아줌마를 미워하고 촌스럽다고 면박을 주며 '꼴불견'이라고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정이 들어가는 모습에 웃음도 나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족이 기다려주는 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느끼게도 한다.

<푸른 목각 인형>은 자신의 성적에 모든 것을 거는 엄마 때문에 자유를 잃은 유진이의 이야기다. 대학교 수험생과 다름없는 초등학생의 일상에 나까지 숨이 막혀온다. 영원히 해결될 것 같지 않을 이 땅의 교육현실에 한숨이 나오는 동화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은 한 아파트 안에 살면서도 각자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이 잘 그려진 동화다. 혼자 살아가는 욕쟁이 할아버지, 온종일 혼자 있어야 하는 지수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은 역시 홀로 버려진 강아지 뭉치이다. 역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은 '함께 먹는 자장면'인데...... 시간도 믿음도 마음도 나누고 살지 못하는 우리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요즘 새로이 동화들을 읽으며 어릴 적 읽었던 동화들과는 정말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세상을 담아내는 것이 문학인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 시대의 아이들이 살고 느끼고 공감하는 현실이 이렇게 차갑고 답답하고 외롭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씩씩하다.
어른들이 절망하고 자책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답을 찾는다. 
어른들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열어 다가와 안는 것은 아이들이다.
그렇게 세상의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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