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세계 환상 문학 걸작 단편선 2
무라카미 하루키 외 지음, 이매진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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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문학에 있어서 전설적인 존재들이라 할 수 있는 세계의 작가들이 쓴

때로는 두 페이지 밖에 안 되는 시,

때로는 중단편에 가까운 꽤 호흡이 긴 수기 느낌의 소설들로 이루어진 책.

22편에, 593쪽의 묵직한 사전과도 같은 책을 고민없이 집어들었던 건

환상문학에 대한 나의 깊은 연정 때문이었다.

때로는 그 환상이 너무 깊어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서서히 침잠해 들어가는 느낌으로

이 조금은 무겁고 우울한, 어두운 세계를 여행했다.

내가 기대했던, 내가 사랑했던 단편들처럼 달콤하고 이상적인 세계가 아니라

그 반대적인 '디스토피아'의 모습이 많이 그려지긴 했지만

익숙한 동화를 극한 현실적으로 전개시켜 그것이 환상임을 그려낸 이야기들,

현실을 떠나고픈 욕망이 이상으로의 길을 찾아내는 삶들의 이야기들...

그 모든 이야기들 속에 인간 본연의 희망과 힘이 엿보여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무게는 덜어져 갔다.

 

책 마지막에 소개된 여타 실리지 못한 다른 수상작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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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에너지 나를 변화시키는 이야기 1
주경희 글, 김은정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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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대 때가 생각나네요..
책 속 가온이와 같은 5학년 때, 갑자기 전학을 하게 되었지요.
2학기 때라, 이미 친해져서 그룹이 어느 정도 형성된 아이들 속에 섞이기도 힘들었고
담임선생님이 편애한다는 짝궁 말에 상처를 받아서
원래 다니던 학교에선 더할 나위 없이 명랑하고 활동적이던 전
그 이후론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했었죠.
그리고, 그소심하고 눈치 보는 성격이 제 성격이 되어버렸구요.
그 때가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기가 아니었을까.. 
어른이 되고 나서 깨닫고 참 많이 후회했답니다.

여기 '긍정 에너지'의 가온이는 명랑하고 공부도 잘하던 아이였는데,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부모님의 이혼을 겪으며 침울하고 자신감 없는 아이가 되어 버리지요.
성적은 떨어지고 뚱뚱해져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어 학교도 가기 싫어집니다.
그러던 날 우연히 만나게 된 할아버지가 가온이에게 자신과 삶을 바꾸는 힘을 알려주시죠.
그게 바로 '긍정 에너지'입니다.
하나씩 하나씩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며,

어느 새 다시 밝고 날씬하고 공부 잘하는 
자신의 모습을 찾는 가온이를 보며 함께 기뻐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도 했죠.

자아와 인간 관계를 배우기 시작하며, 그렇기에 더 상처받고 움추러들 수도 있는 사춘기..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버거운 학업에 시달리는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앞으로의 삶을 성숙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아닐까요?
어떤 교육지침보다도 필수적인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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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나의 작은 친구야!
콜린 매큐언 지음, 김청엽 옮김 / 세상모든책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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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오리와 함께 두 팔을 활짝 펴고 나는 듯이 뛰어가는 소녀의 모습이

이 책의 표지입니다.

마치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처럼 소녀의 눈길엔 사랑과 염려가 담겨 있고

서툴게 날개짓하는 아기 오리는 어쩐지 웃고 있는 듯 합니다.

 

파스텔로 그린 듯한 수채화 풍의 삽화 속에

온통 푸른 초원과 낙엽이 날리는 아름드리 나무가 등장합니다.

로라가 잔디 위에서 벌벌 떨고 있는 아기 오리를 만난 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바람 부는 가을날이었죠.

아기 오리가 무서워하지 않을 때까지 가만히 곁에 앉아 있는 로라는

분명히 사려깊고 따스한 소녀일 거예요.

집으로 데려와 힘없이 누워 있는 아기 오리를 보살피고, 함께 눈길을 걸으며

그렇게 겨울이 지나가죠.

봄이 되어 아기 오리가 바로 헤엄쳐 떠날까 봐 불안해 하고,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할 거지?"하고 묻는 소녀에게선

나를 키워준 엄마와 또 지금 아이에게 품은 나의 마음이 비춰 보입니다.

언제까지나 아이가 사랑을 담뿍 받으며 안전한 내 품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

하지만 야생 오리들이 울어 대는 날들이 오자,

로라는 나는 방법을 가르치기로 결심하고 많은 날들을 오리와 함께 뜁니다.

"넌 할 수 있어. 넌 날 수 있어. "하고 외치자, 멋지게 날아가는 아기 오리.

바람 부는 초원에 서서

"빨리 돌아와야 해. "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로라의 자그마한 뒷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소중한 친구와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그 친구가 자기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로라...

아기 오리와 함께 몰라보게 성장해가는 소녀의 모습 속에

이것이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사랑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따스하고 섬세한 그림과 함께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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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떼기 1 - Alphabet 기탄 '떼기' 시리즈 ABC떼기 1
기탄교육 편집부 엮음 / 기탄교육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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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스케치북 만한 큼지막한 책들을 꺼내놓자 아이가 환성을 지릅니다.

 

거기에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그림들...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집으며 "코끼리. 하마. 돼지."하네요.

이걸 다 뗄 즈음엔 영어로 말할 수 있겠지.. 엄마는 내심 기대를 해 봅니다.. ^^

 

먼저 1권을 펼쳐 봅니다.

 

페이지 가득 스티커들..

우리 딸래미가 환장을 합니다. 겨우 말렸습니다...

(건의사항!! 스티커는 마지막 장에 숨겨놓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티커가 너무 예뻐서 아까울 정도네요. 책 말고 냉장고에 붙여놓으면 안 되나..

고민이 됩니다..

사진엔 없지만,

뒷장엔 확인란에 붙이는 아기자기한 스티커들이 있어서

하루하루 공부를 끝내고 뽀뽀와 함께 붙여 주면 효과 만점일 것 같아요~ ^^

 

이제 본격적인 공부로 들어가 볼까요?



첫번째는 대문자 따라 쓰기예요.

그림책처럼 예쁜 그림으로 아이들이 익숙한 동물이나 사물들이 나와서

자연스럽게 단어도 익힐 수 있죠.

하루에 두 글자씩, 그리고 여섯 단어..

 

그리고, 네 개의 철자가 끝날 때마다 이렇게 같은 글자 찾기와

그림 이름 말하고 첫소리 스티커를 붙이거나 글자에 연결하는 퀴즈가 나온답니다.

 

대문자 공부가 끝나면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알파벳 송'이 나오네요.

악보에 글자 스티커를 붙여가며 노래를 부르면 너무 신나겠죠?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알파벳을 찾는 놀이도 하구요.

이렇게 놀이로 기초를 다진 다음..

 

소문자를 공부해요.

대문자 공부할 때 나왔던 그림과 단어들이 나와 한번 더 기억하면서..

 

 

대문자와 소문자를 같이 써 보기도 하고,

 

첫소리 글자에 예쁜 동그라미도 그리며...

 

순서에 따라 글자를 연결해 과자집도 완성하지요.



 

와!! 이건 정말 재미있겠는데요.



같은 카드 찾기 놀이에요.

온 가족이 모여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플래쉬 카드도 있네요.

뒷면엔 예쁜 그림과 그 철자로 시작하는 그림들이 있어요.

이렇게 대문자와 소문자가 나란히 담긴 플래쉬 카드는 처음 봅니다.

사실, 한글에는 없는 대문자와 소문자의 개념을 어떻게 가르칠지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이런 엄마들의 고민을 아시고 만들어 주신 것 같아요~

 

이건 포스터예요~

벽면에 붙여 놓고, 아이가 그 단어를 잘 숙지했을 때 체크하는 초록색 란도 있구요.

 

책의 뒷면 표지에는 <ABC 떼기> 프로그램 전체가 소개되어 있어요.

1권은 대문자, 소문자와 단어

2권은 수와 순서, 수식

3권은 색깔과 소리

4권은 모양, 크기와 길이

5권은 음식과 감촉, 대소

6권은 동물과 단수, 복수

7권은 나와 가족, 인사

8권은 시간과 계절, 날씨, 온도, 요일,12달

9권은 상반되는 뜻의 단어들

10권은 탈것과 안전, 위생과 정리

 

이렇게 다양한 구성이에요.

단순한 영어 단어 암기나 문법 공부가 아니라

수학과 과학 개념, 생활 교육까지 망라하고 있어 더 마음에 드네요.

프로그램의 순서를 보니

막막하기만 했던 엄마표 영어 교육의 길이 열리는 듯 하구요.

 

예쁜 그림과 탄탄한 구성으로 정성들여 만들어 주신 책,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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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재지이
김용식 지음 / 세상모든책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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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지만, 우리와는 참 다른 나라 중국..

 

중국판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들이랄까..

 

신도, 요괴도, 귀신도, 혼령도 같은 세상 속에 살며

 

서로 사랑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복수하기도 한다.

 

짧은 단편들 각각이 개성 넘치고 이야기 전개가 빠르기도 하지만, 

 

긴장감 속에 계속 눈을 떼지 못하고 책장이 넘어가는 것은

 

이 책을 펼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 역시 '현실과 환상이 다르지 않은 이 세계'에 동화되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을 꿰뚫고 있는 것은

 

우리의 전설과 민담에서와 같이.. '권선징악' '인과응보'이다.

 

선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은 인간 세상을 넘어 혼령들에게서도 존경받고 사랑받으며

 

악하고 잔인한 사람은 똑같은 대접을 받고 죽음 또한 불명예스럽다는 것.

 

 

지금처럼 '권선징악'이 실종해버린 듯한 사회에서도

우리의 마음 속에 이 믿음은 존재하여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

 

힘이 있고 강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현실을 넘어서는 진실을 모든 사람이 마음 속 깊이 알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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