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세계 환상 문학 걸작 단편선 2
무라카미 하루키 외 지음, 이매진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환상 문학에 있어서 전설적인 존재들이라 할 수 있는 세계의 작가들이 쓴

때로는 두 페이지 밖에 안 되는 시,

때로는 중단편에 가까운 꽤 호흡이 긴 수기 느낌의 소설들로 이루어진 책.

22편에, 593쪽의 묵직한 사전과도 같은 책을 고민없이 집어들었던 건

환상문학에 대한 나의 깊은 연정 때문이었다.

때로는 그 환상이 너무 깊어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서서히 침잠해 들어가는 느낌으로

이 조금은 무겁고 우울한, 어두운 세계를 여행했다.

내가 기대했던, 내가 사랑했던 단편들처럼 달콤하고 이상적인 세계가 아니라

그 반대적인 '디스토피아'의 모습이 많이 그려지긴 했지만

익숙한 동화를 극한 현실적으로 전개시켜 그것이 환상임을 그려낸 이야기들,

현실을 떠나고픈 욕망이 이상으로의 길을 찾아내는 삶들의 이야기들...

그 모든 이야기들 속에 인간 본연의 희망과 힘이 엿보여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무게는 덜어져 갔다.

 

책 마지막에 소개된 여타 실리지 못한 다른 수상작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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