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라쟁이
제니퍼 림 지음, 손미정 그림 / 쿠오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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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따라쟁이'라는 애교스러운 제목 아래

책 표지엔 곰인형을 한 팔에 안고 씩씩하게 길을 걸어가는 여자아이가 있어요.

처음엔 눈에 잘 띄지 않았는데, 다시 보니

귀여운 아기가 탄 유모차가 아이 뒤를 따라가고 있구요.


엄마가 동생을 돌보듯 곰인형을 돌보고,

아빠가 아침마다 신문을 읽는 것을 읽는 모습을 보고선

아빠처럼 신문을 읽고 싶어 신문을 크게 펼쳐놓고 그 위에 올라가 열심히 들여다보네요.

엄마가 가족을 위해 요리하면, 곰인형을 앉혀놓고 소꿉놀이로 먹을 것을 만들고,

엄마가 화장하고 있는 뒤에서 동생을 앉혀놓고 크레파스로 얼굴에 화장을 해요.

요리, 청소, 설거지, 빨래 개기, 세차 등......

엄마, 아빠가 평소에 하는 모든 일들이 아이에겐 따라 하고 싶은 재미난 놀이인가 봐요.

엄마, 아빠 곁에서

엄마, 아빠처럼 되고 싶어, 엄마, 아빠처럼 하고 싶어

열심히 따라 하는 아이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꼭 우리 집의 하루 풍경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모습 속에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겠죠.

우리 아인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 같은지, 자꾸자꾸 읽어 달라네요.


얼마전 어느 책에서 읽은 인상적인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인간은 저 깊은 무의식으로부터 부모를 앞지르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나며,

그 영향은 갓난아기 때부터 어른이 된 다음까지 그 일생을 지배한다는 것이었죠.


아이가 따라쟁이가 되는 만큼 부모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겠죠.

하루하루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고 행복을 느끼는 마음을 따라하도록 해 주고 싶다는,

꼭 그래야겠다는 부모로서의 책임감도 느끼게 하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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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그릇 뚝딱! 지니비니 그림책 시리즈 1
이소을 글.그림 / 상상박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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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밥 잘 먹이는 건 참 기본적인 일이지만, 그만큼 힘든 일이고, 엄마들의 고민거리죠.

평생의 재산이며

부모로서 지금 이 순간 가장 완벽히 자리잡게 해 줄 수 있는 유산은 '건강' 밖에 없으니까요.



아이 낳고 사흘째 되던 날, 첫 모유수유를 하면서

아이가 젖을 잘 먹지 않아서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그 애타는 심정이 아직도 기억나요.

다행히, 저희 아이는 이유식 때부터 뭐든지 잘 먹어서

체구는 마르고 작아도 건강 걱정 없이 든든했답니다.

차라리, 다섯 살이 되어가는 지금 음식 맛을 알게 되면서 이것저것 가리는 것들이 생겨서 걱정이지요.


밥상에서 가장 화나고 속상한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어릴 때 엄마에게 가장 야단을 많이 맞았던 곳도 밥상이었던 것 같구요.


표지부터 눈이 휘둥그레해져요.

공중을 나는 우주선 같은 밥그릇 안에 밥알과 콩처럼 보이는 것들이 가득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웃고 있거든요.

밥상 위 한 가득 식사가 준비되자

"얘들아~ 밥 먹어~!"하고 외치는 음식들.

그리고는 "먹어줘~ 먹어줘~ 나 먼저 먹어줘!"하고 아우성을 치는가 하면

각자 자기를 먹으면 건강해지고 쑥쑥 큰다고 열성적인 유세까지 하지요.

구구절절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들과 먹음직스럽고 귀여운 음식들의 모습에

책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죠.

어느새 밥 한 그릇 뚝딱! 다 먹어버린 지니비니가 쑥쑥 커가는 모습,

그리고 커서 이쁘고 멋진 공주님과 왕자님의 될 거라는 설정샷(?)이 정말 효과 만점인 듯 해요!


우리에게 너무도 고마운 음식들의 소중함과 친근감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네요.

만화 같은 이야기 구성도 너무 정감가구요.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리듬감이 생기는 구어체가 책 읽기를 더 즐겁게 해요.

저희 아이는 앉은 자리에서 세 번씩 읽어달라고 조르더라구요.


제목인 '밥 한 그릇 뚝딱!'이 그대로 마법의 주문이 되는 듯한 책이네요.

다음 지니비니 시리즈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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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발일까? - 세계의 신발 그림책은 내 친구 21
정해영 글.그림 / 논장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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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각달각

 울퉁불퉁한 자갈길도 문제없어.

 철벅철벅

 질퍽질퍽한 진흙길도 문제없어.

 누구 발일까?'


자갈길을 걷고 있는 주황색 나무신을 신은 소녀의 발과 함께

이렇게 노래하듯 시작되는 너무나 예쁜 책이에요.


세상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신발이 있었던가요?

새로운 발이 나타날 때마다 엄마와 아이와 함께 "누구 발일까?"를 궁금해지고,

놀라고 신기해 하며 읽게 되네요.


마지막...

초원에서 통,통,통 춤을 추고 소를 모는 에반의 튼튼한 맨발이 나타날 때까지 

갖가지 신발들과 함께 전세계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요.

사는 곳에 따라, 옷차림에 따라 달라지는 신발들...

하지만 소중한 발 보호해 주고 예쁘게 꾸며주는 건 모두모두 똑같은

고마운 신발들.


곱고 선명한 색채로 표현된 다채로운 신발들과,

거기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갖가지 의성어들이 마음을 즐겁게 하는 책이네요.

책 말미에 사진과 함께 책에 나온 신발들이 자세히 설명된 '세계의 신발' 부분까지 보고 나니

어딘가 '신발 박물관'이 있으면 아이와 함께 가서 실제로 구경하고 신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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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는 독서치료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6
이임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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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서치료......

엄마가 된 이후로 늘 관심은 있어왔던 분야지만,

동시에 부담감이 엄습하는 단어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나는 못할 것 같아. 이게 정확히 어떤 건지는 잘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그걸 확신하게 만드는 책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런 엄마들을 배려해서였을까?

책은 첫머리부터 분명히 각인시키고 있다.

엄마만큼 '내 아이의 독서치료'를 잘할 수 있는 전문가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엄마는 세상 하나뿐인 '내 아이의 최고 전문가'니까.

 

책은 고마운 매개체일 뿐.

'독서치료'라는 명칭으로,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엄마의 사랑"이

이 책의 숨겨진 제목일 것이다.

 

무한한 생각들과 세계들을 아우르고 있는 수많은 책들은

아이가 가슴 속에 품고 있지만,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잘 표현하지 못했던 상처와 근심들을

이야기하도록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되고, 날개가 된다.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독서치료, 열 가지 말만 배우면 시작할 수 있다' 부분이다.

아이에게 자신감과 자기 주도성을 키우게 하고,

즐겁고 자유로이 자신에 대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찾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열 가지 지혜의 말들.

 

이 책을 통해 '내 아이의 행복을 찾는 길'에 좀더 다가선 것 같아

너무 고맙다.

이 책을 만나게 해 준 모든 분들께,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가 줄 세상의 모든 책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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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난다 신난다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3
이병승 외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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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되면

신발주머니 빙글빙글 돌리며 하교하는 아이들은 헬리콥터가 되고,
바닷가 선착장에 세워놓은 작은 배들은 물결 따라 깜박깜박 조는 친구들이 되고,
수두는 늘 나를 괴롭히던 오빠에게서 나를 지켜주는 갑옷이 된다.

강가 버드나무는 밤이면 우헤헤 우헤헤 귀신놀이를 하고
한밤중 모기 소리는 온 식구를 깨우는 사이렌 소리이고,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기특한 연못에게 주는 하늘 선생님의 동그라미들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는 사는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마음을 흔든다.

세상을, 모든 것을 친구로 보는 마음.
그것이 아이들의 마음 아닐까?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그 누구에게서도 웃음을 발견하고
그 누구라도 울고 있으면 안아주고 싶은.

지구까지도 '인간의 아이'로,
나처럼 엄마 아빠가 억지로 하는 무언가가 싫고 괴로운 친구로 보듬는 마음.
따사로운 봄볕 같은,
나풀나풀 가볍고 보드라운 민들레 꽃씨 같은
그 마음과 함께
나도 날고 싶다,
나도 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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