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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동물을 잘 그려요 ㅣ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1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여기, 아이가 잠잘 시간이 다가올 때엔 절대 보여주지 말아야 할 책 한 권이 있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찾아올 때엔 꼭꼭 숨겨두셔요.
안 그러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
자, 처음에 이 책을 보면 물론 아이들의 눈은 똥그래지죠.
귀여운 동물 그림들이 책에 가득하거든요~
당연히...자기도 그려보겠다고 합니다.
"그래...그런데,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까 하나만 그려보자."
아이는 고민하면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두 번씩이나 넘겨보며
속으로 생각하겠죠.
'엄만 너무해! 16가지 동물이나 있는데, 하나만 그리라고 그러고...'
어려운 선택 끝에 간택받은 것은 역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고양이입니다.
'잘 그리고 말 테다!!!'하며 입을 앙다물고 색연필을 꼭 부여잡고 그리고 있죠.
순서대로 설명되어 있어 그림그리기가 한결 쉬워요~
옆에서 눈으로 따라그리는 것만으로 엄마도 그림에 자신감이 붙네요..
"와, 잘 그렸네!! 자, 이제 자자!!"
그랬더니, 아이가 '슈렉'에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 눈빛을 하고선
하나만 더 그리겠답니다.
그러라고 할 수 밖에요...
이번엔 토끼를 그리겠답니다.
음...그리는 순서랑 바탕은 비슷한데 느낌은 완전히 다른 토끼네요~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엔 '그림을 너무 일률적으로 그리게 되는 것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저의 과한 걱정이었나 봐요.
"자, 이제 진짜 자자!!"
그렇지만, 우려했던 사태가....
꼭 하나만 더 그리고 자겠답니다.
실랑이 끝에 엄마는 포기합니다.
아이는 이 책에서 처음 이름을 알게 된 '순록'이 그리고 싶답니다.
뿔을 그리며 좌절을 좀 느꼈습니다만, 엄마의 격려를 받으며 완성했어요.
"그래!! '눈의 여왕' 그림책에 나왔었던 순록이네. 기억나지?"
"사슴이랑 뭐가 달라요?"
"응, 순록은 사슴보다 더 크고, 힘도 세고...눈 덮힌 추운 곳에 살아."
짜잔~~~~
이렇게 세 마리 동물이 완성되었습니다.
특별히 이뻐하는 고양이에겐 귀랑 꼬리 끝에 리본까지...
"자, 이제 자자!!"했더니...
아직 뭐가 더 남았답니다.
그렇죠...
이렇게 자르는 것까지....
그 사이에 고양이 한쪽 귀엔 꽃도 달렸습니다.
이 책의 '호랑이' 부분에 배경으로 꽃 그림이 있었거든요.
그걸 그려 오려붙여준 것이죠...
역시 편애 받는 고양이..^^:
순록의 뿔은 가위질 과정에서 희생당했습니다만....
이제, 인형놀이하고 나면 자겠죠?
네....
결국 이 책을 펼치고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동물들 자야 할 시간 지났다고 재우고 "잘 자!" 인사시킨 다음
아이는 자러 갔습니다.
아시겠죠?
이러니, 꼭!!
잘 시간이 다가올 땐 이 책을 책장 저 높이 숨겨두시길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