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의 사랑 푸른도서관 42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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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 어느 곳에 살든...

소망하는 자의 가슴은 뜨겁고 아프다.

 

몰락한 양반 가문에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노복 황업산의 지극한 충심과 애정 속에 보호받으며 자란 조생...

가진 것 없으나 마음만은 곧았던 그의 몇 년이 참으로 기구하다.

 

비상한 지성을 소유했음에도 여인네라는 이유로 내방에 갇혀야 했기에

자신이 소유하지 못할 권력에 더 탐욕스러웠던 기화,

높은 이상을 품고 학업에 정진했으나 입신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생원,

왕친이라는 고귀한 신분이 오히려 날개를 꺾는 쇠사슬이 되어

화려한 비단 옷 속에서 삶을 허비하며 허무함만 되씹었던 파릉군 이경,

신념으로 학문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으리란 신념을, 희망을 나누었으나   

결국 권력다툼에 희생당한 정암과 기재,

평생을 조연에 대한 외사랑으로 맴돌면서도 그를 원망하지 않았던 애기...

 

조생의 길에서 그를 이끌고 지켰던 사람들의 삶 또한 참으로 슬프고 애닯다.

 

춥고 낯선 2천 리 사행길에서 조생은 자신의 과거를 반추한다.

그리고, 그는 그가 배워오고 걸어온 길......

학문이, 역사가, 나라가 닦아온 길에서 벗어나 스스로 길이 된다.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한 이를

머나먼 길 밖, 바람 속에 두고 온 마음은 한없이 애만 탄다.

하지만, 그대로 놓아주는 것이...기다리지 않으면서 기다리는 것이

그를 위한 것이리라.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네.'라는 그의 고백은

나의 목소리이기도 하기에.

 

그것이 그대가 지금 원하는 꿈이기에....

언제까지라도 그 꿈을 걷기를

꿈이 곧 길이 되는 세상을 만나기를

나 함께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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