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그림 속의 그림 그림책 보물창고 60
이슈트반 바녀이 그림 / 보물창고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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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나를 정의한다'라는 멋진 대사가 있죠?

영화 <배트맨>에 나왔던 것 같은데...... ^^:

 

그와 비슷한 말이지만, 조금은 다른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내가 보는 것이 곧, 나이다.' 

 

인간은 어쩌면 '눈'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더욱 더 정확히, 자세히 보려고 하고 그렇게 본 것을 믿지만,

그만큼 더 교묘하게, 알고 보면 어이없게 속고 있기도 하죠.

 

 

 

 

 

여기 이 붉은 책, 두 개의 대문자 'O'는 어찌 보면 눈 같기도 합니다.

눈 속에 빠진 사람......

아니, 눈 속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일까요?

 

 

이제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특별한 책이기에, 기존의 '미리보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소개하려 합니다.

(절대, 내용을 예상하실 수 없게요.)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의 놀라움과 즐거움을 빼앗고 싶지 않거든요~ ^^:

 


 

 

 

이 장면과,

 

 

 

 

 

이 장면.......

 

 

 

그리고, 이 장면......

 

 

어떠셔요?

이 모든 장면들이 하나로 연결된다면......

'전체 속의 하나'라면........

어때요?

찾아보실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망원렌즈로 줌아웃을 하며 우리를 따라오게 합니다.

글은 하나도 없습니다.

 

첫장부터 "어, 이게 뭐지?"하게 하지요.

가족들이 둘러앉아 몇 가지씩 답을 내 보셔요.

아마, 맞추지 못하실 겁니다..... ^^;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아, 이거였구나!"하며 머리를 탁 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페이지에선 "어, 이게 이거야?"하게 되죠.

 

영화 <인셉션> 보셨나요?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으로 들어가는 영화죠.

이 영화와는 완전히 반대의 구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는 계속 '밖'으로, '더 큰 세상'으로 이끌어집니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진 거인이 되어갑니다.

 

 

마지막엔 당연히 이 장면을 만나게 되죠.


 

 

 

아시겠죠?  이건 뭔지 아마 짐작하실 거예요..... ^^;

 

 

서른 한 장의 그림만으로 우리를 우주로 이끄는 이 책, 이 작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즐거운 상상 뿐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겸허함까지 선사해 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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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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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비극, 약한 자는 보호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전체에서 공격당할 수 밖에 없는 비정한 인간 사회의 잔혹함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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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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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오면서 외면해온 진실은 얼마나 많을까? 그 비겁함이 결국 현재의 삶을 파괴한다. 너무나 현실적이라 마음 조여오는 명품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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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 비극 동화 보물창고 57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저, 메리 램.찰스 램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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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 대해서, 문학에 대해서 관심이 전무한 사람일지라도

'셰익스피어'의 이름과 '4대 비극'의 존재는

영국이라는 나라를 아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사후 400년이 되어가는 그가 남긴 37편의 희곡들 중

1606년에서 1606년 사이에 쓰여진 4편의 비극은 그의 최고걸작으로,

각기 완성된 독자적 비극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아직도 인간 안에 영속되고 있다.

 

보물창고에서 새로이 출간된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표지는

죽은 딸 코델리어를 무릎에 누이고 슬퍼하는 리어왕의 모습이다.

선의 표상이라 할 코델리어의 죽음이 담긴 그림은

' 이 세상에서 순수함과 효심이 언제나 성공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

'끔찍하지만 진실(p.61)'인 것을 이야기함이

셰익스피어 극의 영원불멸한 생명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첫번째 비극은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연극으로서 불후의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 자신이 문학사상 드물게 신화적 존재가 되어버린 드문 경우에 속하는 '햄릿'이다.

 

 

아버지의 변사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재혼,

의심했던 추악한 진실이 확인된 순간부터 계속되는 고뇌는

지혜와 용맹, 모든 미덕을 갖춘 왕자 햄릿을 나락으로 굴러 떨어뜨린다.

 

복수를 결심하고 해야 할 일임을 알지만, 그 또한 간단하지가 않다.

현재까지도 어떤 전문가도 설명하지 못한 햄릿의 '우유부단함'은 지극히 복잡하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있는 분노, 나약함과 두려움에 맞닿아 있다.

 

 

여기서 '햄릿'의 팬으로 안타까운 한 가지!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문장인 "To be or not to be"를 "사느냐, 죽느냐'"로 번역한 것은

문학사상 가장 끔찍한 오역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be'는 '존재하다'는 의미 그대로이며,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받아도 참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밀려드는 재앙을 힘으로 막아, 싸워 없앨 것인가?'라는 독백으로 이어져

'어떻게 한 인간으로 존재할 것인가?'라는 인간 심연의 문제를 담고 있다.


 

두번째 비극 '리어 왕'은 아주 흥미진진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만큼 왕국을 나눠주겠다'는 생각으로 세 딸을 불러모은 브리튼의 왕 리어.

 

 

아버지에게서 땅을 빼앗겠다는 욕심으로 있지도 않은 마음을 꾸며대는 두 언니와

'최선의 행동은 침묵 속에서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진실만을 담은 소박한 고백을 하는

막내딸 코델리어.

그러나, '망령이 이성을 덮어버려 아첨과 진심을 구분할 수조차 없게' 된 리어 왕은

격분해서 코델리어를 홀홀단신으로 쫓아내듯 프랑스 왕에게 시집보내고,

왕국을 반으로 나누어 두 언니에게 준다.

 

'권력이 아첨에게 무릎을 꿇었을 때, 명예는 이미 사라졌다.'(p.43)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딸들의 행동은 삽시간에 돌변한다.

 

 

그가 한때 왕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유일한 위엄인 기사단을 포기하길 종용하는 두 딸.

충격과 배신감으로 미쳐 폭풍우 속을 헤매는 리어 왕.

 

미사여구에 마음에 빼앗기고, 눈에 보이는 것들에 속아 진실을 알아보지 못하는

리어왕의 어리석음은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이리라.

또, 이렇듯 무서운 '말의 힘'을 알기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진실 그대로를 말하지 않는

딸들의 비열함과 거짓됨 또한

우리가 살면서 배워가는 '나쁜 것'이리라.

우리 안에 공존하는 선과 악, 그리고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뼈아픈 대가를 통해

진정한 지혜란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진실 없는 마음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깨닫게 하는 비극이다.

 

세번째 비극 '맥베스'는

선한 인간이 악마로 변하는 덴 많은 것이 필요치 않음을 보여주는 극이다.

 

왕의 가까운 친족으로 전쟁마다 용맹을 떨쳐 모든 이의 존경을 한몸에 받아온

훌륭한 장수이자 고귀한 성품의 사나이, 맥베스.

코도르의 귀족이 되리라는 마녀들의 첫번째 예언이 이루어지자,

스코틀랜드의 왕이 될 거라는 두번째 예언이 이루어질지 모른다는 희망이

그의 마음 속에 거대한 뱀처럼 또아리를 틀기 시작한다.

 

 

 

이렇게도 간단히, 그는 파괴되기 시작한다.

야심에 불타는 맥베스의 아내는

'평생 매일같이 권력을 누릴 수 있는 대가치고 하룻밤의 노력이 얼마나 짧은지!(p.72)'하며

자신의 성에 묵은 왕 던컨을 살해하도록 종용한다.

그리고, 왕관과 함께 찾아온 끔찍한 악몽의 포로가 된다.

 

인간이 고귀함을 포기하는 순간, 이미 괴물이 된다는 것을

짧고도 간결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지막 비극의 주인공 '오셀로' 또한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검은 피부의 무어인이지만, 용맹한 군인으로 고귀한 성품을 가진 오셀로는

아름답고 기품이 넘치는 데스디모나의 사랑을 얻어 결혼한다.

그들이 행복의 절정에 있는 이 때,

교활하고 사악한 부하 이아고는 사악한 의도로

오셀로의 마음에 교묘하게 질투와 의심의 씨앗을 뿌린다.

충성스럽고 선한 친구인 카시오와 데스디모나의 사이를 의심하고, 확신하게 된 오셀로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리다

사랑과 신의를 저버린 악한 여인에 대한 처단으로 그녀를 살해하고,

그 직후에 진실을 알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목숨을 끊는다.

 

선한 이들을 괴롭히고 끝까지 몰아가는 악의 힘과 성질에 치를 떨게 하는 동시에

우리가 쉽게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이 진정한 믿음 없이는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삽화들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셰익스피어 극들의 고뇌와 비운은

숱한 화가들에게서 아름다운 그림들을 태어나게 한 산실이기도 하다.

 

그가 남긴 비극들이 이렇게 오래도록, '영원히 새로운' 것은 무슨 연유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 주인공들이 살아내는 고통과 슬픔이

모든 인간이 '인생이라는 극'을 통해 겪는 것들에 닿아 있기 때문이며,

비극의 원인이 되는 그 탐욕과 거짓, 추악한 마음들에

우리가 여전히 때로는 휘둘리고, 때로는 상처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장중하고 복잡미묘한 문체가 버거운 셰익스피어극을 쉽게 풀어 쓴 램 남매의 이 작품이

인간의 심리와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지혜와 우리 아이들이 인사하는

뜻깊은 '첫만남'이 될 듯 하다.

 

생의 어떤 순간에든 "To be"를 선택하는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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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200가지 -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동화 보물창고 56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민예령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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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세계는 '멘토의 시대'를 맞고 있다.

끝 간 데 없이, 어떤 불가능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 긴 긴 시간을 달려온 인류는

어느 순간, 허무함과 혼란이라는 공통의 병을 앓게 되었고...

애타게 '스승'을 찾는다.

 

눈을 밝게 해 줄, 길을 열어 줄 빛을 찾는다.

 

'이솝'이라는 정다운 이름을 오랫만에 들었을 때 떠오른 것이

이 '멘토'라는 단어였다.

<탈무드>와 함께, <성경> 다음으로 세상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었다는 그의 우화들.

2,500여년 전의 이야기가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전해져 내려온다는 사실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빛을 발하는 지혜를 담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 지혜를 웃음과 함께 전해 주는 이 엄청나게 늙은(?) 멘토를

희한하게도, 여전히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만난다.

 

 

 

 

'단 한 장면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고 정평이 난 전설의 일러스트레이터 아서 래컴의 삽화가

이솝의 이야기들에 극적인 묘미를 더해 준다.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표정이 살아 있는 이 삽화들은

그의 우화들을 하나하나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게 한다.

 

 

 

 

이 책에 실린 이솝 우화들은 가장 긴 것들이 겨우 한 페이지 남짓하다.

짧은 것은 4,5줄에 지나지 않을 정도.

그렇지만, 하나하나 "아하!"하고 머리를 탁 치게 만든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많은 동물들이나 사람들은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안일하거나 이기적인 마음, 욕심, 부도덕함을 꼬집는다.

 

 

 

픽 웃고선, 바로 그 다음 순간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게 된다.

지혜의 시대, 고대 그리스에서 힘 없는 노예로 태어났지만

어떤 귀족도, 현자도 무시할 수 없었던 이솝의 '촌철살인'의 무시무시한 위력이 이것이다.

 

 

이솝이 괴물처럼 흉측스러웠다고 전해져내려오는 것은

어쩌면 그의 이야기들 중 많은 부분이 '내적인 것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어서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보이는 것, 가진 것, 외적인 아름다움, 피상적인 현실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그는 마음껏 꼬집고, 꾸짖고 있으니까.

 

 

 

눈에, 말에 속아

진실로 중요한 것을 깨닫지 못하는 우리.

 

모든 것이 풍요로운 이 시대에 이렇게도 우리가 힘들고 외로운 것은

우리를 속이는 것들이 그만큼 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갈수록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즐겁게 웃기도 하고 통쾌해 하는 와중에, 마음 속 빛이 될 이 이야기들로

2500살 먹은 무지무지하게 늙고, 무지무지무지하게 지혜로운 이솝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 주고 싶다.

 아마, 나이를 먹을수록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이 나날이 새롭게 귀에 들어오겠지.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이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꼭 읽어야 할' 이솝 우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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