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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 - 미국의 우주 경쟁을 승리로 이끈, 천재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
마고 리 셰털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원래는 영화를 먼저 보고 나중에 원작을 읽어야 더 흥미롭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데,
(보통 영화로 전체 줄거리를 쉽게 이해하고,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맛 본 뒤에..
원작을 찾아서 읽어보면 영화 속에 담겨지지 못했던 부분을 알고
작품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되며, 영화와 비교하는 재미를 느껴서 좋다.)
그런데 거꾸로 원작부터 읽게 되었다. (이런ㅜㅜ)
감동적이고 감성적인 뜨거운 소설일 것 같지만,
다큐 보고서나 기록문, 사실적인 에세이 같기도 하고..
예상이나 기대와 달리 딱딱한 문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사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면도 생긴다.
(감동 영화를 기대했다가, 누군가는 부담스러워서 읽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ㅋ)
히든 피겨스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각종 편견과 차별에 굴하지 않고
멋지고 성실하게 자신의 꿈과 재능, 신념을 이룬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흑인 차별, 여성 차별이 당연시되어...
미국에서도 큰 문제이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흑인 오바마 대통령, 여성인 힐러리 대통령 후보등...
사회와 시대는 많이 변화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런 바람직한 변화의 이면에는..
바로 이렇게 묵묵히 빛과 소금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과 역할을
사회의 편견과 위협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성취해낸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이야기가 오랫동안 묵혀져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이는 지금에 와서야 이런 이야기를 영화나 책으로
많은 이들이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문화적 토양이
마련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나라도 여성 차별이니, 다민족 다문화 차별이니
이런 저런 비판의 목소리가 많은데..
인종이나 종교, 어떤 사회적, 가족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를 떠나서
개개인의 존엄성과 권리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지지해주는
모두에게 공정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한편으로는 어린 나이에 나사에 가서
어려운 수학 계산만 하면서,
인간계산기 취급을 받았다던
한국의 천재 김웅용씨도 생각났다.
비인간적인 취급 속에서 상처받고
재능과 시간, 기회를 소모하고 돌아온 그의 이야기에
같은 국민으로서 몹시 안타까움을 느꼈었는데..ㅜㅜ
이 분의 이야기야말로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히든 피겨스'는 용기와 열정, 도전, 노력, 희망을 그린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천재가 태어나도 사회의 여러 장벽에 갇혀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숨겨진 채 죽을 수 있다는 사실과 현실에 씁쓸해지기도 했고,
반대로 재능과 능력이 없는 (분명히 있는데, 발견하지 못한 채 무능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타인과 사회는 얼마나 더 냉정하고 오만하게 굴고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모두 제발 그러지 말기를-
무얼 잘하고, 성취해내야만 대단하고 특별한 것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귀한 존재 아니겠는가?
모든 면에서 차별은 이제 그만-!!
PS- 추천 대상
모든 나이대의 성인 남녀가 읽고 즐길 수 있는 책이지만,
적성과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10대 학생이나 대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편견과 차별, 어려운 환경을 앞에 두고 고민하고 싸우고 있는 학생들이나
여학생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께와 문체가..어린 학생들이 읽기에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내용은 흥미롭고 감동적일 것이다.
미래가 창창하고 푸르른 10대들이 이런 책을 읽고
꿈과 도전, 희망과 열정, 용기를 품었으면 좋겠다^^
이과생에게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