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부]


​

친구와 함께 떠난 안락사 여행(이라기보다 생의 마지막을 보낼 장소를 찾아 들어갔다). '나'는 친구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 친구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고 애써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이 친구의 곁에, 현재의 장소에 있는 이유를 충분히 인식했고, 그래서 더 곤혹스러웠다. 친구의 마지막을 함꼐하겠다고 결정이 실수는 아닐까. 겁이 난다. 가족이 아닌 자신이 이래도 되는 건지.


​

천수를 누리고 맞이하는 죽음이라면 두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천수가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면 분노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19. 12월 26일 화요일 
 
​ 
 
미군의 제4기갑사단이 바스토누에 대한 포위망을 뚫었다. 셀과 고쾨 근처에서의 전투는 미군의 일방적이 우세로 흘렀고, 오통의 동부 서부 모두 독일군은 좌절을 겪고 있었으며, 생비트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이 마을 역시 예외없이 무너졌다. 독일의 최상층 장교들은 뫼즈강은 건널 수 없다고, 이 전쟁은 졌다고, 평화협상을 시작해야한다고 간언했으나 히틀러는 분노에 떨며 자신의 명령없이 평화 협상은 불가하며 이를 어길시 총살시키겠다고 말했다. 히틀러는 더이상 안트베르펜을 입을 올리지 않았다.  
 
​ 
 
"우린 절대로 항복하지 않아. 우린 패하겠지만, 언젠가는 이 세상을 거머쥘 수 있을 거야." 
 
​ 
 
- "용감한 투사들이 더 있었더라면..." 이라니! 십대 소년까지 전쟁터로 끌고나온 한 나라의 수장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패전의 책임을 전권자인 자신이 아닌 부하들에게 지우는 수장은 이미 그 자격을 잃은 것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부] 
 
 
병이 위중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간 도시의 어느 대학 교정에서 한 남자의 강연을 듣고 나은 '나'. 그 남자는 화자가 전에 사귀던 사람이다. 그는 완벽히 준비를 마친 배우같았고, 그녀는 훨씬 늙어버린 그 남자를 보는 일이 괴로웠다. 
 
친구가 받은 암치료는 기대치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 친구와 친구의 딸 사이는 아주 나빴다. '나'가 보기에 두 사람 사이에는  애정이라고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늘 오해만 있는 것 같았다. 자식이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면 만사가 달랐을 거라는, 이럴 줄 알았으면 (착한) 자식을 하나 더 낳을 걸 그랬다는 친구의 주장이 슬프게 느껴졌다. 
 
 

 
이 소설은 시작부터 스산하고 헛헛하다. 밤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감정에 질척거리 않으나 그렇다고 해서 담백하다고 하기에는 뒤가 당기며 살짝 가라앉는 그런 느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18. 크리스마스  
 
 
독일 공군이 바스토뉴 상공에 떨어트린 마그네슘 신호탄을 시작으로 짧았던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은 끝났다.  독일군은 공군의 폭격으로 크리스마스 대공세가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서북쪽과 동남쪽 두 갈래로 공격해서 수 시간 내에 바스토뉴를 점령할 계획이었던 코크트는 이끄는 사단의 약한 전력에 당황했고, 이들과 미군은 샹 마을에서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를 이어갔다. 이 시각 독일의 마우케 전투단과 쿤켈 전투단은 각각 다른 방향에서 샹 마을에서 채 3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헴룰의 작은 마을을 공격했다. 샹, 롤리, 헴룰 인근의 전투 지역에서 폭격에 의한 피해는 엄청났으며 마을 주민들의 안전은 무시됐다.
  
 
 
"대공세는 엄청난 희생만 초래하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마을 몇 개를 점령한 것으로 끝났다." (코코트) 
 
​ 

​ 
 
ㅡ 독일군에서도 현실 파악을 하고 있는 장교가 한둘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지경이 되도록 히틀러를 원수 자리에 계속 놓아두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는 생각이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풀잎관 1 - 2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스터스 오브 로마] 2부에 해당하는 <풀잎관> 증 1권의 주요 내용은 술라가 당분간 히스파니아로 떠나 있고, 마리우스는 가족 여행을 빙자한 동방 시찰을 다녀오며, 추후에 로마의 골칫거리가 될 폰토스의 왕 미트리다테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마 시민권에 대한 이탈리아인의 불만과 비교적 평화로운 로마의 전반적인 제도에 대해 서술한다.  
 







 
 
제국의 위기 상황이 지나면 의례 대두되는 문제는 세금이다. 로마에 세금을 내고 있는 동맹시들의 불만은 전쟁에 의한 젊은이 착출,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교묘하게 이루어지는 토지 약탈, 지역 내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아 쇠퇴하는 지역 경제다. 다음으로 시민권 문제. 제국 안에서 로마 시민권은 그 자체로 엄청난 특혜다. 로마 시민권이 없는 사람은 로마 정부 사업에 입찰하거나 로마 시민과 결혼할 수 없었고, 기소되어 사형 판결을 받더라도 로마 법원에 항소할 수 없었다. 죽을만큼 매질을 당하고 아내를 도둑 맞아도 가해자가 로마인이면 법적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로마 최고의 협력자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공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 이탈리아인들로서는 당연히 불만을 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탈리아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데 대한 반대는 로마 상류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민층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로마인들은 시민권에 인색할까? 이에 마리우스가 지적하는 바는 배타성이다. 태생이 로마인이 아니면 열등한 존재, 즉 이탈리아인들보다 더 나은 존재라는 태생적 우월감을 놓고 싶지 않은 심리. 
 


"로마인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 진정 그렇게 큰 죄입니까?"


 


인구 조사에서 수 만명이 등록된만큼 인구조사 조작은 카이피오의 고발과는 별도로 사실일 수 밖에 없다. 이에 인구조사를 주도했던 크라수스 오라토르는 가짜 시민권자들을 축출하고 그들의 자손까지 태형과 재산 몰수와 추방의 벌을 내려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가짜 시민권자들을 명부에서 지우는 것은 타당하나 그 이상은 그들이 로마와 공존해야할 존재임을 상기시키며, 이탈리아인들에게 분노와 복수심을 불러 일으킬 뿐인 무모함은 자제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이 말을 받아들이는 원로원 의원은 두 사람ㅡ루푸스, 드루수스ㅡ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시의성. 로마는 순수 로마인만으로는 제국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는 현대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전체 인구를 놓고 볼 때에는 인구 증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만, 국가마다 출산율의 고저는 다르다. 무엇보다 인구비율이 직사각형 형태로 바뀌었고, 시간이 더 지나면 역삼각형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곳곳에서 내전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폭력적 충돌은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난민의 수는 점점 늘어난다(이제는 기후 난민까지 발생하는 지경이다). 그럼에도 순수혈통, 단일민족을 내세워 배타적인 시선으로 '우리'만을 껴안고 살면 될까?  
  
 



 
마리우스와 술라의 반목은 아직까지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지만 술라의 귀환으로 이제 곧 가시화 될 것이다.  마리우스의 말대로 두 사람의 일체감은 진정한 우정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닌 전장에서의 편의(혹은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마리우스는 술라가 루푸스와 같은 진정한 우정을 나눌만한 사람이 아님을 안다. 술라가 언젠가는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마리우스는 술라가 보이는 현재의 행보에 크게 놀라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술라가 그럴 수 밖에 없을 거라고 납득한다. 마리우스가 신뢰하는 아내에게조차 술라의 천성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의리였나 싶은 생각도 들고. 
 


 
폰토스의 왕 미트리다테스를 중심으로 당시 동방의 정세를 구체적으로 서술해 놓았는데 새삼,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혼으로 맺은 동맹이 대단히 유용하다는것, 반대로 딸을 국가 혹은 권력 유지의 부속품으로 여기는 한 혼인에 의한 동맹의 허무함, 그리고 권력에 대한 욕망은 혈육의 정을 넘어선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한다.  
 


매 권마다 당시 여성의 자유에 대한 억압은 입(손가락)이 아플 지경이다. 이 책에서, 부모에게 관심을 못받고 자란 카이피오와 리비아의 딸 세르빌리아는 더 힘이 있다고 여기는 아버지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이 아이의 행위는 물론 아주 부적절하다. 세르빌리아의 양육 환경과 나이를 생각하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만약 세르빌리아가 남아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랬다면 과연 세르빌리아를 돼먹지 않은 아이로만 치부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언제는 아니였냐만, 이 책의 최악의 인물은 카이피오다. 속물인 제 아비보다 한술 더 뜨는 위인이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사기까지. 리비아가 이혼한 게 행운이었고, 그 아비 아래에서 자라지 않아도 될 아이들에게는 천만 다행한 일이다. 세상 일은 정말 알 수 없다. 유년 시절, 리비아는 오빠를 그토록 증오했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남편에게 매질을 당하고 불륜이 들통나고 이혼까지 당했지만 결과적으로 재혼해 행복한 삶을 찾은 리비아 곁에는 오빠가 있었다. 그리고 마리우스와 드루수스가 손을 잡고, 데면데면했던 술라와 루푸스가 마리우스와는 결이 다른 우정을 나누다니. 세상은 요지경이다. 
 


첫 번째 속주 총독으로서 동방 원정을 손쉽게 해결하고 원하는 바를 얻은 술라의 시선은 다시 로마로 향한다.
  



 
뻘.
이 책 사이사이에는 다음 시대를 풍미할 인물들이 꼬맹이로 이름을 드러낸다. 카이사르, 키케로, 소小 카토. 어... 무시무시한 사람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