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 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6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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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여기 있는 사람은 죄다, 죄다, 당신의 새끼 손가락만도 못하단 말예요. 당신의 지혜. 당신의 마음씨에 죄다 미치지 못하다고요! 당신은 누구보다 정직하고, 누구보다 고결하고, 누구보다 훌륭하고, 누구보다 선량하고, 누구보다 현명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당신이 방금 떨어뜨린 손수건을 몸을 굽혀 주워들 자격조차 없어요...... 대체 무엇 때문에 당신은 자신을 비하하고, 누구보다 낮은 위치에 자신을 세우는 거죠? 어째서 당신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을 왜곡하는 거예요, 어째서 당신에겐 자부심이란 게 없냐고요? (아글라야) 

 



 아글라야가 므이쉬킨에게 퍼붓는 비난 아닌 비난에서 독자는 그가 가진 가치를 알 수 있으며, 그러한 가치가 세상으로부터 폄하되고 있음을 전한다. 물론 이 소동이 짓궂은 장난이었기에 한바탕 재밌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아글라야가 그냥 던진 말은 아닐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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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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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나는 깨달았다.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안다고 믿는 모든 것과, 고통에 대한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필연성에 대한 진부한 모든 말들을 전염병처럼 피해야만 한다는 것을.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있어서도 다른 이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아야 하며, 죽음을 말할 때는 사랑을 이야기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열정 어린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죽음의 고유한 특성과 사랑의 감미로움에 어울리는 세밀한 언어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 
 
죽음을 사랑과 같은 선상에 놓는 크리스티앙 보뱅. 어쩌면 사랑을 소중하고 귀하게 다루듯 죽음도 마찬가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마지막 과정인 죽음. 때로는 억울하게, 참담하게, 안타깝게 맞이하는 죽음이 있기에 비관하지 말자고 함부로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죽음을 대하는 방식은 떠나는 자에게도 남아 있는 자에게도 참,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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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6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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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예의범절에 맞는 독창성의 결여와 방정한 소심함이 지금까지 우리의 사회통념상 착실하고 반듯한 사람의 필수불가결한 자질이 되어온 만큼, 지나치게 급격히 변한다는 것은 실로 너무나 방정치 못하고 심지어 상스럽기까지 한 일로 간주됐을 테니 말이다.  


12.
'독창성 따윈 없어도 좋으니 그저 행복하고 한평생 유복하게만 살아다오.' 
 

 
 

도스토옙스키가 언급한 부분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가 갖는 갈등의 요인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지만, 글쎄...... 부모가 자식에게 갖는 희망 직업이 달라졌을 뿐 개인적으로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글처럼 자식의 유복함을 바라는 게 잘못이라고 할 수 없기에 인류가 존속하는 한 끝나지 않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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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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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완벽한 어머니란 너처럼 아무 조건 없이, 보상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사랑을 주고, 무엇보다 아이들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그녀들은 다른 곳에서도, 다른 사랑으로도 산다. 모든 행동이나 '여보세요, 내 아가' 같은 모든 말속에 어머니의 사랑은 온전히 존재하지만, 그러곤 곧바로 다른 곳으로 간다.  

 
​ 


 

요즘의 어머니들은 자식들에게 보상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원을 보내면서 일정 수준의 성적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보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을 뿐, 얼마나 많은 감정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가. 보뱅의 글은 읽는 이에 따라 아플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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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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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죽은 후 찾아온 가을과 겨울에 나는 너를 위해 이 작은 글의 정원을 정성스레 가꾸었다. 정원에는 노래와 이야기로 만든 두 개의 문이 있다. 노래는 나의 것이나 이야기는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다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일 뿐. / 서문에서 
 


 
시작부터 지슬렌이라는 여성에 대한 애틋함이 절절하게 전해진다. 사랑하는 이의 이야기를 자신의 노래로 만드는 연인의 마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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