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전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서거 77주년, 탄생 105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뉴 에디션 전 시집
윤동주 지음,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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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누추한 방이 달빛에 잠겨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는 것보담도 오히려 슬픈 선창船艙이 되는 것이다. 창살이 이마로부터 콧마루, 입술 이렇게 하얀 가슴에 여민 손등에까지 어른거려 나의 마음을 간지르는 것이다. (...) 아이처럼 황황해지는 가슴에 눈을 치떠서 밖을 내다보니 가을 하늘은 역시 맑고 우거진 송림은 한 폭의 묵화다.
(산문 '달을 쏘다'에서) 



이 글을 읽다가 창가로 가 하늘을 올려다 봤다. 한참을 고개를 올리고 두리번거리지만, 높은 아파트 산 때문인지 아니면 구름 때문인지 달을 볼 수가 없다. 달빛에 잠긴 방이 낭만의 공간이 되지 못한 시인의 글이, 그림보다는 선창이 되어버려 어쩔 줄 모르는 마음에도 가을의 달밤이 묵화같다는 시인의 정서가 한 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따뜻했다. 늦은 밤, 아파트 군데군데에 들어온 불빛을 보며 저들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시국이, 시인이 느꼈던 슬픈 선창의 모습인듯 하여 모르는 이들의 안부를 혼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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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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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졸업 자체보다 자신이 살아있을 때 자식이 졸업한 것에 대한 자축을 이해하지 못했던 화자의 송구함. 자식을 독립시키고 싶은 마음과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노부모의 심정. 아버지의 죽음이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자식의 이중성.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부터 아버지의 죽음 뒤를 얘기하는 형제. 


소세키가 지극히 현실적인 얘기를 조곤조곤 서술하는 2부를 읽으면서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기 어려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어린 시절 부모의 가르침은 어느 순간부터 간섭으로 여겨지고, 부모는 자식의 자립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하다. 자아를 찾아가는 자식과 무쓸모로 전락해버린 것 같은 존재감 박탈에 상심하는 부모. 부모와 자식의 거리는 어쩔 수 없이 벌어질 수 밖에 없음을,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면서도 옳은 방향임을 알면서도 모두가 서운하다.  



문득, 사는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든 인생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이는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당연하다 여길 수 있지만, 이 당연함이 점점 더 당연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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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전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서거 77주년, 탄생 105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뉴 에디션 전 시집
윤동주 지음,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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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 나무 (1937년 추정) 





완연한 봄이다.
햇살도, 바람도 이제 더 이상 차갑지 않다.
초파리가 생겨 격리해놨던 제라늄은 보란듯이 꽃봉오리를 올렸다.
꽃샘 추위에 툴툴 거렸던 내 걱정이 무색하게 하룻밤 사이에 개나리가 활짝 폈고, 얼마 안 있으면 동네 천변에도 흐드러지게 벚꽃이 필 것 같다. 


시인은 바람이 불어 나무가 춤을 추는 게 아니라 나무가 춤을 춰 바람이 분다고 한다.
봄이 와 꽃이 피는 건지, 꽃이 피기에 봄이 오는 건지, 시인 덕분에 생각이 잠시 멈췄다.  


궂으나 좋으나 제 할 일을 하는 귀한 생명들 덕분에 계절이 오고가는 것을 안다.
조만간 저 맨 흙바닥에도 세잎클로버와 토끼풀이 지천이겠지. 


좋은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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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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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논문을 끝내고 오랜만에 찾아간 선생은 병중인 화자의 아버지의 건강을 물으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재산과 유산 문제를 언급한다. 그리고 화자와 산책 도중 갑자기 길 가장자리에서 소변을 보는 선생의 행동과 집착에 가까운 말투. 이러한 모습은 평소의 선생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었다.  


아버지가 죽고 일가 친척으로부터 굴욕과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선생은 그로 인해 모든 인간을 증오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였을까? 선생의 아내는 처음에는 남편이 염세적이기 때문에 자신도 싫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자신을 싫어하기 때문에 세상까지 싫어진 것이라고 추측한다. 



화자는 선생이 약하고 고결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고, 그렇기에 인간을 증오한다는 선생의 유약한 고결한함은 주변인들에게 점점 더 부정적 자아를 안게 했다. 그의 염세적 인생관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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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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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운 사람이야." 



'나'는 점점 더 자주 선생의 집을 찾아가면서 친밀감을 쌓지만, 그에게는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신비한 어떤 면이 있다.  


매달 친구의 묘지를 찾아가 헌화하는 선생에게 성묘를 함께 가겠다고 말하자, 아직 아내도 데려간 적이 없다고 말하며 경계한다. 주변에 친한 사람이 없는 선생은 스스로를 외로운 사람이라고 말하면서도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한다.  


선생은 그들 부부가 더할나위 없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자기가 천벌을 받아 아이가 생길리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자기는 아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며 괴로워한다.  


'나'는 선생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점잖은 인격과 학식, 아름다고 정숙한 아내, 서로를 아끼는 부부. 선생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스스로에게 이토록 냉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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