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초상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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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과 둘만의 대화 시간을 갖게 되고 그림을 보여주면서 랠프는 시간이 갈수록 그녀에게 눈길을 돌리는 자신을 의식한다.  
 
이사벨에 따르면 랠프는 세상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는 이사벨에게 자신이 관심을 느끼는 것은 오로지 그녀 뿐이라고 농담처럼 얘기하는데, 이는 진실에 가까웠다. 이사벨이 도착하기 얼마 전부터 장래에 대한 전망과 가까운 친구처럼 지내왔던 부친의 건강에 대한 근심으로 우울에 빠져 자신의 생각만으로도 벅찬 짐을 느끼고 있었던 랠프는 사촌을 본 순간부터 왠지 모를 기운을 얻었고, 사고회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며,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이 감정이 사랑인지는 그 자신도 알 수 없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지 않다'고 확신했다.  
 
이사벨은 대화를 통해 워버턴이 새로운 유형의 귀족이며 개혁가이고 급진주의자로서 구태의연한 방식을 경멸한다고 추측했다. 워버턴 스스로도 자신을 일관성 있는 급진주의자이고 남자들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말한다(성차별주의자는 아니라는 말씀이렸다). 워버턴은 이사벨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영국인들의 생활상을 알려주려고 한다. 이사벨은 영국 신사의 표본처럼 보이는 워버턴이 마음에 든다.
 
랠프의 말에 따르면 워버턴은 스스로를 부담스러운 짐이자 악습으로 여기고 있다. 랠프는 워버턴이 지위에 준하는 재산과 권력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과 의무도 그에 못지 않기에 거기에서 오는 혼란 역시 크다고, 그래서 그는 자신을 믿지 못하고 무엇을 믿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그가 시대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터치트 씨는 워버턴이 급진주의적인 생각이 꽤 멀리 나아가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멈추고 싶어해서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그러면서 이사벨에게 워버턴과 사랑에 빠지지 않기를 권한다.  
 
 

일단 세 남녀는 서로에게 호의적이다. 이사벨이 랠프나 워버턴에게 사촌과 친구, 그 이상의 감정은 없어 보이고, 랠프 자신도 이사벨에 대한 관심이 '사랑'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에 비해 이사벨에 대한 워버턴의 관심은 노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사랑 이야기 같지만, 세 젊은이가 각자의 처지에서 겪게 될 사회적, 이념적 고민이 수면에 드러날 것으로 짐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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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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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가 집정관에 오르고, 카이사르가 재무관으로 일하기 위해 히스파니아로 떠난 그 해(기원전 73년), 푸블리우스 클로디우스는 매형 루쿨루스의 참모진에 합류하기 위해 동방으로 향했다. 루쿨루스의 개인 참모로 전쟁에 참여하는 일은 호사스러운 생활의 연속일 거라는 계산이 있었으나, 그의의 기대와는 다르게 루쿨루스의 응대는 무뚝뚝하기 짝이 없었고, 심지어 보좌관에게 무심히 떠넘기고는 그의 존재조차 잊어버렸다. 덕분에 클로디우스는 거칠 것 없이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뜻하지 않게 루쿨루스와 그가 참여한 전쟁에 관해 이런저런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루쿨루스는 악명 높은 핌브리아군을 이끌고 티그라노케르타를 향해 진군을 시작했고, 클로디우스에게는 루쿨루스를 따라가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이 행군은 클로디우스에게 견딜만 한 것이 아니었고, 이에 대한 불만을 매형에게 쏟아내자 집으로 돌아가라는 대답이 나왔으나, 그는 집으로 돌아갈 처지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어린애처럼 징징거린 꼴이다. 

루쿨루스는 소수 정예병을 이끌고 나가 아르메니아군을 전멸시켰고 티그라노케르타를 점령했다. 부유한 도시를 점령했으니 전리품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었다. 클로디우스는 자기 앞으로 배당된 몫이 무려 10세스테르티우스에 달했지만, 루쿨루스를 쫓아다니며 고생하고 그에게 받은 모욕을 참지 못해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로마 정부에 명예제대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한 선임 백인대장 실리우스를 찾아가 안면을 트고 이후 몇 차례 더 찾아간다. 이후 실리우스를 찾아가 루쿨루스에 대한 거짓말을 흘리고, 이 말은 삽시간에 병사들 사이에 퍼져나간다.  

루쿨루스는 우습게 여겼던 막내 처남 덕분에 지휘권만 남긴 채 군단을 모두 빼앗겼고, 허울뿐인 임페리움만 남았다. 하지만 클로디우스가 당한 곤혹도 만만치 않다. 해적들에게 인질로 잡히고, 시리아에서 포로로 잡혀 할례를 당하는 등 온갖 모욕과 수치를 당한다. 뿌린대로 거두나 싶겠지만, 그의 행운은 엉뚱한 곳에서 발현한다.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혼담이 들어왔으니, 그 상대가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을 예정인 풀비아, 풀비우스 가문의 유일한 후손이자 가이우스 그라쿠스의 손녀다. 풀비아의 적극적인 구애로 두 사람은 결혼했고, 클로디우스는 본격적으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시간을 살짝 뒤로 돌려 클로디우스의 여정을 살펴보면 아무리 이십대 초반이라지만 뭐 저런 철딱서니 없는 사람이 다 있나 싶다. 그야말로 오냐오냐 키운 부잣집 막내 동령의 형상이다. 적어도 경험을 통해 성장하면 좋겠으나 딱히 그럴 것 같지도 않고, 멀쩡한 허우대로 하는 짓마다 이간질과 속임수가 주종목이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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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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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의 독창성은 자매들(형부들에게도)에게 이해받지 못했다. 이사벨은 책 읽기를 좋아했고, 삶에 대해 엄청난 호기심을 갖고 있었으며, 끊임없이 궁금해하며 응시했다. 리디아가 보는 이사벨은 영리하고 의지가 강하고 씩씩하며 지루함을 모른다. 또한 이사벨이 자기가 선택하는 것을 스스로 헤쳐 나가길 바라며 그럴 거라고 믿는다.  


이사벨은 주변의 사실을 더 폭넓게 인식했고,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지식을 원했다. 실제로 잔뜩 부풀어 있는 이상에 비해 그녀의 지식은 빈약했다. 자신감은 순진하면서도 독단적이었고, 기질은 엄격하면서도 너그러웠다. 호기심이 강하면서도 까다로웠고, 쾌활하면서 동시에 냉담하기도 했다. 매우 멋지게 보이기를 바라고 가능하면 더 나아지기를 바랐으며, 자신이 직접 보고 시도하고 지식을 쌓겠다고 결심하고 있었다. 그녀의 섬세하고 변덕스러운 불꽃 같은 정신은 상황에서 빚어진 열정적이고 개인적 성격과 결합되어 있었다.  


이사벨은 공허한 삶을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여성이 특별한 취약점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홀로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소 비루한 마음을 가진 이성과 교류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젊었고, 인생을 너무 조급히 갈구했으며, 고통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모르고 있었다. 



이사벨을 바라보는 서술자의 시선은 아직 세상물정 모르고 순수한 열정에 들뜬 한 여성을 묘사한듯 전해진다. 그렇다면 그녀를 바라보는 리디아의 시선은 어떨까. 이사벨의 독립적인 천성을 믿고 모쪼록 그녀가 여성으로서 살아갈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기를 바라는 시선은 오히려 리디아의 지난 삶을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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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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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이 되어 아무도 폼페이우스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잠잠한 때가 되자 마침내 가비니우스가 해적 소탕 문제를 민회에서 터뜨렸다. 상황이 원로원(원로원은 집정관이 되기 위해 원로원을 협박한 폼페이우스를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그들이 폼페이우스 대신 내세운 인물은 크라수스였다. 비불루스는 크라수스가 자진해서 해적 전쟁의 특별 지휘권을 받게 하기로 결정했으나, 카툴루스가 크라수스를 만나기 전 이미 카이사르가 그를 만났다. 카이사르는 크라수스에게 이 전쟁에 나서지 말라고 조언했고, 그 조언은 통했다. 크라수스는 해적 전쟁 지휘권을 거절했고, 드디어 한바탕 소동이 지나자 카이사르의 지원 사격 덕분에 해적 전쟁의 전권을 가진 지휘권은 폼페이우스에게 돌아갔고, 그는 임페리움이 되었다.  


폼페이우스는 2년이 넘는 계획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작전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 지중해 서쪽 긑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흑해까지 바다 위의 해적들을 쓸어냈다. 또한 사후처리까지 박수를 보낼만큼 깔끔하고 훌륭하게 마무리 했다. 이 전쟁으로 폼페이우스는 원하는 것을 언제든 얻어 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었다. 물론 이 해적 전쟁은 폼페이우스에게 있어서 앞으로 진행할 일의 워밍업에 지나지 않았다.  



워낙 영리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예리했던 폼페이우스가 연륜과 인내심까지 장착하니 등에 날개를 단 셈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카이사르 역시 폼페이우스를 지지하고 있으니 대등한 경쟁자도 없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보수파 원로원들은 명분없는 제 밥그릇 챙기기와 자존심만 내세우고 있으니 그에게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어 한심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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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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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반부터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터치트 부부가 결혼해서 함께 살아가기 시작했을 때, 두 사람은 서로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게 됐고 이 점이 명확해지자 리디아는 부부 간의 의견 차이를 불행으로 삼지 않기 위해 별거 아닌 별거를 선택했다. 부부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부부로서의 신뢰와 애정을 지키는 방법으로, 그녀는 피렌처에 집을 구해 정착했고, 남편은 영국에서 은행 지점을 경영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며, 1년에 한 번 남편의 집에 와서 한 달가량 지냈다. 머무는 기간 동안 자신이 선택한 방식이 옳다는 것을 남편에게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음은 물론이다. 

그녀는 이 모든 과정을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아직까지는 조카 이사벨을 영국에 정착시킬지, 혹은 여행 삼아 잠시 머물게 하려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조카를 영국의 집에 데려오는 것조차 혼자서 결정한다. 가족의 일원으로 봤을 때 독립과 독단의 경계에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좀더 읽어봐야겠다. 

참, 아직 워버턴에 대해서 파악 전이기는 하지만 이사벨에 대한 워버턴의 관심은 왠지 달갑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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