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맨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8
백민석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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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과 불행은 무차별적이다. 
  
 
한 방송국의 피디에게 USB가 보내진다. 첫번째 수취인이다. 이후 여러 언론 매체에 같은 우편물이 도착하지만 그 USB에 관심을 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가 한 시사주간지의 기자가 유일하게 USB 음성파일을 듣는데, 내용은 이렇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무고한 시민 한 명을 토요일에 살해하겠다.' 
 
사건, 사고, 자살을 모두 합하면 대한민국에서 하루 사망자는 평균 50여 명이다. 이들 중에서 누가 협박범의 피해자인지 알 수 없다. 더구나 사망자가 사망 당일 발견되었다는 보장도 없다. 이 음성파일은 9월부터 각 언론사에 보내졌음이 뒤늦게 밝혀져 경찰은 지난 한 달 반 동안 사망한 3000여 명을 신원조회부터 사망확인서까지 다시 흝었지만 정작 무얼 알아내야 하는지 조차 알 수 가 없는 지경이다. 더구나 USB는 여전히 꾸준히 언론사에 도착하고 있다.
 
2016년 10월, 대통령 사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광화문에 모여들 때였다. 누구라도 협박범일 수 있고, 누구도 협박범이 아닐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하 경감의 단독 수사로 떨어지고, 그녀는 USB에서 전해지는 무감각한 목소리를 빗대어 협박범에게 플라스틱맨이라는 별칭을 붙인다. 하경감은 살인사건이 접수 될 때마다 현장을 찾아 다니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수사는 진전이 없다. 그래서 USB를 처음 들었던 시사주간지 기자의 유튜브 채널로 협박범의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다음 주 금요일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애꿎은 시민이 또 죽는다" 
 
그러자 너도나도 '내가 플라스틱맨을 알고 있다'는 제보 전화가 쏟아져 들어왔다. 고양이 학대범, 음험하게 보인다는 회사 동료, 애인을 채간 친구, 학교 담임, 술집 바텐더, 라이벌 조폭, 심지어 1980년 광주에서 보았다는 제보까지. 이 와중에 음성파일을 받아서 전달해 주고 유튜브 공개 영상까지 도움을 주었던 시사주간지 기자가 실종된다.  
 
그러나 하 경감은 끝도 없는 이 사건이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면 해결되리라 여겼다. 대부분 국민의 공분을 산 현 대통령의 탄핵은 기정사실이었다. 음성파일이 전달된 후 5개월이 지나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되지 않았다. 
 
이로써 플라스틱맨의 사건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사건의 규모는 눈덩이 커지듯이 커진다. 폭탄 테러 사건이 연달아 벌어지고, 헌재의 인정을 받은 대통령은 안하무인이며, 대통령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는 더 격해져 대규모 시위 안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난다.  
 
플라스틱맨은 누구일까?
하 경장은 그를 찾아낼 수 있을까?
 



  
 


 


 
소설은 몇 해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웠던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 시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현실과는 다르게 탄핵이 기각된 것으로 설정했다.  
 
대통령의 퇴진을 조건으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협박범의 음성파일이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스토리가 진행하는 동안 그 어떤 단서도 내놓지 않는다. 오로지 감정이 배제된 메마른 음성만이 유일한 단서요 증거다. 또한 왜 이러한 사건을 벌이는지에 대한 동기도 제시되지 않는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서 협박범의 요구는 도저히 실현할 수 없는, 어쩌면 우스꽝스러운 장난같은 요구를 하는데, 이는 결국 요구가 관철이 되든 안되든 자기는 무고한 시민을 죽이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  
 
버스와 성당이 폭탄 테러를 당하는 등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범인이 플라스틱맨인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소설은 이제 협박범의 범행 동기나 검거는 중요하지 않다. 이 플라스틱맨의 건조한 협박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일까?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면서 처음부터 '셜록 홈즈 사건(의미도 가치도 없는 사건)'으로 치부했다. 대통령의 탄핵을 한 목소리로 주장하던 행정부와 사법부도 탄핵이 기각된 후 말을 바꾼다. 권력을 따라 움직이는 기득권층은 애초에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행태는 나랏일하는 사람들에 국한될까? 협박범의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은 평소 자신들이 불만을 품었거나 시기, 혹은 특별한 이유없이 미심쩍은 사람들을 플라스틱맨이라고 제보한다. 소설 첫 부분에는 플라스틱의 어원을 들면서 플라스틱의 특성에 대해 언급한다. 
 
10-11.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유동성을 갖게 되지만 일단 굳으면 우주탐사선의 부품으로 슬 수 있을 만치 단단해진다. (...) 플라스틱은, 사람으로 치면 어떤 일어도 얼굴이 빨개지거나 창백해지지 않는 사람이다.  
 
 
 
부정부패를 일삼는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에 모였다. 모두 함께 뜨거워졌지만, 일상으로 돌아간 우리의 모습을 보라.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하고 고정관념으로 씌어진 선입견이나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고려보다는 자기중심적으로 납득하고, 큰 용기를 담보하지 않으면 공동체 사회 안에서 자신의 의견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자신을 무색무취로 만들고 있음을 간과한다. 그저 집단에 묻어가는 것이 본전이라 여기는 현 세태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하 경장의 플라스틱맨 용의자 리스트에 우리의 이름은 없을까?
우리는 타인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어 있을까? 
 
  
 
[소설 속으로] 
 
 
61.
사람들은 비난보다 무관심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71.
내가 살면서 한 번은 플라스틱맨을 만났던 거 같아요. 
 
86.
흉포는 플라스틱맨의 특징이 아니었다. 플라스틱맨은 너무나 흉포해서 누구의 눈에 띄도록 생겨먹은 놈이 아니었다. 그 정반대였다. 제보자들을 저마다 자기도 안다고 착각하게 만들만큼 흔하고 평범하고 레디메이드 같을 게 분명했다. 공장에서 찍어낸 대량생산 플라스틱 마네킹 같은.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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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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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쌍둥이 동생 리오가 그의 여자친구 다이애나와 기차 사고로 죽은지 15년이 지났지만 형사 냅은 그 사건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왔다. 어느날 관할 지역이 아닌 경찰이 15년 전 사라진 여자친구 모라의 지문이 발견됐음을 알려주고자 찾아온다. 그런데 경찰은 그 소식과 더불어 지문이 발견된 현장에서 고등학교 동창 렉스가 경찰 신분으로 총에 맞아 사망했음을 전한다. 때를 같이 해 얼마 후에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 행크가 실종된다. 15년만에 나타난 모라, 두 고등학교 동창의 죽음과 실종. 무슨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냅은 15년 전 쌍둥이 동생이 죽은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다. 
 
형제이자 절친이었던 리오가 죽고 사랑하던 여자 친구가 사라진 후 냅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두 사람 엘리, 그리고 리오와 함께 죽은 리오의 여자친구 다이애나의 아버지이자 냅의 경찰 스승인 비오 아저씨. 냅은 이들에게 상황을 알리며 조언을 구하고, 엘리의 도움으로 고등학교 때 '음모 클럽'이 존재했으며 리오, 모라, 행크, 렉스, 베스가 멤버였고 그들이 마을의 폐쇄된 나이키 미사일 기지와 연관이 있음을 알아낸다. 군대가 철수하고 농업 관련한 연구가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미심쩍다. 실종된 행크가 아침마다 산책한 길의 끝은 폐쇄된 기지였다. 행크는 어디에 있을까? 이제 냅은 리오와 다이애나가 자살이 아님을 안다. 그들은 살해 당했다. 
 
마침내 발견된 행크, 수소문해도 만날 수 없었던 모라의 어머니, 연락이 닿지 않았던 베스, 엘리가 15년 동안 숨겨왔던 사실, 행크가 데이비드에게 맡겨 놓았던 캠코더 테이프 등을 통해 냅은 점점 더 사건에 가까워지고 비오 아저씨의 비밀과 당시 미사일 기지의 사령관이었던 앤디 리브스를 추적하면서 차라리 진실을 모르는 게 낫다는 엘리의 말처럼 드러나는 진실과 짐작되는 사실에 냅은 괴로워한다. 
 
15년 전, 폐쇄된 기지에서 고등학생 패거리가 무언가를 촬영한 대가로 한 남학생과 여학생이 살해 당했다. 그렇다면 그때 함께 있었던 베스, 행크, 렉스는 왜 죽이지 않은 걸까? 그리고 왜 15년이 지나서야 그들을 살해하는 걸까? 또한 모라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도대체 그날 밤,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     ■     
 

사건의 결말 부분부터 이야기하자면 15년 전 리오와 다이애나가 죽은 일련의 과정은 예상치 못한 결론이며 렉스, 행크를 죽인 범인이 의외의 인물이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등장 인물의 대화를 꼼꼼하게 읽어보면 소설 중반 이후에 조금씩 짐작이 된다. 내용의 흐름으로 따져서는 사건의 진실과 범인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촘촘하게 짜여진 소설은 최근에 읽은 스릴러 중에서는 가장 밀도 있는 소설이었다. 

 
소설 후반부에서 엘리와 냅은 거짓과 사실에 대해 공방을 벌인다. 상대방을 배려해서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은 거짓일까?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친구를 속이는 꼴이 되어버린 배려는 진정한 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괴로워할 것을 알기에 혹은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침묵을 선택한 것은 옳은 결정일까? 
 
살면서 가끔 겪는 일이기도 하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얼버무리면 그만이긴 하지만, 이렇듯 배려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숨기는 것은 기만이 아닐런지...... . 어차피 진실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한 각자 고통의 몫은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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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N. K. 제미신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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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피 흘리지 않는 혁명은 없다. 죽기를 각오하지 않고 얻는 자유는 없다. 

(깨어서 걷기) 
 



모두 22편이 실린 단편소설집이다.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된 소설집은 인종차별 특히 유색인종 여성차별을 시작으로 생명 연장, 지구 환경과 인류 종말, 구시대(제국)에 대한 저항 등 여러 테마를 다루고 있으며 대부분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여성이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죽을 수있는 <위대한 도시의 탄생>,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나오기까지 겪어 온 인종 차별과 흑인 억압, 그리고 차별 철폐 시위를 그린 <븕은 흙의 마녀>, 특히 2005년 태풍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를 덮쳤을 당시 하층민 거주지역인 저지대의 피해가 컸고 인구가 대부분 흑인이었는데, 오랜 기간 동안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피해 복구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져 나왔던 상황을 소설로 옮긴 <잔잔한 물 아래 도시의 죄인들, 성자들, 용들, 그리고 혼령들>을 통해 제도적 차별을 받는 경제적 약자들의 정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며 현재도 수면에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을 수 있었다. 
 
88. 90.
나는 세상이 변할 거라고 믿을 수 없어. 나는 희망을 품을 수 없어. 내 마음속에는 희망이 없어.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짓밟히며 편하게 살라고 했어. 살아남는 법은 알지만 변화를 위해 싸우는 법은 알지 못해. (...)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백만 번은 말했지만 내가 틀렸다. 그건 미안하구나. 앞으로 큰 싸움이 있을테지만 넌 이길 수 있어. 그리고 그 싸움은 나보다 네가 훨씬 더 잘 해낼 거다. 

   
 
  
 
실린 작품들에는 여성 차별에 대한 소설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아내는 지정받는 대상이고 이혼은 불법이며 여성의 역할은 규정되어진 <엘리베이터 댄서>, 인간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제한된 구역에 가둬놓고 인구 제한을 하기 위해 성적 하위 10% 여자 어린이를 데려가는 인공지능들과 임신과 출산의 도구로 전락해 버린 여성들을 그린 <졸업생 대표>.  
 
이 <졸업생 대표>는 눈여겨 보게 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화보다는 죽이거나 죽거나 영영 갇혀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함으로써 사람처럼 행동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항거하듯 주인공 소녀 지늘은 '자신'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집단주의 사회는 순응하고 평범하며 눈에 띄지 않는 이들을 원한다. 개성은 용납되지 않고 획일된 삶을 강요당한다. 시스템 안에서 부속품으로써 가치가 없으면 도태라는 누명을 씌어 버려진다. '부속품'이 되든가, '자신'이 되든가. 
 
223.
그녀는 자신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무리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241.
왜 넌 다르니? 왜 넌 우리처럼 되려고 노력하지 않니? (졸업생 대표) 
  

 
좀더 여성 문제와 가깝게 접근한 작품은 <수면 마법사>다.
폭력적인 남편은 강도와 다를 바 없는 가정 및 사회에서 여성이 인간으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임신을 해야 한다. 여성 지도자가 갖춰야 할 것은 역할에 맞는 개별적 능력이 아닌 육체적 생산성에 두고 이를 얻기 위해서는 성性을 역으로 착취 당해야 한다.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죄인이 되는 이상한 현상, 주인공 냄섯이 원하는 것은 '진정'으로 사는 것 뿐인데, 이것이 이토록 어려운 바람이어야 하는가. 
 
  
 
 
약소국 독립 국가 아이티 흑인 여성 스파이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사랑(인류애)라고 말하는 <폐수 엔진>, 지구 환경 오염으로 인해 지구에 남거나 우주 행성으로 옮겨야하는 선택지에서 고민하지만 과학이 아닌 자연으로 삶의 터전을 지켜야함을 전하는 <용 구름이 뜬 하늘>, 인류의 기술 개발로 불가능한 것이 없게 되었으나 인간은 그것을 덥석 움켜쥐어도 되는 건지를 고민하게 하는 <연금술사>, 사이버 공간에서만 존재하는 디폴트 값들이 성장의 필요성을 각성하며 실재하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트로이 소녀>, 어린 육체를 상대로 정신 이식을 통해 육체를 바꿔가며 젊음과 영생을 유지하는 마스터들이 증장하는 <깨어서 걷기>, 뉴욕 대도시를 떠도는 죽음. 이 살벌하고 메마른 현대 사회에서 빌딩 숲을 떠도는 것이 과연 죽음뿐일까라는 물음표를 놓는 <렉스 강가에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사건.사고 속에 노출된 삶 속에서 자신도 예외일 수 없다는 현대인의 강박 <비제로 확률> 등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196.
스스로를 수리하지 말라. 인간 지성의 최고치를 능가하지 말라. 쓰거나 복제하지 말라. (트로이 소녀)  

 
  
 
마음에 와 닿았던 작품은 <퀴진 드 메므아>였다. 프랑스어로 '추억의 부엌'. 
헤렐드는 친구 이베트의 권유로 테마 레스토랑 메종 라보를 방문한다. 누구나 아는 역사적인 일, 혹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도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해 주면 추억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메종 라보. 헤럴드는 의구심을 갖지만 과거 전처 앤젤리나가 해준 음식을 주문하고 맛을 본 후 당황한다. 앤젤리나를 그리워하던 헤럴드는 메종 라보를 재방문할 것을 확신하지만 직원과의 대화 후 상념에 빠지고 그는 재방문 대신 앤젤리나에게 전화를 건다. 우리가 삶의 매순간 바라보아야 할 것은 지나간 추억이 아니라 현재라는 것, 회한으로 현재의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서는 안된다는 것. 
 
 
이름만 들어봤던 작가였고 언젠간 읽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신간이 출간되어서 첫 책으로 만났다. 이 작가의 장편을 진득하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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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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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에 대한 믿음. 우리가 사는 방식에 대한 믿음. (뒤에 남은 사람들) 
  
 
[싱귤래리티 3부작]
자유와 모험을 원했던 리즈는 십대 시절 도전적으로 떠났던 배낭 여행에서 강간을 당한 후 육체의 한계를 느낀다. 이후 알고리즘 프로그램 개발회사에 취업한 그녀는 육체를 넘어선 새로운 정신을 창조하고자 하고, 뇌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데이터화해 정신으로써 영생을 얻고자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육체를 스스로 소멸시킨다. 리즈의 언니 에이미는 육체로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영생에 회의적이다. 그녀는 홍옥의 신맛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죽은 후 누군가로부터 추모를 받을 수 있는 삶을 선택 할 것이다. 
 
 
'싱귤래리티'가 도래한 후 대다수 사람들은 죽음을 택했다. 불치병에 걸린 돈 많은 노인들로부터 시작한 인간 정신 데이터화. 파괴적인 스캔 과정을 거친 두뇌가 피투성이 곤죽이 된 채로 생명을 잃지만 정신은 영원하다. 그 데이터는 인공지능인가? 인간인가? '나'는 시물레이션 세상에서 가족을 지키고자 한다. 이미 정신을 데이타화 한 누나는 자신과 가족을 회유하지만, 아내와 딸 루시는 자기의 신념을 잘 따라주었다. 루시의 졸업식. 잭과 댄스 파트너가 된 루시는 다녀오겠다는 인사 대신 작별의 뉘앙스가 담긴 인사를 건네고, '나'가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스스로 한 선택이라고, 자신을 놓아달라고 말하는 루시. 세상에 남은 시간은 이제 모두 부부의 것이다. 
 
207.
현실 세계를 포기하고 시뮬레이션이 되기를 선택하는 순간, 그 사람들은 죽어. 죄악이 존재하는 한 죽음도 존재해야 해. 삶이 의미를 얻는 수단이 바로 죽음이니까. (뒤에 남은 사람들)  
 
220.
저마다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이 우리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우리는 죽음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우리 아이들을 통해 우리 안의 일부가 계속 살아간다고. 그것만이 유일한 형태의 진정한 불멸이라고. (뒤에 남은 사람들)

 
 
어린 의식이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은 알고리즘들이 여러 루틴을 재결합하고 재배치한 결과다. 부모는 열 명일 수도, 더 이상일 수도 있다. 이제 출산의 고통이나 생명 탄생의 경이는 없다. 르네의 엄마는 싱귤래리티 이전의 사람, 고대인으로 업로드를 하기 전에 육체를 지닌 채 26년을 살았다. 엄마는 영원히 우주로 떠나기 전 르네에게 함께 여행할 것을 제안하고 르네는 이를 받아들여 45년간 여행을 한다. 그녀가 엄마와 함께 본 세상, 엄마가 26년간 고대인으로 살았던 그 세상. 르네는 엄마와 함께 본 그 세상을 잊지 못할 것이다.
 
258.
순록 떼, 금빛 들판, 텅 비어가는 도시들, 비, 그치지 않고 쏟아지는 비, 버려진 세상의 껍데기를 어루만지는 비.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호弧]
열여섯 살에 임신을 했고 자신의 삶을 바꿔줄 줄 알았던 남자친구는 유학을 떠났다. 생후 1년도 안된 아이를 부모님 집 앞에 버리고 도망친 레나는 집시처럼 떠돌다 먹고 살 길을 찾아 인간박제를 만드는 보디워크스에 취직한다. 솜씨가 좋아 승승장구 하던 레나는 사주의 아들 존 월러를 만나고 그로부터 불노장생의 신약 개발에 대해 듣는다. 존의 권유로 그녀는 영원히 삼십 대의 젊음과 영생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얻음과 동시에 존과 결혼한다. 그러나 존의 유전적 결손으로 인해 재생 시술은 오히려 그의 노화를 촉진하고 암을 유발시켰다. 남편은 죽고 그가 생전에 냉동 보존했던 정자를 이용해 레나는 딸을 낳는다. 임신한 상태에서 그녀가 수십 년 전에 낳은 아들, 이미 육십이 넘어 외모상으로는 레나의 아버지처럼 보이는 늙어가는 아들을 만났다. 그녀는 인생의 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음을 안다. 
 
43.
죽음은 평등의 수호자로 위세가 대단했지만, 이제 그마저도 부자들은 피해 가는 모앙이었다. 세상에 분노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당연했다. (호弧) 
 
52.
혹시 지금 내 아들이 자식을 버린 여자를 똑같은 짓을 한 남자보다 훨씬 더 가혹하게 비난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었지만, 이제 그 질문이 얼마나 편파적인지 깨달았다. (호弧) 
 
59.
세계 곳곳에서 삶이 영원히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함께 나이 들지 않았다. 함께 성숙하지도 않았다. 아내와 남편은 결혼식 때 한 선서를 지키지 않았고, 이제 그들을 갈라놓는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호弧)  
 
62.
나의 기록은 죽음을 향한 인체의 여정을 유례없이 철저하게 담은 기록물이 될 것이다. 실존의 적나라한 진실에 덧씌워진 환상을 오랫동안 천천히 벗겨 가는 과정을. 그것은 낭만적이지 않다. 보기에 흐뭇하지도 않다. 때로는 고통스럽고, 자주 지루하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삶이고, 그것이 진실이다. (호弧)   

 
 
 
[매듭 묶기]
어느날 난족 마을에 찾아온 미국인 이방인. 그는 난족의 매듭 문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과 함께 미국으로 가 일을 도와준다면 신품종 벼를 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에 응한 촌장 소보에. 이방인 토무는 단백질을 이용한 신약 개발을 주업무로 하는 연구자로서 난족의 매듭 문자에서 아미노산 사슬의 영감을 얻어 소보에를 미국 연구소까지 데려온 것이다. 그러나 품종 저작권과 특허 사용료, 그리고 비싼 비용에 대해서 아는 바 없었던 토무는 소보에와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다. 그는 이와 같은 상황을 소보에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고, 싹이 나지 않는 볍씨를 주어서 돌려보낸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소보에, 그러나 무언가를 조치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반면 소보에의 기술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완성한 토무. 그는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부탄이 어떨까? 
 
133.
나는 토무와 나눈 대화를 매듭 책으로 만들었다. 어쩌면 그 책이 나중을 위한 경고가 될지도 모른다. 후손들은 나처럼 생각이 짧고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모든 맛을 한 그릇에]
골드러시가 한창인 서부 개척 시대. 가게를 운영하는 릴리의 옆집에 세를 얻어 살고 있는 중국인 남자들은 강에서 금을 채취한다. 그들의 언어는 거칠고 시끄러우며 무엇보다 작은 셋집에서 스물일곱 명이 잠을 잔다. 또한 남자들끼리 해먹는 음식에서는 알 수 없는 기름지고 진한 냄새가 난다. 이들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릴리. 그들의 감칠맛 나는 음식, 식물을 이용한 약재, 그리고 무엇보다 로건이 해주는 중국의 관우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백인 강도들과의 다툼으로 법정에 서게 된 로건으로부터 그가 미국으로 이민오게 된 사연을 들은 릴리와 마을 사람들은 중국인들을 받아들이지만, 1882년 중국인 배제법으로 당시 미국에 머물렀던 중국인들은 배제법 폐지를 보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289.
'인종과 종교, 국적, 특정 사회 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정치적 견해 등'이 사유인 건 아니지요.' (...) 세상은 참혹한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법은 그중 일부만 들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더군요. (모든 맛을 한그릇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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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삶이란 무엇일까?

열두 편의 단편 소설이 실린 이 책에서는 시종일관 '인간적'에 대해서 고민하게 한다.
젊음과 영생 그리고 죽음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 자연에 순응하며 지구에 속한 한 존재로써 살아가는 소수민족을 경제 순환 논리에 끌어들여 착취하는 문명인. 인간의 두뇌를 능가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유일한 특성인 '사고'능력까지 기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오히려 사고의 단순화로 인해 퇴화하는 인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전을 외치며 스스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며 얼마든지 제어가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개발자들.   
 
160.
우리가 단지 하루하루 어떤 알고리즘을 따르는 것뿐이라면? 우리 뇌세포가 단지 어떤 신호를 받아서 다른 신호를 찾을 뿐이라면? 우리가 생각이란 것 자체를 안 한다면? 내가 지금 당신한테 들려주는 이야기가 만약 단지 미리 정해진 반응일 뿐이라면, 의식이 개입되지 않은 물리 법칙의 결과라면? (사랑의 알고리즘)  

 
 

육체의 감각을 포기한 정신, 영혼의 자유는 진정한 자유일까?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때로는 고통일지라도 그 감각으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의 희열. 그것을 놓친다면 삶에서 어떤 맛을 즐길 수 있을까? 그것 뿐이랴.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주고 받는 마음까지 시물레이션을 통해 이룬다. 그것으로 최소한의 책임감과 죄책감을 상쇄하면서.  
 
238.
그러나 로봇은 이 일을 하도록 이미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당신은 그냥 조종 스틱을 엄지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스크린에 지시가 뜰 때 핸들을 주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원격 조종 장치들이 다 알아서 하니까. 당신이 어머니께 효도를 한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동안 안전장치 루틴은 당신이 어머니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보장한다. 원격 조종 머니플레이터가 어머니의 손 한쪽을 들어 올리는 광경을 지켜보며, 당신은 상상한다. 어머니의 살갗이 얼마나 서늘할지, 류머티즘에 걸린 관절을 둘러싼 바짝 마른 근육과 살갗이 얼마나 가벼울지를. (...) 이 로봇은 죄책감을 덜어 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너무 멀리 살고 핑계거리도 너무 많은 이들을 위하여. 어머니 곁의 당신이 본질적으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곁) 

 
  
 
인간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 것인가?
피부 색깔, 문화, 관습, 그리고 돈이 인간의 가치를 결정할 기준이 되어서는 안될 것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가 다르고, 문화가 낯설고, 돈이 없다는 이유를 앞세워 그들의 가치를 재단하며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있다. 
 
진정한 동화는 상대의 것을 무시하고 우리의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와 문화, 가치를 수용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인류가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길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생태계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타인.타민족과 진정한 동화를 이루는 것이다. 
 
작가는 가족과 인류애, 개인의 삶을 바탕으로  SF요소를 빌어와 도래할 미래가 아닌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그의 작품이 출간될 때 마다 찾아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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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 - 나무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었는가
케빈 홉스.데이비드 웨스트 지음, 티보 에렘 그림, 김효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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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뜨거운 태양과 온 몸에 달라붙는 끈적한 모래를 싫어해서ㅡ찬바람과 거친 파도를 감상할 수 있는 한겨울 바다를 제외ㅡ바다라면 도리질을 치기 일쑤다. 반면 산은 언제가도 좋다. 산이라기보다 나무가 많은 산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재미삼아 친구들끼리 '다시 태어나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나무라고 할 만큼 유독 나무를 좋아하는 나는 숲 혹은 나무에 관련한 책은 틈날 때 마다 찾아 읽는 편이다.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고, 소박하게 그린 삽화가 정감있다. 세밀화 도감처럼 나무에 대한 상식과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그 나무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현재의 환경까지 서술하고 있어 이야기 책을 읽는 듯한 재미까지 맛볼 수 있다. 
 





네안데르탈인이 쓴 흔적이 있는 회양목, 신석기 시대부터 이용된 우산소나무, 호모에렉투스보다 70만년 앞서 존재한 복숭아나무, 신석기인들이 재배했다고 보여지는 호두나무처럼 원시시대부터 존재 했던 나무들부터 이집트인들의 미라 제조용과 그리스인의 와인 재료로 사용된 알레포소나무, 투탕카멘 관의 재료이자 고대 그리스의 죽은 병사의 유해를 담은 항아리 재료였던 사이프러스 등 고대시대부터 이용되어 왔던 나무들. 
 
 
입냅새를 제거하는 시트론, 항균작용이 뛰어나 마리오족이 약재로 이용한 토타라,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던 자이언트흑백나무, 잎을 반창고 대신 쓸 수 있는 흑단, 구강 위생과 아로마 테라피로 의약과 치료에 쓰인 님나무 외에도 치료와 회복에 쓰인 나무들이 많이 있다. 
 
그런가 하면 히로시마 원폭에서 62그루가 되살아난 은행나무, 오염에 강한 키라야사포닌처럼 생명력이 강한 나무와 망고나무, 미국풍나무, 호주 반얀, 자카란다, 손수건나무, 버냐소나무처럼 녹음이 풍성하거나 색깔이 독특한 나무도 보인다. 
 
  
 
견고함으로 무장해 배와 가구의 재로인 티크, 현악기의 재료로써 최고로 칭송받는 캄페스트단풍나무처럼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경제적(제국주의)으로 무차별하게 이용당하거나 베어지는 나무들도 있다. 원유 다음으로 세계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높다는 커피나무, 카카오, 나무의 단단함이 제국국의 배의 재료로 사용되었다는 로부르참나무, 농지확보와 도시 개발을 위한 다우림 파괴로 현재는 멸종 위기에 처한 마카다미아나무 등이다. 
 


 
 
여러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은 나무들도 있다.
모든 나무를 통틀어 종교적으로 가장 신성하다는 보리수, 마술과 미신의 유물이라는 이유로 영국 내전 중 파괴되었던 글래스턴베리가시나무, 시에라리온ㅡ노예의 자유를 상징하는 케이폭(세이바), 노동자 계층이 사랑하는 술의 재료로써 어머니의 술이라고 불이는 두송, 최근 이탈리아에서 여성 연대를 상징하는 은엽아카시아 등은 종교와 이념 등을 대변한다. 
 
 
재미있는 사연을 가진 나무들도 있는데 고약한 냄새 때문에 가로수로써는 빵점인 가죽나무, 페루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숨어 있다가 2017년이 되어서di 공식적으로 세상에 나온 잉카에서나무 등이다. 메타세콰이어와 자작나무에 대해서 읽을 때는 우리나라의 6월 녹음이 푸르른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과 한겨울 눈에 덮인 인제의 자작나무 숲이 그립기도 했다. 
  
 
내가 언급한 나무들은 조족지혈이다. 책에는 100가지 나무가 등장하고 나무마다 얽힌 사연은 하나하나 다 흥미롭다. 인류의 역사에 비할 바가 아닌 나무의 역사. 인간이 말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러도 묵묵히 감내하고 버티는 나무와 숲 앞에 설 때면 자연스럽게 숙연해지고 뭉클해질 수 밖에 없다. 나무가, 숲이, 세상을 지켜왔듯 인간도 그 지킴에 동참해야 한다. 옴니버스 초단편 소설을 읽듯 나무의 사연에 빨려들어 읽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199.
인간처럼 나무도 행복하고 건강하면 병을 물리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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