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산책을 하고서 집에 돌아와 목록을 적는다. 후에 내가 쓴 소설의 일부가 되는 목록이다. 사랑하는 존재 곁에 늘 머무는 유령이 되는 목록. 하늘 아래 꼭 둘만 있는 것처럼 우애가 깊었던 소설 속 자매는 이 목록을 모으면 죽어서도 함께 있을 거라 믿었다. 소설을 쓰고서 몇 년 후에는 이를 약간 비틀어 시를 쓰기도 했다. 그 생각은 너무 집요한 것이었다고.
우리는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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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중용 필사책
공자.자사 지음, 최종엽 편저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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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데 거창한 이론이나 복잡한 지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남을 헤아리는 따뜻한 마음 하나, 스스로를 믿는 정성스러운 마음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 마음 하나가 사람을 세우고, 그 마음 하나가 사람을 이루며, 그 마음 하나가 결국 인생을 완성합니다. -시작하며 중에서


논어×중용 필사책, 필사책이 정말 많아졌다. 요즘은 손글씨를 거의 쓰지 않기에 집중해서 읽고 쓰는 시간이 의미있는 것 같다.

더구나 내가 읽고 싶은 책, 좋아하는 글귀, 인생의 지침이 되어줄 문구, 고전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면 더 좋지 않겠는가.

필사를 하기 전,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논어와 중용은 어떤 책이며 왜 필사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 논어와 중용의 핵심 문장을 읽고 쓰며 나를 돌아보고,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적어도 받기만 하는 삶에서 벗어나 응답하는 삶, 그 응답에서 더 크게 성장하고 익어가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삶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175


요즘은 어딜가나 챗GPT. 인공지능. 로보트에 대한 화제가 빠지지 않는다. 터치로 모든 일상,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한 세상, 디지털시대가 아닌가.

모든 것이 빠르고 편리하게 바뀌어 간다. 산더미같은 종이 서류, 필름 사진, 통장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공간에 데이터가 저장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더 급격하게 발전하고 변하고 있다. 그런데 필사라니, 손글씨를 쓴다니... 라며 의아해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자신만을 위한 시간, 힐링, 휴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한 디지털 시대인만큼 오래 전의 이야기인 고전에 아무런 관심이 없을 것 같지만, 오히려 고전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지켜야할 지혜, 인생의 진리를 배우려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가는 것 같다.

단지 한 번 읽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손으로 쓰고 읽는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혹은 저녁에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에서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중용>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는 화려한 성공을 위한 비법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바로 세우고, 때를 알고, 정성을 잃지 않는 태도입니다. 이를 꾸준히 실천하면 삶은 저절로 제자리를 찾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 나은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219


원하는 길을 걸어도 좋지만 뜻밖의 길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 얻지 못한 것 대신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 행복과 지혜를 얻었다면 그 또한 충분히 아름다운 삶입니다. 자한편의 말에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술이편에 나오는 말로 이제사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올해 내가 만난 사람들,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예사로 보아넘겼던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돌아보게 된 것이다.

미지생언지사, 나중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선진편의 말또한 마음에 새긴다.

마음을 단단히 붙드는 문장 100개의 구절이다. 오늘 날에 맞게 풀이를 했으며, 한자 원문, 훈음이 함께 실려있다. 최종엽의 철학 에세이도 실려 있어서 읽고 생각해보게 했다.

특히 '더 나은 삶,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된 존재'라는 말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25년 그리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나에게 큰 울림이 되어 다가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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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제인 오스틴 - 젊은 소설가의 초상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김선형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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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경우에도 ' 살아보지 못한 삶'의 존재감 이 작품에 강렬히 배어들어 있습니다. 그가 쓴 행복한 결말의 작품을 읽는 건 그와 그가 살았던 시대의 여자들에게 끝내 주어지지 않은 다른 삶을 날카롭게 의식하는 일입니다. 해피엔드가 내포하는 다른 가능성들, 박탈당한 기회, 부자유한 처지, 닿지 못한 인연, 잃어버린 사랑, 깊디 깊은 상실감을 숨막히게 헤아리는 일입니다. -26


작가는 제인 오스틴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소설을 번역하고, 제인 오스틴의 모든 것을 담은 에세이 '디어 제인 오스틴 : 젊은 소설가의 초상'을 썼다.

그 과정에서 작가가 찾고 느꼈을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선택한 책이다.

누군가는 제인 오스틴의 전작을 다시 읽기 시작했고, 또 누군가는 그녀의 작품을 다시 번역했다.

그녀의 작품을 읽고 현실에 맞게 새롭게 각색하고, 지금 우리 시대는 어떠한 지, 무엇이 변했는지 고민해보기도 했을 것이다.

인기 가수들에게 열혈 팬덤이 있듯이 작가 제인 오스틴에게도 제이나이트와 오스틴 마니아라는 팬덤이 있었다. 왜 제인 오스틴인가, 그녀의 소설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더 궁금해졌다.


오스틴의 문장에는 늘 이처럼 햇살 같은 유머가 날카로운 끌처럼 단단히 심겨 있어 관용이 숨 쉴 틈새를 넓힙니다. 만연한 슬픔과 절망과 불안의 대기를 관통해 불가능한 희망을 설득합니다. 우리가 언제나 사람들 사이 에 있음을 말해주고, 그들도 나도 불완전하지만 더불어 사는 삶은 노력해 쟁취할 가치가 있음을 깨우쳐줍니다.-64


얼마 전 '설득'이란 영화를 봤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묘한 매력이 있어 보고 또 보게 된다. 그리고 제인 오스틴 관련 책을 몇 권 읽었다.

관심을 두면 어디론가 길이 열리고 연결되는 이 느낌, 단순히 기분탓만은 아닐 것이다.

디어 제인 오스틴, 막연하게 동경하고 있던 작가 제인 오스틴, 작품, 등장 인물, 그녀를 사랑하는 독자 그리고 번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문학 텍스트의 번역가가 문체를 결정하는 근거는 텍스트 속에서 깜박거리는 무수한 작은 신호들입니다. -128


작가 아니 모든 예술가들은 작품 속에 의도하든 의도치 않던 자신의 삶, 생각, 이야기, 철학이 투영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 '설득', '에마' 제인 오스틴이 소설 속에 자신의 분신이나 일상을 그려낸 것처럼,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현실을 마주하고 비꼬기도 하며 살고 싶은 세상, 이상도 펼쳤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생애에 대해서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 책 속 문장, 등장 인물들, 여행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의 굴곡을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글을 쓴 제인 오스틴을 만났다.

제인 오스틴의 톤, 행간 등 번역가로서의 고민, 생각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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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 - 가장 사적인 기록으로 훔쳐보는 역사 속 격동의 순간들 테마로 읽는 역사 11
콜린 솔터 지음, 이상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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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덕분에 우리는 세계사는 물론 당시의 생활 모습, 우리가 당면한 현실의 문제나 변화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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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 - 가장 사적인 기록으로 훔쳐보는 역사 속 격동의 순간들 테마로 읽는 역사 11
콜린 솔터 지음, 이상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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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손편지를 쓰는 문화가 점점 사라져간다. 이메일은 한 번의 실수로도 쉽게 사라진다. 그러니 모든 오래된 서류는 점점 더 귀중해질 것이다. 종이로 된 편지는 과거와의 매개체이자 목소리다. 어쩌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오래 된 상자 속에 보물 같은 편지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420


가장 사적인 기록으로 훔쳐보는 역사 속 격동의 순간들, 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

요즘은 우리가 교실에서 배우던 조금은 지루하고 딱딱한 형식으로 들려주는 세계사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친숙한 그림, 식물 등을 통해 변화하고 발달해온 세계사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롭다.

TV에서도 세계사, 인물과 역사를 다룬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데, 편지와 세계사라니 한번도 연관지어 생각해본 적없었기에 독특했고 눈길을 끈 책이다.

편지 원문과 이미지도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감히 생각하기도 어렵지만, 우리가 꿈에 매료되어 함께 삶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당신의 조국을 향한 꿈, 우리의 인도적 꿈, 과학적 꿈 말이에요." -223


라디오를 들으면서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하나 고민하며 편지를 쓰고 답장을 기다리던 기억이 새롭다.

작가가 선정한 역사속 편지, 어떤 소식을 전하는 내용일까 또 그 편지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호기심이 점점 커진다.

기원전 346년 경 스파르타인이 쓴 편지를 시작으로 베수비오산 폭발을 목격하고 쓴 플리니우스, 헨리 8세, 갈릴레오, 나폴레옹, 라이트형제, 버지니아 울프, 모차르트... 쓴 다양한 사연과 목적을 담은 편지들이 세월을 거슬러 우리에게 도착했다.

정말 개인적인 편지도 있으며 역사를 바꾸는 중대한 사건, 역사속 격동의 순간들, 연구의 소중한 자료가 되거나 영향을 끼친 편지들이다.


그녀는 스웨덴 의회 계단에서 정치인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하루를 보냈다. 그 전단지에는 "여러분 같은 어른들이 제 미래를 망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써 있었다. -425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편지, 도난당한 편지, 보내지 못한 편지,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 운명을 바꾼 편지, 현실을 폭로하는 편지, 화해나 거절의 편지, 코코넛 껍질에 새긴 메시지, 전보 그리고 2019년 그레타 툰베리의 편지까지!

기원후 100년 경에 쓰인 편지, 폭로되면 안되는 중대한 기밀을 담은 내용이 어떻게 남아서 지금까지 보관되어 있는 걸까 사실 그 덕분에 우리는 당시의 생활 모습을 그려볼 수 있고 또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을 증명해 주었으며, 우리가 당면한 현실의 문제나 변화도 읽을 수 있었다.

다양한 목적을 위해서 쓴 편지를 읽으면서 글이나 문자의 힘, 기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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