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산책을 하고서 집에 돌아와 목록을 적는다. 후에 내가 쓴 소설의 일부가 되는 목록이다. 사랑하는 존재 곁에 늘 머무는 유령이 되는 목록. 하늘 아래 꼭 둘만 있는 것처럼 우애가 깊었던 소설 속 자매는 이 목록을 모으면 죽어서도 함께 있을 거라 믿었다. 소설을 쓰고서 몇 년 후에는 이를 약간 비틀어 시를 쓰기도 했다. 그 생각은 너무 집요한 것이었다고.우리는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 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