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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작은 독서 모임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6월
평점 :
"나 아마도 스웨덴에 가야 할 것 같아. 일단 거기에 가서 매들린을 다시 찾아보기 시작해야겠어." -17
세상 끝 작은 독서 모임, 세상 끝이라는 단어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고 정감이 가는 제목이었다. 책에 둘러 싸인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표지를 보기만 해도 흐믓하고 나도 같이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면서 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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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태어나 어릴때부터 작가를 꿈꾸었다는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언어와 역사를 가르쳤다. 첫소설 '샬롯 하셀'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흠뻑 빠져들어서 읽었던 '템스강의 작은 서점'은 나에게도 긴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밀크리크 농장에서 래브라도리트리버 배리와 살고 있는 퍼트리샤, 유난히도 길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참이다. 우편함에서 꺼낸 우편물 중 발신인도 없이 외국에서 온 편지 한 통이 있었다. 그 안에 편지는 없었고 30년 만에 돌아온 작은 목걸이 하나가 들어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순간에 퍼트리샤의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넘나들며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동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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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동생, 매들린이 왜 실종되었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도대체 무엇하나 제대로 알 길이 없었던 엄청난 일이 있었다. 끊임없는 질문과 슬픔, 상처 속에서 지내온 퍼트리샤를 다시 스웨덴으로 부르고 있다.
유셰르 해변에 있는 오래된 호텔 '모나의 책이 있는 B&B', 벼룩 시장에서 사온 집기들, 다 해진 소파 옆 협탁 위나 창문에 둔 화분 사이 등 책이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퍼트리샤의 오래전 기억처럼 작은 휴양지의 오래된 호텔의 모습이 왠지 닮아보였다.
"지원해. 세월은 금방 가버리잖아. 너는 눈 한 번 깜빡였는데 32년이나 지나 있었으니까." -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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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산책 중인 에뷔, 혼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모나, 모나의 딸 에리카는 리나를 데리고 호텔로 가는 가는 길이다. 도리스, 마리안네... 없어졌던 독서 모임을 되살리려던 참이라는 그녀들과의 첫만남에서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로 이어진다. 오만과 편견, 헬프,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폭풍의 언덕, 내이름은 빨강, 아웃랜더.....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라 그녀들의 수다가 유쾌하기만 하다.
사실 지난 번 방문에서는 매들린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매들린은 낯선 이 곳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던 교회, 그들은 대체 무엇을 감추고 있는걸까. 이번에는 매들린의 행방, 흔적을 꼭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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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았던 에뷔와의 첫 만남, 매들린의 기억, 자유 교회, 문학퀴즈, 커피, 케이크......
왁자지껄 우왕좌왕 그렇게 이야기는 매들린의 행방과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만 같았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을 듯 얽혀있던 실타래가 풀리듯 서서히 한 곳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늘 그랬듯이 매들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빨리 알고 싶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그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천천히 아껴가며 읽고 싶기도 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