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케옵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토탈 케옵스 - 마르세유 3부작 1부
장 클로드 이쪼 지음, 강주헌 옮김 / 아르테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지중해에 접한 항구도시 마르세유에는 다양한 나라의 이민자들이 모여 살고 있다. 전후 북아프리카의 프랑스령 식민지 국가들로부터의 이민자들이 주로 많지만, 그외에도 아랍계, 유럽계등 온갖 국적의 이민자들이 모여드는 가히 "인종의 도가니" 할 만한 곳이다. 때문에, 정치적 사회적 충돌이 잦고, 특정 이민자의 배척을 강하게 주장하는 극우세력이 활개를 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이민자들 사이에서도 차별이 있다. 특히 이 이야기 속에서 아랍계 이민자는 최하층으로 간주된다. 그런 이민자들이 안고 있는 초조함이나, 답답함같은 것들이 이야기 전체를 통해 진하게 묻어나온다.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파비오 몬탈레"에게는 마누와 우고라는 친구가 있었다. 같은 여자를 좋아하고, 함께 강도짓을 하며 소년시절의 우정을 나누던 이들 셋은 갑작스럽게 마지막을 고하게 된다. 한사람은 마르세유에서 범죄조직의 일원이 되고, 또 한사람은 마르세유를 떠나 국제 지명 수배범이 되었다, 그리고 파비오는 마르세유 경찰서의 수사관이 되었다. 그 세명의 인생이 20년 후, 마르세유에서 다시 교차한다. 그러나, 마누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그 복수를 위해서 마르세유로 되돌아온 우고는, 복수를 감행한 직후 경찰의 총에 사살된다. 파비오는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친구들과의 우정 때문에, 둘의 죽음의 진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때, 파비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던 젊은 아랍계 여성 레일라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뒤 사체로 발견된다. 파비오는 마르세유의 뒷세계의 유력자들을 적으로 돌리면서, 복잡하게 얽힌 두 사건의 진상을 쫓는다.

불량 형사를 주인공으로 앉혀 놓고, 느와르라고도, 하드보일드라고도, 그렇다고 해서 경찰 소설이라고도 단언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30년, 40년 정도 전의 영화라도 보고 있는 듯한 이것이 바로 프렌치 느와르? 현실과 회상이 무의미한 진행없이 교착하는 독특한 구성은 꽤 재미있다. 또, 옛 친구들과의 과거를 회상 한다고는 해도, 예를 들어 <미스틱 리버>와 같이 우정이 강하게 회고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은 현재의 주인공의 행적. 레일라가 살아있을 때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여자들과 관계가 있던 파비오는, 아버지 같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박하고 천진난만한 감수성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도 보여지는 인물. 무리하게 등장인물들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그리려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상황은 단지 흘러 간다. 예를들어 그것이 아무리 극적이라 하더라도 흘러가는 것에 변화는 없다. 인생무상이라고나 할까, 시종 흑백필름 같은 영상이 스쳐 지나간다.

아랍계 이민자 출신 불량소년들이 모이는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거나, 이탈리아 범죄조직과의 접촉같은 하드보일드한 전개로 긴장감이나 섬뜩함을 맛보는 순간도 있다. 이민자들이 불러 일으키는 문제들과 거기에 반발하는 배타적인 극우 세력, 그런 현대 마르세유의 어두운 모습이 그려져 있어 매우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인 만큼 속편도 매우 기대된다. 다만, 저자가 이미 사망한 관계로 더이상 신작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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