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82년 노무현은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송기인 신부를 알게 되었고 성당에 다니게 되었다. 1년과정의 성당 교리반에 입교했지만 4시간만 출석, 시험에 낙제했다. 송기인 신부는 정명조 신부에게서 교리를 가르쳐 세례를 줄 것을 부탁했고 정명교 신부는 먼저 세례를 주고 보내면 교리를 가르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세례를 받고 노무현은 정명조 신부와 한차례 식사를 끝으로 성당에 나타나지 않았다.
송기인 신부 왈 : “ 당신 때문에 내가 곤욕을 치른다. 사람이 그러면 쓰나 ”
노무현: “신부님이 성당에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착하게 사는게 중요하다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까?”
송기인 신부: (......)
노무현: “ 저 착하게 사는데요.”
송기인 신부: (......)
2.
2002년 노무현은 후보시절 김수환 추기경을 만났다.
김수환 추기경: “ 하나님을 믿습니까? ”
노무현: “ 희미하게 믿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재차 묻는다.
김수환: “확실하게 믿습니까?”
노무현: (고개를 떨구며) “앞으로 프로필 종교란에 ‘방황’ 이라고 쓰겠습니다.”
웃기다.
노무현의 종교는 '방황‘인 셈이다. 어쩌면 모든 사람의 종교는 방황이 아닐까. 비범한 사람이든 필부든 인간의 삶의 굴레는 무겁다. 또는 지나치게 가벼워 자존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한다. 살면서 부딪치는 어쩔 수 없는 행불행. 겸허해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때로는 원하는 행복을 얻고, 때로는 다른 삶을 부러워하고, 때로는 선택을 후회고 때로는 영원한 휴식을 원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내게 주어진 삶이라면 방황의 그림자 또한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여기에는 용기가 필요할뿐이다.
노무현의 ‘방황’이라는 두글자에 꽂혀 몇자 적어본다는게......
참고로 노무현의 세례명은 ‘유스토’ 다. 뜻은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