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하루키가 제일 좋다. 요즘 신작 소식도 없지만, 그러면서 계속 개정판이 나오길래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구매했다. 이미 가지고 있지만... 나같은 사람 때문에 개정판이 계속 나오나보다. 최근에 내가 산 하루키 개정판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그리고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이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좋았다. 재독을 계속해도 질리지 않는다. 기분전환이 필요할때 역시 하루키 책이 최고다.



1.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N25073

하루키의 첫 작품. 특별한 줄거리도 없지만 정말 재미있다. 누군가는 이런걸 문학이라고 할 수 있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하루키 특유의 문체와, 텅 비어 있지만 허무로 가득찬 분위기가 좋더라. 나와 쥐의 특별할건 없지만 특별한 이야기 속에는 청춘의 불안과 우울이 잘 그려져 있다.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 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2. 1973년의 핀볼   N25074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연작 느낌의 작품으로, 첫 작품에 비해 다소 덜 인정받는 작품이지만 나쁘지 않다. <바람의...>에서는 나와 쥐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 작품에서 나와 쥐는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인물의 우울함과 허무함이 닮아 있어서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소울메이트라고나 할까? 이제는 사라져 버린 핀볼 기계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인 이 작품은 다음 작품인 <양을 쫓는 모험>과도 연결된다.

˝우리는 다시 입을 다물있다.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건 아주 오래전에 죽어버린 시간의 단편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얼마 안되는 그 따스한 추익은 낡은 빛처럼 내 마음속을 지금도 여전허 방항하고 있다. 그리고 죽음이 나를 사로집아서 다시금 무의 도가니에 던져 넣을 때까지의 짧은 한때를 나는 그 빛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3.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N25075

1995년 고배 대지진 이후를 배경으로 한 여섯편의 단편이 실린 연작소설로, 하루키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집이다. 지진 이후 편지한장만 남기고 떠난 아내, 모닥불에 빠진 쓸쓸한 사람들, 자식의 탄생을 부정하는 오른쪽 귓볼이 없다는 아버지, 지진으로부터 도쿄를 구한 개구리, 고베 대지진 이후 악몽을 꾸는 아이까지 모든 단편들이 좋았지만, 하루키의 작가로서의 다짐을 엿볼 수 있는 <벌꿀파이>가 가장 좋았다.

˝지금까지지와 다른 소설을 쓰자, 하고 준페이는 생각한다. 날이 새어 주위가 밝아지고, 그 빛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꼭 껴안고 누군가가 꿈꾸며 애타게 기다리고있는 것 같은 그런 소설을.˝




앞으로 하루키의 어떤 신작이 나올까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걱정도 든다. 하루키의 연세를 생각하면 쉽지 않을거 같지만 그래도 하루키니까 가능할거라 믿는다. 하루키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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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08-29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가 소설을 쓰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요. 꼭 썼으면 좋겠어요.

새파랑 2025-08-29 16:25   좋아요 0 | URL
저도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불확실한 벽>이 설마 마지막은 아니겠죠~!!

페넬로페 2025-08-2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하루키 사랑
정말 대단하신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