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슈사쿠 ㅜㅜ 비참한곳에서도 신을 찾는다, 사랑을 알게 된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구다. - P30

‘이자들은 정말로 신이 있다고 믿는 걸까?‘
지금 같은 세상에서 신을 믿다니, 그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오노는 생각했다. 그는 자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 믿는 일본인 중의 한 명이었다. 신도, 천국도, 모두 현세의 모순이나 죽음의 불안에서 도피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낸 공상의 산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특별 고등경찰 형사인 오노는 마르크시즘을 싫어하긴 했지만 ‘종교 는 아편이다‘라는 마르크스의 말에는 동감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상에 불과한 신을 위해서 일생을 헛되게 보내려 한다! - P60

마주 보고 앉아있는 그대와 나
그대는 눈부신 듯 서쪽 산을 바라보고
나는 황홀하게 동쪽 바다를 살피지만
두 사람은 여기서 똑같은 생각을 즐기고 있지 - P122

멀리 헤어져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날에는
나는 마음에서 나오는 참된 사랑을 배울 수 있기를 바라노라
그 사랑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랑
그 사랑은
깊은 믿음을 지닌 소녀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날에도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손을 모으는 마음이리니 - P124

사치코가 슈헤이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남매 사이의 우애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빠가 없는 그녀는 지금 까지 다른 누구에게 느끼지 못했던 친밀감과 연대감을 자기보다 나이가 위인 슈헤이에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사치코의 첫사랑이라고 말한다면 그 역시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이른바 연인들이 주고받는 사랑 고백 같은 것은 한 번도 없었지만, 슈헤이가 도쿄로 돌아가고 난 다음부터 사치코는 마 음속으로 끊임없이 그를 의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P156

신부님은 정말 신이 있다고 믿는 겁니까? 만일 있다면 나에게 신이 있다는 걸 보여주시오. 난… 저 검은 연기를 보고 나서는 신도 사람도 믿을 수 없게 되었소. - P190

사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일본에서 동료들에게 엄격한 수도 생활을 요구했지만, 자신의 선의가 오히려 몇몇 젊은 수사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사랑하기 위해 했던 일이 상대방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 을 그때 깨달았다. ‘내가 이런 곳에 있다는 것을…‘콜베 신부도 역시 다른 죄수들과 똑같은 생각을 했다. ‘나가사키의 일본인들은 알고 있을까?‘ - P208

모두가 아무말도 없었다. 아, 어째서 이 세상은 이다지도 아름다운가. 어제까지 이 세상에는 사랑도 없고 기쁨도 없었다. 있는 거라고는 공포와 비참, 고문과 죽음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 세상은 어째서 이다지도 아름다운가. 그들은 이 세상을 바꾸어 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사랑이 없는 세상에 사랑을 주고 간 사람을…. - P300

적이라 해도 그 역시 사람이다. 오늘까지 그의 삶을 살아온 인간이다. 그 인생을 한순간에 지운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서운 일이었다. - P342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짧은 날들의 한순간 한순간을 후회없이살자. 그래서 그날들을 삶의 마지막 증거로 남기자. 그것이 슈헤이에게도 사치코에게도… 그렇다. 이 전쟁의 한복판에서 청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유일한 삶의 방식처럼 여겨졌다. - P428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렇습니다, 우리 세대의 사랑은 이제 이것으로 끝난 것이겠지요. 그렇다고 해도 그 사랑은 다른 세대가 알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464

사랑하는 이여,
생각해 보아요, 저 나라를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즐거움
거기서 우리 한가롭게 사랑하고
사랑하다 죽으리 - P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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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2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엔도 슈사쿠 작품도 전작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대단하십니다! 그러다 모든 작가 섭렵하시겠어요.ㅎ
12월에도 열렬한 독서 응원합니다. 새파랑님.^^

서니데이 2023-12-01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엔도슈샤쿠의 책이라서 그런지 출판사가 바오로딸이네요.
표지의 책제목 글씨가 좋아보입니다.
새파랑님, 오늘부터 12월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연말 보내세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새파랑 2023-12-02 11:14   좋아요 1 | URL
벌써 12월입니다. 연말이어서 그런지 시간이 잘안나고 바쁘네요 ㅜㅜ
바오로딸 출판사 마음에듭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12원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yamoo 2023-12-0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사쿠 책은 이미 갖춰놓고 있는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페이퍼를 통해 깊은강을 얼른 읽어야 겠다는 사명감이 발동합니다..ㅎㅎ

새파랑 2023-12-02 12:58   좋아요 0 | URL
슈사쿠는 그래도 침묵하고 깊은강이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