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타인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라는 건 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문제라는 겁니다 - P20
저는 그래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변화 가능성을 그렇게 쉽게 일축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인들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 P26
거리 두기. 이 네 글자. 바이러스 때문에 하는 거리 두기 말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건강하게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 없이 가능한한 오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물리적, 시간적, 그리고 심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 이게 이 세상 모든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P29
그래서 사랑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힘이 들 때가 많죠. 사람은 누굴 좋아하면 바라는 게 생기기 때문에. 그래서 아무 감정 없는 동료와 회사에서 종일 같이 있는 것보다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한집에서 종일 붙어 있으면 훨씬 더 많은 일들이 생기게 되는 거죠. - P30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게 남한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는 일이 죽기보다 어려울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런 대화를 하는 순간의 그 불편한 공기를 참느니 차라리 인연을 끊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을 한다는 거죠. 또 애초에 그런 게 가능했으면 내키지 않는 일은 거절을 할 수 있는 용기도 있었을 테고요. - P43
누굴 미워하지 않게 된다는건 결국 나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인데, 그래서 이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라는 것은 정말 간단한게 아닌 것 같아요. 누가 누굴 알고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평생이 걸릴 수도 있는 긴 여정이기 때문에. - P47
요약이라는 건요, 당장 받아들이기에 간편할지는 몰라도 필연적으로 오해와 단정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글에는 행간이 있고 맥락이라는 게 있는 건데 그걸 다 생략하고 핵심만 남긴다? 지금 문제집을 푸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300페이지짜리 책 한권을 한두 개의 문장으로 압축하듯, 수십 년 사람의 인생 역시 한두 마디 말로 요약한다고 생각해보세요. - P50
인간의 삶에는 노력을 아무리 해도 닿을 수 없는 소위 말하는 운이 좌우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걸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심지어 운조차 내 노력의 소관으로 이해를 해버리면 결국 세상만사가 다 내 탓이 되어버립니다. - P82
인생이라는 게 두 개를 다 가질 수는 없는 거니까요. - P96
이 세상은 사람의 지옥이다, 뭐 이런 말도 했었지만 인간은요, 사람한테 한 열 번 스무 번 데이다가 막상 한번 감동을 받잖아요? 그럼 그 힘으로 또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 P110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의심하고 외면하고 불러주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럴 때 어느 한 명,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그 감동은 평생을 갑니다. 그때 그분이 저에게 그렇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아마 저에게 필요한 온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로 너무 춥게 살아왔을지도 모릅니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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