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아름다운 걸 보면 감격해서 눈물이 나거든." - P33

"나는 속박당하기 싫어. 그냥 맘대로 하게 내버려둬." - P53

같은 사랑이라도 동성의 사랑과 이성의 사랑은 성격이 전혀 다르니 언니와의 관계를 이해해달라. 그러지 않으면 이 관계도 유지할 수 없다. - P64

"아 그래, 그래. 그뿐이 아닙니다. 동성애는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해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남편이 몇 번 바뀌어도 전혀 관계가 없죠. 그렇다면 누님과 미쓰코의 사랑은 부부애보다 더 영원불변입니다"라고 하더니 "아아, 저는 얼마나 불행한 남자일까요" 라고했다. - P103

헤이는 열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제까지 별별 여자들과 갖가지로 연애라는 것을 해보았지만 이 정도로 심술궂고 독종인 상대는 난생처음이었다. 나로 말하자면 막말로 온 세상이 아는 미남자 헤이주다. 이 세상 누구나 그 이름만 들어도 얼씨구나 하고 넘어왔는데, 아니, 이 정도로 콧대가 높은 계집이 있다니. 그야말로 느닷없이 귀싸대기라도 한 방 맞은 듯 잠시 멍해졌다. - P194

물론 그 순간에도 내가 과연 이런 행동을 해서 되겠는가. 아무리 은혜에 보답한다지만 어느 누가 보더라도 너무 지나친 행동이 아닐까………… 취한 상태에서 엉뚱한 일을 저질러놓고는 술이 깬 뒤에 후회하지 않을까…...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렇게 헌신적인 것은 좋지만 과연 그 뒤의 고독을 견뎌낼 수 있겠는가 하고,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런 속삭임이 들리기도 했지만, 뭐, 어떨려고, 그 뒤의 일은 나중에 생각할 일이다. - P246

옳다고 믿어의심치 않으면 술기운을 빌려서라도 저지르고 볼 일이다.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기를 각오했었는데 그까짓 고독 따위를 무서워하다니……… 이렇게 스스로를 비웃기까지 하면서 끝내는 사랑하는 그녀의 소매 끝을 좌대신께 넘겨주고 만 것이다. - P247

평생 어머니 얼굴을 확실하게 본 건 오로지 그 순간뿐이었다. 하지만 그때 봤던 눈이며 코며 전체적인 인상과 그 지극한 아름다움의 감동은, 오래오래 머릿속에 각인되어 평생 잊히지 않았다. - P281

생각하는 사람 있어
서로 떨어져 머나먼 곳에 있어
나 느끼는 구석 있나니
내 생각은 깊이깊이 마음속에 있나니
그가 있는 곳은 머얼리 있어 갈 수는 없지만
하루라도 그리지 않은 날은 없나니
마음속 생각은 깊고 깊어 지울 수는 없나니
저녁이면 생각나서 그침이 없고
하물며 이 등잔불의 야밤에
홀로 누워 빈방 지키나니 1시
가을 하늘 언제쯤이나 밝아지려나
바람과 비 소리만 바야흐로 창창(蒼蒼)
두타(頭陀)의 법을 깨치지 못했다면
어떻게 이 마음의 슬픔을 잊겠는가 - P290

부정관이라는 것은 설명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내용이라, 유모로서도 자세한 설명은 하지 못했는데, 요컨대 그것을 하면 사람들의 여러 가지 관능적인 쾌락이 죄다 한때의 미혹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이제까지 그립고 그립게 여겨지던 사람도
그리워하지 않게 되고, 눈으로 보아서 아름답다든가 먹어서 맛이 있다든가 냄새가 향기롭게 느껴진다든가 하는 것들이 실은 아름답지도 맛있지도 향기롭지도 않은, 더러운 것임을 터득하게 된다,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든지 어머니 일을 잊으려고, 단념하시려고 저렇게 수행을 하고 계시는 거라고 했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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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tta 2022-10-17 14: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참 좋죠.. 만(만지)은 마스무라 야스조 영화 쪽이 기억에 남습니다.

새파랑 2022-10-17 17:37   좋아요 1 | URL
만은 재미있고, 시게모토는 뭉클했습니다 ㅋ 이 책 너무 좋네요. 리뷰를 잘 써보려고 준비중입니다 ~!!

scott 2022-10-18 0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울지 마여 새파랑님 😂
가을 후딱 지나갑니다
서울 오늘 머플러 장갑 낄 온도🤗

새파랑 2022-10-18 10:04   좋아요 2 | URL
제가 좀 눈물이 많습니다 😅

mini74 2022-10-18 0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리뷰 기다릴게요 새파랑님 *^^*

새파랑 2022-10-18 10:04   좋아요 2 | URL
어제 퇴근해서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번개가 잡혀서 망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