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필립 로스의 글은 시원하고 강하다. 코로나도 예측한거 아닌가 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ㅋ


"그전에 폴리오를 먼저 좀 퍼뜨려야지. 우리한텐 그게 있는데 여긴 없잖아. 그래서 여기 와서 좀 퍼뜨려주자고 생각했지." - P21

"걱정할 것 없어." 캔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했다.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인생이 원래 그래." 그는 할아버지가 애용하던 구절을 인용하고 있었다. "늘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지." - P25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으며 삶이라는 불안한 전투에서 "대가를 치러야 할 때는 치르라"고 가르쳤다. 할아버지의 얼굴 한가운데 자리잡은 부러진 코는 세상이 할아버지에게 시련을 줄 수는 있었지만 결코 그를 짓밟을 수는 없었다는 것을 소년에게 증언했다. - P31

"왜 비극은 늘 그것을 당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덮치는거요." - P53

"그럼 누가 책임자죠?" 두려움에 사로잡힌 작고 거무스름한 여자는 감정으로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아이들이 폴리오가 닿는 곳에서 위태롭게 살아가야 하는 상황 때문이 아니라 폴리오 자체에 의해 이미 삶이 망가진 것처럼 보였다. 마이클스 씨보다 나을 것이 없어 보였다." - P57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상자 안에. 열두 살짜리가 영원히 열두 살짜리로 머물게 되는 상자 안에, 나머지 사람들은 매일 나이를 먹으며 살아가지만, 그는 늘 열두 살이다. 수백만 년이 흘러도 그는 여전히 열두 살이다. - P69

우리는 슬픔 속에서도 아이가 살아 있는 동안은 그 삶이 무한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 P72

이런 때 뉴어크를 떠나는 건 절대 비겁한 일이 아냐. 난 널 알아.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 하지만 너는 지금 그대로도 아주 용감해, 스위트하트, 네가 얼마나 용감한지 생각하면 무릎이 후들거릴 정도야, 인디언 힐에 온다 해도 정말이지 전혀 양심에 거리낄 것 없이 그냥 또다른 일을 하는 것일 뿐이야. 너 자신에 대한 또하나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고, 행복해지는 의무 말이야. 버키, 그저 신중하게 위험에 맞서자는 얘기야. 이건 상식이라고! - P93

"우리는 아무런 근거 없이 우리 자신을 가혹하게 심판하기도 해, 하지만 잘못된 책임감은 사람을 쇠약하게 만들 수 있다네." - P107

자네는 양심이 있는 사람이고 양심은 귀한 것이지만, 그것이 자네가 자네의 책임 영역을 넘어선 것에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시작한다면 그건 귀한 게 아니게 되네. - P109

두려움이 덜할수록 좋아. 두려움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어. 두려움은 우리를 타락시켜. 두려움을 줄이는 것, 그게 자네의 일이고 내 일이야. - P110

그의 분노의 대상은 이탈리아인이나 집파리나 우편물이나 우유나 돈이나 악취가 나는 시코커스나 무자비한 더위나 호러스가 아니라, 도무지 앞뒤가 맞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두려움과 혼란 때문에 유행병을 설명하기 위해 내어놓는 그 모든 원인이 아니라, 심지어 폴리오 바이러스가 아니라, 그 원천, 그 창조자 바이러스를 만든 신이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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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2-01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날 만년 ㅠ.ㅠ
네메시스!
새파랑님의 마지막 설 연휴를 함께 할 책들!

전 넷플 섭렵하고 있는뎅 ㅋㅋㅋ

새파랑 2022-02-01 23:25   좋아요 2 | URL
사진으로 보니 제 글씨는 정말 개판이네요 😅 전 아직 넷플을 본적이 없어요 ㅜㅜ

바람돌이 2022-02-02 0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의 글은 이상하게 페이지가 잘 넘어가진 않지만 항상 강렬한 한방을 날리는게 특기인듯요. 그래서 계속 읽게 되나 봅니다. ㅎㅎ 네메시스도 초반에는 그냥 평범한듯하다가 막판에 역시 강렬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읽으면 더 좀 그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싶기도 해요. ^^

새파랑 2022-02-02 08:51   좋아요 1 | URL
결말이 예상되긴 했는데 주인공이 경험한 감정의 혼란이 너무 잘 그려져 있네요ㅜㅜ 전 완전 공감 했어요~! 요즘이랑도 딱 맞는 책인거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