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은 좀 그랬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롭다. 나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흥미진진

그는 나나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꽉 붙든 팔에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이 그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는 그토록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지 않았고 원한을 갖지도 않았다. 그의 유일한 관심거리는 지금 붙들고 있는 그대로 그녀를 지키는 일이었다.

(헤어나올 수 없는 마력) - P261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마침내 그녀를 지겹게 했다. 그래서 말없는 저항감을 느꼈고, 어리석은 짓을 하고 싶은 생각이 미친듯이 일어났다. 훌륭한 남자를 소유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모든 걸 다 가져본 자의 권태) - P263

그는 자신의 실패를 깨달았다. 그녀가 어리석고 상스럽고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설령 독을 품고 있을지라도 그녀를 갖고 싶었다. - P274

"돈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는 없어요. 아시겠지만 고모, 그런 세계가 있든 없든 내 알 바 아니에요. 지금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 P301

나나가 여러 가지 추억으로, 육체의 치사한 욕망으로, 절대적이고 따뜻한, 거의 부성적이기까지 한 새로운 감정으로 그를 다시 사로잡고 있었던 것이다. 구역질나는 추억들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의 눈에는 이제 풍량이 보이지 않았고, 귀에는 아내의 간통 사건을 들먹이며 자기를 괴롭히고 밖으로 내쫓던 나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괴로웠지만 좋았던 기억만이 강하게 남았다.) - P364

나에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 아! 내가 원하는 것을 나에게 가져다줄 사람이 있다면. - P371

"절대로 안 됩니다. 나나가 창녀로 나오는 건 모두 바라는 바지만, 상류사회 부인으로 나오는 건 안 돼요." - P380

그리하여 나나는 남자들의 어리석음과 방탕함에서 거둬들인 돈으로 상류사회의 후작부인처럼 멋있는 부인이 되었다. 그것은 돈의 광란과 대담한 미모의 과시 속에서 이루어진 갑작스럽고도 결정적인 출세였 고, 품위 있는 저명인사로의 신분 상승이었다. - P388

그녀는 조르주가 퍽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저 친구로 대하고 싶을 뿐이고 그 이상은 안 될 일이었다. 하지만 조르주가 매일 네시에 찾아왔고, 그녀는 그가 너무 안돼 보여 이따금 무너졌다. 그를 옷장에 숨겨주며 아름다운 자기 육체의 부스러기를 맛보게 했다. 그러자 그는 그 저택을 떠나지 않게 되었다. 강아지 비주처럼 허물없이 여주인의 치맛자락에 감싸여 그녀가 딴 남자를 상대하는 동안에도 그 체취를 느끼고, 홀로 외롭게 있을 때는 그녀의 달콤한 말과 애무라는 의외의 소득을 얻기도 하는 것이었다. - P397

호화로운 저택 한가운데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면서도 나나는 따분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밤마다 남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화장대의 서랍 속에는 빗과 솔에 섞여 돈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그런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어딘지 허전함을 느꼈고, 하품 나오게 하는 구멍 같은 것을 느꼈다. - P405

내 어머니는 세탁부였고 아버지는 주정뱅이라 결국 술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요! 이런 이야기가 듣기 싫고 우리집 내력이 창피하다고 생각한다면.

(목로주점 생각이 났다) - P418

이건 한편의 촌극이 틀림없어!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고는 재미있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며 침실의 문을 바라보았다. 자정까지 열두어 명의 남자들이 모두 자기가 그애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친구의 입장으로 벽난로 앞에서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ㅋㅋ 이건 뭐 막장) - P488

여보, 당신을 못 견디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으세요? 그건 당신 자신이 부인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아니에요? 당신이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느라 외박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당신 부인도 그걸 눈치채고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당신이 부인에게 무슨 비난을 할 수 있겠어요? 부인은 당신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여주었다고 말할 거예요.

(남편부터 그런데 부인에게 뭐라고 할 수 있을까?) - 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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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19 2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달력에 있는 문장이 참 좋네요. 세고 싶은 것만 세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있는 거군요.
새파랑님, 추운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새파랑 2022-01-20 06:56   좋아요 1 | URL
역시 도선생님의 허를 찌르는 문장입니다 ㅋㅋ 저기있는 문장들은 다 좋더라구요^^

scott 2022-01-20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이 일력 고전 문구 달력!!
새파랑님의 독보적 세문집 완독 인증 달력으로!^^

새파랑 2022-01-20 06:56   좋아요 1 | URL
다이어리 대신에 저걸 쓰고 있습니다 ㅋ 이건 올해 매일 필사하는게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