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인데 등장인물도 많아서 읽기가 쉽지는 않다. 게다가 나나 주위의 막장은 내 정서로는 이해가 안된다 ㅎㅎ


이윽고 조에는 자기가 하녀로서 모신 부인들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그 부인들 가운데 그녀 덕분에 행운을 얻은 부인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녀가 없었다면 해괴한 말썽을 겪었을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컨대 어느 날 블랑슈 부인이 옥타브 씨와 함께 있을 때 영감님이 나타났는데, 그때 자신이 어떻게 했겠느냐는 것이다. 그녀는 응접실을 지나가다가 넘어지는 척했고, 영감님이 서둘러 부엌으로 물을 가지러 간 사이 옥타브 씨가 달아 났다는 것이다. - P59

파리 사교계란 얼마나 야릇한 세계인가! 가장 엄격한 응접실까지도 더럽혀지고 있다. - P97

"아시다시피 그애가 일을 저지른다 해도 내 잘못이 아니에요....." 그녀가 중얼거렸다. "사람은 누구나 젊을 때 이상한 짓을 하거든!" - P130

여자들은 창백한 얼굴에 목을 길게 빼고 선망의 눈동자를 반짝이며 만국박람회에 올 거라 기대되는 다른 왕들과 황제들의 이름을 들먹였다. 여자들은 모두 왕이 변덕을 부려, 하룻밤 같이 보내고 한밑천 잡을 수 있기를 꿈꾸고 있었다. - P134

그는 나나에게 사로잡혔다고 느꼈다. 오늘밤 그녀를 한 시간만이라도 소유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부정하고 전 재산을 팔아치워도 좋을 것 같았다. 그의 젊음이 마침내 눈을 뜬 것이다. 가톨릭교도의 냉정한 가슴속에, 중년 신사의 위엄 속에 청춘의 탐욕스러운 정욕이 갑자기 불타오르고 있었다. - P208

"마침 여자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나에게 새로운 이웃이 생겼는데, 여러분도 잘 알 만한 여자죠."

그녀는 나나의 이름을 댔다. 그러자 방되브르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요? 나나의 집이 이 근처라고요!"

포슈리와 다그네도 똑같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슈아르 후각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척하며 닭 가슴살 고기를 먹고 있었다. 남자들 가운데 그 누구도 웃지 않았다.

(가식적인 놈들) - P227

그 무렵 나나는 감상적인 소녀처럼 변덕을 부렸다. 몇 시간이고 달을 쳐다보기도 했다. 어느 날 밤에는 온 집안이 잠들자 조르주에게 함께 정원에 내려가자고 했다. 그들은 서로 허리를 껴안고 나무 밑을 산책했다. 풀밭에 가서 눕기도 했다. 이슬이 그들을 젖게 했다. 또 어느날은 방안에 묵묵히 앉아 있다가 죽을까 무섭다고 중얼거리며 소년의 목에 매달려 흐느끼기도 했다. - P233

안 그런가? 사랑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아무 보람도 없다. 이윽고 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지지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는 정직하지 못하게 행동해왔다. 하지만 이제야말로 선한 길로 들어설 것이다. 늙은이 하나를 잡았으니까.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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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19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저도 도서관에서 나나 업어왔는데 이번 주 읽어야죠. ^^ 에밀 졸라 <패주>에서 크게 데었는데, 이번에도 취향 아니면 손절할테야요. ^^

새파랑 2022-01-19 00:24   좋아요 2 | URL
제가 아직 패주를 안읽었지만, 그리고 나나도 이제 절반 정도 읽었지만 바람돌이님 취향이 아니실 수도 있겠습니다. 인물들이 좀 난잡해요 😅

하지만 제가 먼저 읽고 정확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락방 2022-01-19 08:44   좋아요 2 | URL
아 바람돌이 님.. 제가 읽은 에밀 졸라 중에서 <나나>가 제일 재미없었는데요... 아이고 이를 어쩌나요 ㅜㅜ

새파랑 2022-01-19 09:12   좋아요 2 | URL
저도 예전에 다락방님이 재미없다고 말하셨지만 왠지 읽어보고 싶어서 읽고 있는데, 약간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 많이 나오긴 합니다 ㅋ 이게 프랑스 문화? 라는 문화적 충격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