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상당히 두꺼운데 너무 재미있고 좋다. 역시 기차는 언제나 좋다.


우리의 삶은 죽음이라는 저 바다로 흘러드는 강과 같다. - P5

"전…… 저는 이 번호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잊어버리려고 했는데, 날아가는 편지를 본 순간, 적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연한 만남이 이후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 P11

이마에 적힌 숫자는 아직 남아 있었다. 그는 따뜻한 물에 수건 끝을 적셔 이마를 문지르려다 말고 멈칫했다. 몇 시간 후 그날 일어난 일을 다시 떠올려보면서, 거울 앞에 서 있던 바로 그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되었음을 깨달았다. 갑자기 수수께끼 같은 여자와 만난 흔적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그 찰나에 들었던 것이다. - P13

그가 라틴어 문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문장들이 과거의 모든 침묵을 자기 안에 품고 있기 때문이었고, 뭔가 대답하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언어는 온갖 소란스러움에서 떨어져 있었고, 확고부동하며 아름다웠다.

(라틴어를 배워볼까? ㅎㅎ) - P25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침묵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와 멜로디를 주는 경험들은 숨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영혼의 고고학자가 되어 이 보물로 눈을 돌리면, 이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게 된다.

(침묵하는 경험이 오히려 삶을 바꾼다.) - P27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 P28

6시 정각에 그는 역안내 데스크에 전화를 걸었다. 제네바에서부터 스물여섯 시간 동안 기차를 타야 했다. 파리를 거쳐 바스크 지방의 이룬에서 야간열차로 갈아타야 하며 리스본에는 아침 11시 무렵에 도착한다고했다. 그는 기차표를 예약했다. 제네바로 가는 기차는 7시 반에 있었다.

(언제나 행동을 먼저 해야 변화가 따른다.) - P43

너무 일찍 찾아온 인생의 비참함, 쫓기는 눈빛, 심각한 질병의 징후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변한 얼굴이 증명하는, 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황폐하게 만드는 잔인함이 그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주는 비참함) - P45

인생을 결정하는 경험의 드라마는 사실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할 때가 많다. 이런 경험은 폭음이나 불꽃이나 화산 폭발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서 경험을 하는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빛과 멜로디를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이 아름다운 무음에 특별한 우아함이 있다. - P55

"사람들은 가끔 정말 두려워하는 어떤 것 때문에 다른 무엇인가에 두려움을 갖기도 하지요." - P63

어떤 도시를 그곳에 있는 책을 통해 알아가는 것, 이는 그가 언제나 해오던 일이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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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05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일력의 아래, <읽은 척>은 뭐예요? ^^
조금 재미있었어요.
이 책 표지가 두 가지인데, 영화이후 나온 책인가봐요.
잘읽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2-01-05 06:47   좋아요 2 | URL
제가 글씨를 못써서 ㅎㅎ 읽은 책입니다~! 영화를 안봤지만 왠지 재미있을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2-01-05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득 기차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차 타고 여행 떠나고 싶네요.

새파랑 2022-01-05 13:25   좋아요 1 | URL
이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더이상 기차이야기가 안나오네요 ㅋ 기차에서 책보면 잘읽히고 좋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