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장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던 시절의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운 삶이라는 사회적 구조는 짐의 손으로 세워진 것이지만, 그날 저녁에는 붕괴되어 피비린내 나는 폐허로 화할 것 같았다 - P230
허영심은 늘 우리의 기억을 상대로 음침한 속임수를 쓰는 법이며, 모든 열정의 진실은 그것을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게 할 약간의 거짓을 필요로 하는 법이다. - P246
"길이 유료도로처럼 활짝 열려 있어서 거기에 들어서서 짐의 하찮은 영혼을 마음대로 흔들었다 뒤집었다 뒤엎었다 할 수 있었다." - P247
그들은 짐 자신이 살기에 부적합하다고 여기던 저쪽 세상에서 온 백인들이었고, 그가 버리고 온 세계는 이 백인 사자들과 함께 그를 은둔지까지 뒤쫓고 있었던 것이다. - P249
"인간이란 주변 사람들에 비해 별로 더 나쁘지 않으면서도 이따금 아주 간악하게 행동할 때가 있다오." - P262
그제야 짐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어떤 충동적인 뛰어내림이라는 사소한 일 때문에 한 세상을 피해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자기 손수 성취한 과업이 허물어져서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 자신의 백성들 사이에서 그가 부리는 하인이 안전하게 다니지도 못하게 되다니! - P281
"제가 당신께 절 버리고 떠나시라고 애원하던 날 밤을 기억하세요? 당신은 그럴 수 없다고 했지요.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불가능하다고요! 당신이 영영 절 버리지 않겠다고 말한 걸 기억하세요? 왜 그랬나요? 저는 당신께 약속해 달라는 요구를 하지도 않았어요. 당신은 요구받지도 않은 약속을 했다고요. 기억해 보세요." - P2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