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이 책 엄청나다는 생각이 든다.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그때 자네가 총살을 당하도록 그냥 내버려두는게 자네에게는 더 이로웠을 거라는 사실을 내 너무 늦게 깨달았구먼 - P26

그의 눈은 노여움과 극심한 무력감으로 축축해졌고, 자기에게 보수파 정권의 마지막 자취까지도 지워버릴 수 있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개시할 만한 젊음의 대담성이 없다는 사실을 전쟁에 패배하고 나서 처음으로 가슴 아파했다 - P26

문의 빗장을 벗겨낸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문에서 각양각색의 생김새와 피부 색깔을 지닌 다양한 모습의 사내 열일곱명이 밖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은 이 세상 어디에 있어도 누구인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고독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아들들이었다. - P27

언제나, 자나 깨나, 가장 황홀한 순간이나 가장 비참한 순간에도 항상 레베까를 생각했는데, 그것은 고독이 그녀에게 추억을 걸러주고, 살아가면서 그녀의 가슴에 쌓였던 추억의 쓰레기들 가운데 둔감해진 부분을 불살라주고, 나머지 추억, 즉 가장 고통스러운 추억을 순화시켜 주고, 확대시켜 주고, 영원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 P32

미녀 레메디오스는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남자들 사이에 초조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스쳐 지나갈 때마다 남자들의 마음을 괴롭혀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도록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 그 남자들을 아무런 악의도 없이 대하고, 결국에는 그냥 재미로 그들을 미혹시키곤 했다. - P49

미녀 레메디오스가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오묘한 바람이 어떻게 불어가는지 알아내려고 침착하게 행동했던 사람은 우르술라뿐이었는데, 그녀가 공중으로 올라가고 있던 침대 시트들의 눈부신 날갯짓 사이로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는 미녀 레메디오스를 보면서 빛이 이끄는 대로 날아가도록 내버려두고 있는 사이, 미녀 레메디오스를 실은 침대 시트들은 풍뎅이와 달리아 냄새가 배인 공기를 버리고 떠나서는 오후 네시가 되어가는 공중을 날아올라,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이 나는 새들도 쫓아가지 못할 만큼 높은 창공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 P57

그녀의 삶은 자신의 수의를 짓는 데서 다 지나가고 있었다. 실제로, 낮에는 짓다가 밤에는 다시 풀어버린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인데, 그것은 그런 식으로 고독을 이겨내겠다는 희망에서가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고독을 누리기 위해서인 듯싶었다. - P87

때로는 삶의 궤적에 그런 비참한 흔적을 남겼던 것이 가슴 아팠고, 때로는 너무나 화가 나서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대기도 했지만, 그녀를 죽음으로 질질 끌어가고 있던 향기롭고도 고통스러운 사랑에의 도취가 그녀를 가장 아프게 만들고, 가장 화나게 하고, 가장 쓰라리게 만들곤 했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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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2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최애 작품중 하나!👆

마지막 장이 압권 입니다!!

새파랑 2021-10-22 07:58   좋아요 1 | URL
이제 100쪽 남았어요 ^^ 너무 재미있어요~!!

페크pek0501 2021-10-22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완독한 작품을 만났네요. 열공하던 시절에 손에 잡은 책은 꼭 완독하는 버릇이 있어서 읽었지
요즘 같으면 읽다가 말았을 듯. 지루해서요.
얼마나 복잡하던지 이름들의 도표를 종이에 그려서 읽었다는...
아직 문학에 대한 안목 부족인가 봐요. 재독하고 싶지 않은 작품입니다, 저에게는.
노벨상을 받은 작품인데 말이죠. ^^

새파랑 2021-10-22 13:50   좋아요 1 | URL
작품마다 맞고 안맞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이름은 정말 복집한거 같아요 ㅎㅎ 전 재미있게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