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파느라 책을 제대로 못읽었다...역시 소세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뭔가 울리는게 있다.




이윽고 겐조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복잡한 두뇌를 조용한 밤의 지배에 내맡겼다. 밤은 머릿속의 혼탁함을 정화시키기에는 지나치게 어두웠다. 그러나 소란스러운 두뇌의 활동을 멈추기에는 충분히 고요했다. - P140

그는 부자가 되든지 명예로운 사람이 되든지, 둘 중 어느 하나를 정해 엉거주춤한 자신을 매듭짓고 싶었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일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그에게 무리였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되는 것 또한 세속적인 일을 신경 쓰기 싫어하는 겐조에게 맞지 않았다. 고민거리들을 잘 살펴보면 역시 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겐조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몹시도 초조해졌다. 돈의 힘으로 지배할 수 없는, 참으로 위대한 어떤 것이 있다는 사실을 그가 깨닫게 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 P156

떨어져 있으면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멀어지지만, 함께 있으면 설령 원수지간이라 하더라도 그럭저럭 살아가게 되지, 결국 그것이 인간이니까.‘ - P177

인적이 드문 거리를 걸으면서 겐조는 자신의 일만 생각했다. ‘너는 결국 무엇을 하러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그의 머릿속 어딘가에서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겐조는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가능한 한 대답을 회피하려고 했다. 그러자 목소리는 더욱 겐조를 추궁했다. 몇 번이고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겐조는 끝내 울부짖었다. - P261

"집요하는 남자답지 못하는 사실은 사실이야. 설령 사실을 지워버린다 해도 감정마저 없애버릴 수는 없으니까. 그때의 내 감정은 아직 살아 있어. 지금도 살아서 어딘가에서 꿈틀거리고 있다고. 내가 없애
더라도 하늘이 부활시키니까 어쩔 수 없어." - P272

"이 세상에 진짜로 끝나는 일이란 거의 없다고, 일단 한 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다만 다양한 형태로 계속 변하니까 남도 나도 느끼지 못할 뿐이야."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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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5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에 진짜로 끝나는 일이란 거의 없다고, 일단 한 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다만 다양한 형태로 계속 변하니까 남도 나도 느끼지 못할 뿐이야.˝]

밑 주울 쫘악~५✍⋆*

낼 새파랑님 한 👁 안 팔지 않고
리뷰 올리신다에 한표! 🖐^^

새파랑 2021-09-26 08:18   좋아요 1 | URL
이제 오늘이 되었군요 ㅋ 오늘은 꼭 쓰겠습니다 ^^

모나리자 2021-09-26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맨 밑에 문장 리뷰에 인용했었죠.ㅎ
정말 끝나는 일이란 없는 거죠. 죽기전까지는.
세상과 삶에 대한 통찰이 뛰어난 저의 최애 작가입니다.ㅋㅋ

새파랑 2021-09-26 10:45   좋아요 0 | URL
이 책 읽으니까 소세키가 어떻게 작가가 됐는지 알겠더라구요. 그의 생각도 엿볼수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