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성은 한번 사랑하게 되면 모든것을 한꺼번에 주어 버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사랑하는 바로 그 시간도 자신의 운명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도 그들은 아낄 줄 모르고, 나중을 위해 미뤄 두는 법도 없어. 그래서 그들의 아름다움은 사랑하는 사람의 내면으로 순식간에 옮겨가 버리는 거야. 이 움푹 패인 뺨도 역시 내가 그 사랑을 만끽하는 동안 내 내면으 로 흡수되어 버린 아름답던 그녀의 자태가 남긴 흔적이지. - P800
격정에 사로잡혀 몰입하는 사랑이란 마치 갑자기 일어나는 발각이나 숨막힐 정도로 목을 조르는 올가미와도 같기 때문이지. 일종의 열병과 같은 작용을 하는 거라고, 그런 종류의 사랑은 일단 만족감을 얻게 되면 바로 최면이 풀리고 곧 이어 감정이 돌변하기 시작하는 거야. 그래서 극도의 증오심과 혐오를 느끼게 되고, 급기야는 그대로 죽여 버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는 거라고. - P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