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페크의 세편의 희곡이 담겨져 있는 작품. 도대체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의 머릿속은 어떨까?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존재에 대한 작가의 사상은 놀랍기만 하다.

비겁한 놈, 넘어진 사람 목을 조르다니! 놔, 한순간만- 달란 말이야. 살게 해줘! 살게 해달라고! 꺼져 버려! 할 말이 너무나 많단 말이야!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이제는 안단 말이야!
(삶의 의미를 깨달았지만, 너무 늦게 깨달았다...) - P100
2.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영원한 게 어디 있나. 헛되고 헛되지. 흙에서 온 자 흙으로 돌아가는 거야. 그대들은 대체 언제까지 프랑스의 왕들 때문에 버릇만 나빠진 기사들이며 세습 여주들을 참아 주며 살 생각이지? 자신들의 특권에 대해 자연이 아니라 폭압에 감사해야 할 인간들은 누구인가? 우리의 땅, 우리의 법, 우리의 권리를 소유한 사람들은 대체 누구인가? - P106
그래요, 기적이죠. 그러나 기적에는 어김없이 해명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안 그러면 삶은 견딜 수가 없을거예요. 당신은 누구입니가? 어째서 오신거죠? - P129
만인에게, 전 인류에게 주어야 합니다. 모두가 똑같이 생명을 누릴 권리가 있단 말입니다! 하느님, 우리 삶은 너무 짧아요! 인간으로 지낼 시간이 이토록 짧다니! - P213
만물의 영장, 전능 좋아하고 앉아 있네! 대부분의 인간사는 오로지 무지 덕분에 견딜 수 있다는 걸 당신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소 - P215
아무도 3백 년 동안 사랑할 수는 없어. 아니, 희망할 수도 글을 쓸 수도, 노래할 수도 없어. 3백 년 동안 눈을 똑바로 뜨고 살 수는 없는 거야. 견딜 수가 없으니까. 모든게 차갑고 무감각해져. 선에도 무감하고, 악에도 무감하고. 천국에도, 이승에도 무감해져. 그러다 보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되지. 아무것도. 죄도, 고통도, 심지어 대지도, 아무것도. 오로지 의미를 지는 무언가만 존재하는 법이야. - P225
3. 하얀 역병
천벌, 천벌! 무슨 죄로! 말을 해보라고! 난 살아 보지도 못했어. 가난밖에 아는 게 없다고. 무슨 신이 이미 벌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또 벌하느냔 말이야! - P233
유행병 말입니다. 통제 불가로 확산되어 결국 세계 인구 전체를 감염시키고야 마는 질병이지요. 대단히 흥미로운 신종 질병이 거의 매해 중국에서 새로 등장하고 있단 말입니다. 다 가난 때문이지요. - P238
아빠! 우리가 사회에서 일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애기일 뿐이에요. 일자리도 없고 말이죠. 우리도 인생을 살고 가정을 꾸리려면 뭔가 희생이 필요하다는 거죠... - P253
"우리 총사령관을 중상하고 있다!", "가로등에 목매달아!", "쏴버려" 등의 고함소리,. 폭력적이고 시끄러운 소요 속에 군중이 갈렌을 에워싸고 포위를 좁힌다. 잠시 후 군중이 흩어지자 왕진 가방을 꼭 움켜쥔 채 땅바닥에 쓰려져 있는 갈렌의 모습이 드러난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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