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의 단편집. 그녀의 장편 만큼이나 단편 역시 너무 좋다.

"재밌네, 당신이 사냥을 하지 않는다는 게"

"10년이나 됐는데 이제야 놀라?"

"놀라는 데도 시간이 정해져 있나." - P20

제롬은 산양을 죽이지 않기로 했다. 왜, 언제,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필사적으로, 그리고 서툰 솜씨로 쫓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단순한 아름다움 혹은 거만함, 혹은 비스듬히 기울어진 눈 속에 비친 평화로운 동물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제롬은 이유를 알려고 들지 않았다. - P32

돌아가는 길에 여자는 잠깐씩 생각에 잠긴 니콜라의 옆모습을 훔쳐 보았다. 스무 살이었다면 이 남자를 미친 듯이 사랑했을 거라는, 지금까지의 삶이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낭비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의 삶은 낭비였을지도 모른다는...) - P47

하지만 결국 난 죽게 되겠지, 그렇다면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말해야 할까? 하지만 무엇에 대해 말하지? 우리에 대해서? 우리 사이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거의 없거나. - P55

"둘이 함께하는 행복이란...쉽지가 않네..."

그리고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어쨋든 이제 그에게 행복 같은 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행복이든, 마르트든, 다프네든. 이제 그는 뛰고 또 뛰는 심장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가 사랑하는 것은 그것뿐이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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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8-24 0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이디푸스 왕》 다 읽고 새로운 책을 만나시다니... 이것도 재미있군요 사강 소설도 예전에 한권인가 봤는데 제대로 못 봤네요


희선

새파랑 2021-08-24 06:50   좋아요 1 | URL
이 책은 단편집이어서 점심시간에 읽은 책이에요. 희선님하고 사강 소설 잘 맞을거 같아요 ~!!

scott 2021-08-24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 책 리뷰 올리시고 독서 슬럼프에서 벗어 나신다에 한 표!🖐

새파랑 2021-08-24 16:16   좋아요 1 | URL
오늘은 오이디푸스왕 리뷰를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 사강 소설 아직 다 못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