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남의 눈치만 보고 살았을까?
최리나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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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남의 눈치만 보고 살았을까?> - 최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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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작가님께 금전적 대가 없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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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스타그램에 독후감을 올리면서 (적긴 하지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몇 번 받아봤다. 그런데 작가님께 직접 연락이 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뭐라고 놀라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어쨌든 긍정적인 마음으로 도서를 받았다. 그렇게 받은 책은 <나는 왜 남의 눈치만 보고 살았을까?>라는 제목의 치유 에세이였다. 원래의 나는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최근에 읽은 에세이 <아무튼, 술>과 <젊은 ADHD의 슬픔>을 정말 재밌게 읽었던 데다가 이 책의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기분 좋게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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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당시의 나의 기분과는 달리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매우 어두웠다. 이 책은 작가님이 그동안 인생을 어떻게 살아오셨는지를 돌이켜 짚어보며 깨달은 교훈들이 담겨있다. 아직 인생을 살아본지 만 23년밖에 되지 않은, 그마저도 큰 굴곡 없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아온 내가 감히 작가님의 힘들었던 개인사를 읽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무거운 글이었다. ‘치유 에세이’를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거의 처음이다) 이렇게 어두컴컴한 심연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읽기 전 작가님이 DM으로 ‘읽고 놀라는 분들이 많으시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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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개인사를 내가 이 글에 요약하여 적는 것이 큰 실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망설여지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 어떤 내용인지는 소개를 해야하겠기에 조심스레 적여보겠다. 어릴 적부터 가부장적인 할아버지와 같이 살며 계속해서 움츠러들고 소심해졌고, ‘간질’을 ‘오랜 벗’이라 할 정도로 오랜 시간 앓아왔으며, 성인이 되어서는 두 번의 이혼을 겪었는데 그 과정은 고통 그 자체이셨다. 웬만한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욕먹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이야기가 작가님이 살아온 현실이셨다니… 읽으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삶을 살아오고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음과 동시에 괜시리 작가님께 죄송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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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매우 힘든 삶을 살아오셨지만, 지금은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하신다. 이 책에는 힘들었던 당시의 심정과 그를 극복한 방법들이 나와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직접 책을 읽어보고 느꼈으면 좋겠어서 이 글에서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언급하려고 한다.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제목과도 연결되는 내용인데,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을 기준으로 생각하게 되며 눈치를 보게 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중,고등학교 때 다른 친구들 눈치를 많이 보며 소심하게 살았는데, 그 이유가 그 당시 나의 자존감이 정말 낮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았다. 나 자신을 많이 사랑해야겠고, 어디든 당당하게 다닐 줄 알아야겠다는 깨달음을 다시 한번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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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이 책 출판사의 대표님도 ‘작가님, 이야기가 너무 무겁네요.’라고 하셨을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우울한 사람이 이 책을 읽다보면 더 우울해질 것 같은 느낌도 들긴 하지만, 결국 끝까지 다 읽는다면 위로를 받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용기를 얻을 것이다.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면서 이 글을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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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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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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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군대 훈련소였다. 훈련소에서는 휴대전화를 훈련병들에게 불출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책을 들여다보게 된다. 훈련소에 있던 진중문고 중에서 눈에 띄었던 책이 바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었다. 정확히 몇 회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당시에 읽었던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내게는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그 후론 젊은작가상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군생활하면서 한국문학을 많이 읽기도 했고 이번에 ‘북클럽문학동네’에서 웰컴키트로 받기도 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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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기 전, 그동안의 ‘젊은작가상’에 크고작은 논란들이 몇차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중에서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비판이 있는데, 바로 ‘젊은작가상의 주제’다.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고루 수상하는 것이 아니라, ’젠더 이슈’, ‘페미니즘’, ‘동성애 혐오’ 등의 주제를 잡은 작품들만 우대받는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훈련소에서 읽었던 ‘젊은작가상’ 작품집을 읽다가 덮었던 이유도 수록된 작품들이 다 비슷비슷한 분위기로 내게 불편함을 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올해의 <제 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도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이번엔 아주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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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집에서도 젠더 이슈나 동성애를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대다수이고, 이로 인해 알라딘과 왓챠피디아 등에서 적지 않은 악플들을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부분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젊은작가상’에서 추구하는 방향을 ‘페미니즘’, ‘동성애’ 등의 사회적 이슈를 시사하는 것으로 설정했다면, ‘젊은작가상’은 현재 그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사회적으로 ‘젠더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방향성을 설정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감히)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친 결과가 그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녀를 불문한 사회적 연대’이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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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 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그런 ‘젠더 이슈’와는 거리가 있던 작품들이었다. (당연히 나의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김멜라 작가님의 <저녁놀>은 성인용품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게 신선함을 넘어서 당혹감을 느꼈고, 김지연 작가님의 <공원에서>는 공원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는 여성의 모습을 드러내는 묘사가 너무 짙어서 나의 좁은 그릇이 감당하긴 부담스러웠다. 반면, 임솔아 작가님의 대상작 <초파리 돌보기>는 ‘모성애’와 ‘페미니즘’을 적절하게 섞어 문학적으로 잘 녹였다는 느낌을 받아 가슴이 뭉클해지는 작품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김병운 작가님의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은 ‘동성애’와는 또다른 ‘무성애’의 성적 취향에 대해 전혀 다른 시점으로 조명하여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함과 동시에 나의 좁은 시각을 넓혀주었다. 김혜진 작가님의 <미애>와 서수진 작가님의 <골드러시> 역시 한국문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잔잔하지만 묵직한 감정의 동요를 절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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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내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작품은 바로 서이제 작가님의 <두개골의 안과 밖>이다. 이 작품을 뭐라고 형용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는다. ‘SF’인가, ‘디스토피아’인가, ‘판타지’인가, ‘환상문학’인가, 아니면 전부 다? 전부 다 아닐 수도. 아무런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작품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평소 치킨을 ‘치느님’이라 칭하며 치맥을 즐겨하던 나 자신이 혐오스러웠다고만 하겠다. 읽으면서 내가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다 읽고 보니 ‘여운’으로 뒷통수를 세게 맞았고 이 작품을 다시 한번 더 읽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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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직후 약 1년 간은 특별 보급가 7700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이 책 꼭 읽어보라고 외치고 싶다.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작품들이겠지만, 문학성은 믿고 볼만한 한국 단편의 수작들을 모아놓았으니 한번쯤은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나는 앞으로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찾아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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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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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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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재인, 재욱, 재훈>을 재밌게 읽어서 정세랑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때마침 합정역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약속시간보다 일찍 가서 알라딘 중고서점 합정점을 방문했고, <이만큼 가까이>와 <지구에서 한아뿐>을 구매했다. 특히 <지구에서 한아뿐>은 외계인과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터라 정세랑 작가님이 쓴 로맨스 소설은 어떨지 매우 궁금해져서 이 작품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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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앞서 말한 대로 지구인 ‘한아’와 외계인의 사랑 이야기이다. 기대했던대로 편안한 분위기에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결말의 매력을 느낀 작품이었다. 근데 여기에다 ‘외계인’이라는 소재와 그 외계 행성의 '첨단 과학 기술' 등의 SF적 상상력이 더해져서 정세랑 작가님만이 써낼 수 있는 로맨스 SF 작품 <지구에서 한아뿐>이 탄생했다. 분량도 200페이지 가량으로 얇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가독성까지 갖추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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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자 웃음이 났던 장면은 바로 놀이공원 장면이다. 주인공 ‘한아’와 외계인은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기 위해 놀이공원을 가게 된다. ‘한아’가 외계인에게 궁금했던 놀이기구가 있냐고 묻고, 외계인은 우주여행을 컨셉으로 한 롤러코스터가 타고 싶다고 한다. ‘한아’ 역시 그 정도의 중급 롤러코스터면 첫 놀이기구로 나쁘지 않겠다고 판단하여 같이 타게 되는데, 외계인은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이상반응을 보일 뻔한 위기를 맞닥뜨린다. 운행이 끝난 뒤 ‘한아’가 이유를 묻자, 외계인은 실제 우주 여행을 상당히 비슷하게 따라했다고 하며 본인도 고향 행성에서 지구로 올 때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 답한다. 이 부분에서 특정 놀이공원이나 롤러코스터의 이름이 명시되진 않았지만, ‘롯데월드’의 ‘혜성특급’이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졌다. 그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외계인의 모습과 놀이기구에 대한 설명이 공감이 가면서도 색다른 시각이어서 웃음이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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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때에는 그 작품 속의 사회적인 문제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지구에서 한아뿐>에서도 그런 문제점이 등장한다. 바로 ‘환경 문제’이다. 주인공 ‘한아’는 환경 운동가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다. 예를 들면, 소의 방귀가 대기 오염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여 비건 레스토랑에 가기도 하고, 비행기 등의 이동 수단이 야기하는 대기 오염이 싫어서 여행 자체를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근데 내게는 이런 부분들이 조금 과하게 느껴졌다. 물론 환경 오염 등의 사회적 문제를 문학 작품에 담는 것은 좋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를 시사하는 것이 극의 흐름과 어울리지 못하고 오히려 흐름을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당연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자 취향이다. 지금까지 사회적 문제를 담은 많은 작품들이 불멸의 고전으로 남겨질 정도로, 그런 작품들이 가지는 의미는 명확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문학 작품’을 읽고 싶은 사람으로서 사회적 문제의 시사 보다는 문학 자체의 재미를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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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이 아주 조금 아쉽긴 했지만, 주인공 말고도 매력적인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여 재밌으면서도 감동을 받기도 했다. ‘한아 친구유리 털털한 성격과, 아이돌 팬클럽 회장인주영 뚝심있는 모습, 과거를 회상하며 뒤늦긴 했지만 진심을 담은 반성을 하는엑스등등. 정세랑 작가님의 작품을 읽는 것은 항상 어느 정도의재미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어도 충분히 따뜻하고 상상력 넘치며 재밌는 작품이었다. 아직 읽지 않은 정세랑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빨리 읽고 싶은 마음과 아껴가며 읽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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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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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 매들린 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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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문외한이다. 생각해보면 90년대에 태어난 나의 동년배들은 초등학생 때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신화 속 인물들을 마주할 기회가 있었겠지만 나는 그 만화를 아예 본 적이 없다. 어머니께서 ‘인간보다도 못한 신들의 막장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접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물론 어릴 때의 나도 그 만화에 대해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어서 별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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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으니, 그리스 신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신화 이야기들을 알고 있지만 나만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어쩌다가 듣는 신화 이야기들은 정말 자극적이고 재밌었다. (엄마가 그런 생각을 가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신화에 대해 공부까진 아니어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될지 막막했다. 그러다가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인스타 후기들이나 북튜버 분들의 호평을 보게 되어 관심이 많이 생겼고, <키르케>보다 <아킬레우스의 노래>라는 책이 먼저 집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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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활약한 전쟁 영웅이다. 책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아킬레우스’에 대한 서사를 담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봤을 때에는 이 책이 전쟁 소설일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절친한 친구인 ‘파트로클로스’와의 사랑과 성장담을 포함하여 ‘트로이 전쟁’이라는 소재를 보다 풍부하게 풀어낸 작품이었다. 사실 ‘파트로클로스’와 ‘아킬레우스’의 동성애는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라 처음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사춘기 소년들이 겪는 성장 서사,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쟁 영웅으로서 참전해야하는 심리, 자존심이 걸려있는 다른 영웅과의 갈등 등 다양한 상황들이 흘러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상당히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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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작품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입문작으로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뒷편에 나와있는 작가의 말이나 옮긴이의 말에서 <아킬레우스의 노래>는 그리스 로마 신화 및 원작 <일리아스>를 충실히 반영하여 각색한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신화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헷갈린다는 것인데, 풍부한 서사가 담긴 한 편의 책으로 접하면 그 이야기 속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쉽게 잊히지 않는 것 같다. 더구나 이 작품은 영국의 여성 문학상(당시 오렌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렇게 재미와 문학성을 갖춘 작품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입문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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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위에서 말한등장인물의 이름 어렵다는 점과 더불어 책의 중간 부분이 살짝 지루하다는 것이다. 책의 전반부가파트로클로스아킬레우스 성장담을 다룬다면 후반부는트로이 전쟁 본격화를 다루었다고 있는데,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중반 부분에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물론 부분을 읽을 때의 내가 집중력이 좋지 않았던 특수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지만,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분량이 없이 재밌기는 힘들 같기도 하다. 어찌됐든 나는 작품을 재밌게 읽었고, 빨리 <키르케> 읽고 싶다. <아킬레우스의 노래>보다 <키르케> 훨씬 재밌다는 후기를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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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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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ADHD의 슬픔> - 정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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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를 의미하는 정신질환 용어로, 모두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ADHD를 들어본 적 있는데, 보통 아동기에 많이 나타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나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성인 ADHD’라는 말을 인터넷상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했다. 그 용어들을 계속 접하다보니 요즘 그리고 과거의 나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보게 되었고, 나도 혹시 ADHD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도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고, 책을 읽을 때도 중간중간 딴생각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덜컥 겁이 났을 때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제목의 ‘젊은 ADHD’라는 말이 마치 나를 대변하는 것 같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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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 ADHD의 슬픔>은 정지음 작가님께서 직접 겪으신 ADHD의 증상과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기록들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는 느낌을 받은 에세이다. ADHD의 증상 혹은 그로 인한 영향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심각성이 느껴져서 절로 숙연해질 수 있는데, 이 책은 정지음 작가님의 재치 넘치는 필력 덕분에 읽는 동안 웃음이 나게 만들었다. 더구나 소설과는 다른 에세이라서 그런지, 마음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 내가 청소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청소가 결과 지향적인 것 같아도 실은 과정 중심적이기 때문이다. 싹 치워진 상태를 위해선 공간의 체계를 파악하고 비움과 수납을 반복하는 행위가 필요하다. 체계적, 규칙적, 반복적 과업에 약한 게 ADHD인데 청소는 딱 그 능력만을 요구했다.

🗣 소비에 대한 문제는 인생 내내 나를 따라다녔지만, 그 어떤 편법으로도 고쳐지지 않았다. 소비이자 ‘습관’이기에 개별 건수보다는 타성을 이기는 게 중요했다. 타성에 젖기만 하고 이겨본 적은 없는 내가 너무 큰 싸움을 시작한 건 아닌가 두려워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나와 싸우지 않으면 온갖 종류의 채권추심과 싸우게 될 테니 더욱 두려운 것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억제에 대한 타성보다 무서운 분출이 세상에 너무 많다.

🗣 “엄마는 어디가 아파?” “엄마는 마음이 아파.” “왜?” “응 엄마는 매일매일 집에서 혼자 너희들 보느라 아파.” 그 순간 내 마음에도 통증이 왔다. 종잇장처럼 마른 여자가 폭발하는 형제의 활동량을 감당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견디지 못하는 힘듦이 바로 아픔이구나 생각하고 그분이 행복해지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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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점은 바로 ADHD는 스펙트럼 질환이라는 것이다. 다른 일반적인 질병들처럼 ‘ADHD가 맞다/아니다’로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ADHD의 넓은 범위 어딘가에 있고, 그 범위 중에서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ADHD 진단을 받는다는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ADHD의 스펙트럼 속 어딘가에 속해 있을 것 같다. 정지음 작가님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위로가 되었고 동시에 그런 생각을 했음에 작가님께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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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기도 했고, 위로를 받기도 했으며, 웃음과 감동을 느끼기도 에세이였다. 다만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ADHD라는 하나의 주제만을 다루다보니, 후반부에 가서는 같은 의미의 다른 말을 반복하는 같다는 느낌이 들어 아주 살짝 지루했다. 내가 기존에 에세이를 읽지 않았던 이유도 이와 같다.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도 <젊은 ADHD 슬픔>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만큼 재밌게 읽었다는 , 다른 사람들은 책을 재밌게 읽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추측을 조심스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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