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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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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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명작이라고 있을 법한 추리소설을 읽은 같다. 입시 스트레스를 구매로 풀던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의 나에게 아주 칭찬을 보내고 싶다. 자그마치 5 전인 2017년에 구입한 책인데 책장 한켠에 썩혀두다가 갑자기 눈에 들어와 읽게 책은 (얼마 안되긴 했지만) 올해 읽은 작품들 단연코 최고였다. 에도가와 란포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작품이라는데, 과연 결정에 반대를 외칠 있는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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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전체적인 작품의재미. 보통 추리소설을 읽을 대충 누가 범인이겠거니 하고 추리를 한다. (물론 백퍼센트 적중하는 것은 아니다. 틀릴 때가 많다.) 하지만 <13계단> 범인을 전혀 예상할 없었다. 중후반부는 되어서야혹시 얜가…?’하는 생각을 했지만 (당연히 틀렸다) 초중반부는 그저 작가가 이끄는 대로 휩쓸리듯 읽었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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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책을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허한 십자가>라는 소설과 비교하고 싶다. 작품 모두사형 제도 소재로 다루고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둘을 비교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공허한 십자가>보다 <13계단> 손을 들어주고 싶다. <공허한 십자가>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었지만 내겐 임팩트가 강하지 않았다. 그저 흐르듯이 읽게 되고, 무난하게 마무리되는 작품이어서 따로 나의 인스타 피드에 독후감을 올리진 않았다. 반면 <13계단> 초중반의 미친 전개 속도에 한번 놀라고, 후반에 뒷통수 후려치는 반전의 결말에 두번 놀랐다. 그리고 책을 덮고 뒤에 찾아오는 묵직한 여운에 나는 두손두발을 모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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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줄거리를 잠깐 소개하자면, 상해치사로 2년을 구형받은 주인공준이치 가석방을 받아 교도소에서 출소한다. 그런 준이치에게 교도관난고 찾아와 거액의 보상금이 걸려있는 사건의 해결을 도와달라 부탁한다. 그것은 바로 범행 당시의 기억을 잃은 사형수 누명을 벗기는 것이다. 사람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며 숨겨져 있던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13계단> 읽으면 여러 가지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사건으로 합쳐지는 전개 과정을 있는데, 이러한 스토리의 스케일에 독자들은 감탄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칭찬을 하고 싶은결말' 단순히 진범이 누구였다는 반전 뿐만 아니라 사실은 자잘한 사건들이 얽히고 설켜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무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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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하긴 했지만, 책은사형제도라는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작품 안에서난고라는 인물이 교도관으로서 사형을 직접 집행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장면이 디테일하게 그려져있기도 하고, ‘사람을 죽였다 죄책감을 안게 되며 교도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난고의 심리 또한 섬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책을 읽으니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 입장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형을 집행하는 행위는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고통스러운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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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는 사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끔찍한 범죄자들(특히 아동 성범죄자 새끼들) 사형을 통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13계단> 읽고 나니사형 제도는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집행하지는 않는현재 대한민국의 사형 제도가 적합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명목 상으로는 남겨두되, 실제로는 집행하지 않는 것이 피해자든, 범죄자든, 교도관이든 모두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만약 범죄자가 사형당하게 되면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원망할 있는 존재가 없어져버려 더욱 괴로울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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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스타에 올리는 독후감들이 너무 길어진 경향이 있는 같아서 짧고 간결하게 쓰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13계단> 그러기엔 하고싶은 말이 많았던명작이었다. 그저 가벼운 추리소설이 아닌, 깊이 생각해볼 거리들을 던져주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품을 읽고 싶다면 책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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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모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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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 B.A.패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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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학교를 가거나 서울에 약속이 있는 날이면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가서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일부러 방문하기도 한다. 근데 최근들어 교보문고 말고도 자주 가는 서점이 생겼다.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이다.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있기도 하고, 알라딘 일산점이 교보문고 광화문점보다 가까워서 그런지 요즘은 알라딘을 많이 가는 같다. 작품 역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하였다. 나는 스스로 상태가 깨끗한 것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도 깔끔한 상태의 <비하인드 도어> 눈에 들어온 순간, 나는 책을 구입하지 않을 없었다. 그렇게 같은 작가의 <브링 >까지 권을 구입했고, 최근 다른 출판사에서 재출간한 <비하인드 도어> 먼저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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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을 애지중지하는 평범한 삼십대 중반의 여자 주인공그레이스 매우 잘생기고 능력있는 변호사 남자 주인공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이어졌으나, 알고보니 잭은 와이프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며 와이프가 느끼는 공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였고, 그걸 알게 그레이스는 그런 남편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사투를 그린 내용이다. 그레이스가 도망치려 할때마다 무서울 정도로 똑똑한 잭은 앞을 내다보며 그레이스의 탈출을 번번이 실패로 막는다. 그런 과거 시점의 내용을 읽다보면 그레이스가 멍청해보이는 답답한 기분을 느끼는데, 이후 그레이스도 각성하면서 잭이 파놓은 함정에 걸리지 않고 오히려 본인이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우는, 그런 성장한 모습을 보는 후반부의 전개가 긴장감을 크게 끌어올렸다. 과연 그레이스의 계획이 성공할 있을지 조마조마해지며 후반부에서는 책을 중간에 놓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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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괜찮은 심리 스릴러 영미소설을 읽은 같다. 이런 류의 장르물은 거의 대부분 찝찝한 결말로 마무리되는 일반적인데, 작품은 작은 반전과 함께 행복하게 닫힌 결말로 작품이 끝나기 때문에 책을 읽었을 개운한 기분으로 재밌다는 느낌을 받을 있었다.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전체적인 전개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다른 리뷰들을 찾아보니 읽으면서 숨막히는 긴장감을 느꼈다는 후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과거 시점과 현재 시점이 교차되면서 전개되는 것이 은근히 흐름을 끊는 같았고, 초중반의 전개가 아주 조금이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완독에 대한 기대감이 읽으면서 사라졌으나 작품은 훌륭한 가독성을 가지고 있었고, 중반부터 끝까지 200페이지 가량의 분량을 한번에 앉은 자리에서 읽을 있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빠르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개운한 마무리를 가진 심리 스릴러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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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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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 B.A.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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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B.A.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를 재밌게 읽어서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돈이 없을 때면 어김없이 찾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브링 미 백>과 함께 이 책을 발견한 나는 주저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둘 중 어떤 작품을 먼저 읽을까 고심하던 중 미대를 준비 중인 고3 동생이 <브레이크 다운>의 표지 디자인이 더 이쁘다고 하여 이 작품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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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에 대한 혹평을 하고 싶다.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인스타 피드에 올리지 말까 고민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구매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래도 몇 자 적어본다. 작품의 초반부는 나쁘지 않았다. 주인공이 천둥번개가 치는 날 밤에 숲 속의 길에서 살해당한 여자가 있는 자동차를 발견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며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좋은 출발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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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개연성 전혀 없이 갑자기 주인공의 기억 상실 증세가 심해져 주인공은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지고 주변 인물(남편, 친구 등)은 그들대로 피곤해지며 온갖 스트레스가 넘쳐나는데, 읽는 나도 스트레스 지수 폭발이었다. 더 심한 건 다음 내용으로 전개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같은 내용(기억 상실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의 다른 소재들(세탁기 사용법 까먹음, 친구 생일파티 까먹음 등)이 작품의 중후반부까지 반복되는 것이다. 혹시 작가가 분량을 채우기 급급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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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 나오는 반전도 그다지 놀랍지 않았고, 그에 따른 결말 마저 개운하지도 찝찝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마무리였다. <비하인드 도어>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실망스러웠다. 물론 책을 재밌게 읽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 한동안 작가의 책을 사지도 읽지도 않을 ...지만 이미 사두었던 <브링 > 읽어야 하니 제발 책은 <비하인드 도어>만큼 재밌길 바란다. 아니, 적어도 <브레이크 다운>같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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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오늘의 젊은 작가 26
김병운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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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 김병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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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리뷰들에서 언급했다시피 나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좋아한다. 알라딘 중고서점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책들이 젊은 작가 시리즈 작품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젠가 한번 알라딘을 갔을 책을 발견했고, 상태가 아주 깨끗한 것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구매했다. 그런데 후로 중고서점을 몇번 다녀보니 책이 많은 지점의 매대에 비치되어있었다. 젊은 작가 시리즈는 중고 서점에서는 찾기 어려운 편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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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엄청 길기도 하고 알라딘에도 많이 보이고 해서 작품에 대해 엄청 궁금해졌다. 책을 읽기 전에 책에 대한 정보나 리뷰를 찾아보는 것을 꺼리는 나지만 책은 미리 검색해보지 않을 없었다. 알게 되었다. 책은 동성애를 다룬 퀴어 소설이란 것을. 이러한 점이 책을 중고 서점의 매대에 많이 오르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 일부는 분명히 불편함을 어느 정도 느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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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는 권의 퀴어 소설을 읽었다. <그해, 여름 손님> 동성애 보다는 청소년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었고, <대도시의 사랑법> 제대로 동성애를 다루긴 했지만 표현이 상당히 직설적이고 적나라하여 재미는 있었지만 불편한 감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작품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다. 책의 뒷면에 나와있는 최은영 작가님의 추천사를 보면 책을 보다 적확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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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두려움과 고통, 용기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런 용기 있는 마음을 끝까지 거절하는 세상의 폭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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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만약 내가 작가로서 동성애를 다룬 소설을 쓰게 된다면 이런 작품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정도다. 책은 장으로 나뉘어져있으며, 1장은 주인공강은상(공상표)’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시점이, 2장은강은상 연애를 소재로 만든 작품의 시나리오와강은상 인터뷰가 교차되어 전개된다. 내가 재밌다고 느꼈던 부분은 바로 1장에서 나오는강은상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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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상공상표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로, 성소수자인 본인을 계속해서 부정하고 숨기지만 모종의 사건을 겪으며 커밍아웃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것만은 기필코 막겠다는 매니저 역할의 엄마와 누나의 말과 행동이 강은상을 공격하고, 이에 강은상은 아예 잠적해버린다. 강은상 본인도 그동안 자신의 성적 취향을 스스로 부정해오며 거짓된 가면을 쓰고 살아왔지만 더이상은 너무 힘들고 버겁다고 토로하지만, 강은상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진심을 귓등으로 듣지 않는다. 처음엔 심리 상담 치료를 받으라고 하고, 마지막엔 너가 게이인 존중겠으나 제발 세상에 공표만은 하지말라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스스로를 부정당하는 그런 말들을 숱하게 들으면서도 어떻게 버틸 있었을까. 1장은 강은상의 시점으로 전개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에게 감정 이입해서 작품에 몰입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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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강은상의 주변인물들처럼 굴었던 적이 있지는 않았나, 입밖으론 그들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정녕 속으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가, 작품처럼 그들의 용기를 거절하고 무시하고 부정하지 않았나, 이유없이 그들을 멸시하지는 않았나, 자신에 대한 많은 반성을 있었다. 최은영 작가님의 말처럼 책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픈 주인공강은상 내적 갈등, 갈등을 이겨낸 용기와세상의 혐오 외적 갈등이 나와있다. 책을 김병운 작가님은 세밀하지만 묵직한 문체로 작품을 집필함으로서 성소수자 분들에게는 사과와 위로의 메세지를, ‘세상 대변하는 독자들에게는 반성하라는 교훈의 메세지를 전달하신 같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호불호가 갈리다보니  책을 쉽사리 추천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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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뒤흔든 불멸의 여인들 1 - 중국 역사상의 10대 여성
장숙연 지음, 이덕모 옮김 / 글누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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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뒤흔든 불멸의 여인들> - 장숙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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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비소설 리뷰를 쓰는 것 같다. 얼마 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는데, 이번 올림픽은 유난히 논란거리가 많았다. 스키 인공설 논란이나 피겨 도핑 논란 등 다른 종목들도 말이 많긴 한데 ‘쇼트트랙’ 종목에서 아주 그냥 중국이 다 헤쳐먹으려고 하는 게 너무 심했던 것 같다. 아무튼 책 얘기로 돌아와서, 중국은 지금만 이러는 게 아니라 예로부터 이런 국가였고 이런 민족이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내가 특히 중국사를 재미있어하는 이유 역시 막장도 이런 개막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중국의 역사를 한번 더 알아보고자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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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에는 흔히 말하는 4대 미녀[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와 4대 악녀[달기, 여치, 측천무후, 서태후]가 있다. (어디서 이런 걸 정했는지는 모르며, 내가 적은 이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드라마 <펜트하우스>, <부부의 세계> 못지 않은 서사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작가가 중국 역사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10대 여성을 뽑아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10명의 내용을 모두 다루기에는 인스타에서 허용하는 글의 길이에 한계가 있어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 한 명만 내용을 추려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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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다뤄진 인물들 중 내게 가장 인상깊던 인물은 바로 ‘4대 미녀’ 중 한 명인 ‘왕소군’이다. 당시의 황제 ‘한 원제’는 각지에서 빼어난 미녀들을 선발하여 후궁 및 궁녀로 들었고 왕소군도 그 안에 들어갔다. 이때는 선발된 미인들이 직접 황제를 배알하는 것이 아닌, 화공이 그려주는 초상화를 통해 황제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 체계였다. 그리하여 많은 여인들이 화공에게 뒷돈을 주어 본인보다 더 예쁘게 그려달라 하였지만, 왕소군은 그러지 않아서 초상화보다 못생기게 그려져 황제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궁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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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흉노족의 ‘호한사선우’는 분열된 흉노를 통일한 후 한 원제에게 그의 공주를 자신에게 시집보내 화친을 맺자고 제안하였다. 한 원제는 이를 승낙하지만 본인의 딸을 흉노에게 보내고 싶진 않아서 남아도는 궁녀 중 아무나 한 명을 보내라 명하였다. 이 말을 들은 왕소군은 본인이 흉노로 가겠다고 자원했다. 이때 왕소군을 처음 본 황제는 보는 사람의 혼이 나갈 정도로 빼어난 왕소군의 미모를 보고 후회막심하였으나 본인이 뱉은 말을 돌이킬 수 없어 흉노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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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왕소군은 흉노로 넘어가서 한과 흉노의 화친을 견고히 하는 왕비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였다. 하지만 호한사선우의 죽음 이후 즉위한 ‘조도막고’가 본인의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는 욕심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던 왕소군의 아들을 독살한다. 남편을 잃고 아들마저 살해당하는 극심한 아픔을 이기지 못한 왕소군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한다. 왕소군은 매우 현명하여 아들을 문무에 인성까지 겸비한 훌륭한 인재로 키워냈고, 한과 흉노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그녀의 안타까운 결말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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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소군’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던 이유는 ‘색다름’이었다. 여기서 언급하진 않은 다른 인물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막장의 서사가 중국사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왕소군’만큼은 달랐다. 그녀는 현명했고 본인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일 줄 알았으며, 억울한 일을 당하더라도 복수심을 불태웠던 많은 여인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 나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물론 '재미'만 따지자면 가장 재밌던 이야기는 ‘측천무후’였다. 평민 출신인 그녀는 자신의 자식을 죽이면서까지 높은 자리에 오르고자 하였고, 결국 새로운 나라를 세우며 황제의 자리에 앉았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그녀가 훌륭한 정치를 펼쳤다는 것이다. 때문에 역사학자들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이 아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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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왕소군’, ‘측천무후말고도 정말 재밌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중국사를 가볍게 알고 싶은 사람들이나양귀비’, ‘서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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