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처럼 비지처럼 달달북다 5
이선진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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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달북다’ 시리즈는 지금 한국문학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12인의 신작 로맨스 단편소설과 작업 일기를 키워드별(로맨스×칙릿, 로맨스×퀴어, 로맨스×하이틴, 로맨스×비일상)로 나누어 매달 1권씩, 총 12권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선보이는 단편소설 시리즈이다. 가벼운 판형과 가격으로 독서하는 데에 부담이 되지 않는 터라 관심을 갖고 있는 소설 시리즈였고, 좋은 기회에 ‘달달 서포터즈 2기’에 참여하여 총 세 권의 책을 받게 되었다.

책을 받은 건 10월 28일, 책을 완독한 건 11월 1일. 그러나 리뷰를 오래도록 적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퀴어 문학에서 가장 안 좋아하는 류의 느낌을 풍기는 작품이었던지라, 쉽사리 글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만약 이 작품이 ‘내돈내산’하여 구입했더라면 그냥 리뷰를 남기지 않고 넘겼을 것이 분명하지만, 어쨌든 ‘달달서포터즈’로 활동하게 되면서 리뷰 작성 의무가 분명히 있었다. 그렇기에 어렵고 힘겹게 몇 자 적어본다.

<빛처럼 비지처럼>은 성소수자 남매 옹순모와 옹모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오빠 옹순모는 어머니에게 커밍아웃을 시도하지만, 냅다 두부싸대기(?)를 맞으며 제대로 된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게 되고, 이를 본 동생 옹모란은 그저 가만히 있기를 선택한다. 그리고 둘은 같이 ‘세중’이라는 어플남을 만나기로 하는데… 음… 어… 음… 개인적으로는 쉽게 공감할 수 없는 가벼운 퀴어 장르여서 그리 좋은 감상을 남기지 못하겠다. 조금 더 묵직한 여운이 있었으면 그래도 나았을 것 같은데, 여러모로 나의 취향과는 맞지 않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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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들의 섬
엘비라 나바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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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서포터즈2기

문학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을 말해볼까, 분량이 짧은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한다. 비현실적인 환상문학 보다는 현실적인 소재와 서사를 좋아한다.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보다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토끼들의 섬>은 그런 점에서 단 하나도 나의 취향과 맞지 않은 소설이었다. 그래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위의 점들과 취향이 잘 맞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재밌게 읽힐 만한 소설이라는 생각 또한 든다. 비채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읽게 되었지만, 주인을 잘못 만나 애석하게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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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밤의 달리기
이지 지음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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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서포터즈2기

해외문학을 읽을 때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면, <노란 밤의 달리기>를 비롯한 한국문학을 읽을 때면 항상 ‘현실을 뼈저리게 체감하는 기분’이 든다. 이 소설 또한 마찬가지다. 픽션, 즉 허구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한국 청년들의 현실의 낱낱을 그대로 드러낸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소설은 읽어볼 만한 시사점이 분명한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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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늦여름
이와이 슌지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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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서포터즈2기

일본 영화계의 거장 이와이 슌지가 쓴 감성 미스터리 소설, <제로의 늦여름>을 읽었다. 이 소설은 ‘사신’이라 불리는 화가의 흔적을 쫓는 이야기이다. 그의 그림 속 모델은 예외 없이 모두 죽음을 맞기 때문이다. 소재 및 설정 자체가 대단히 신선하고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 추적 과정이 단순한 추리 소설 마냥 별다른 감정없이 추리 과정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감성까지 더해져 한편의 잘짜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감상도 들었다. 정말 재밌게 읽은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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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젤과 소다수 문학동네 시인선 202
고선경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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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현대시는 더더욱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도 예전의 서정시는 읽다보면 가슴이 한없이 사무칠만큼 시구가 와닿을 때가 많은데, 현대시 같은 경우에는 그런 거 없이 오직 ‘이미지의 나열’만 무수히 늘어놓은 듯하달까. 조금 세게 말하자면 요즘 젊은 시인들이 독자에게 무책임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내가 어째서 <샤워젤과 소다수>를 읽게 되었는가 하면, 이건 다 ‘알라딘’ 때문이었다. 다른 온라인 서점에서도 그렇듯 알라딘에는 판매량과 직결되는 ‘세일즈포인트’라는 것이 있다. 보통 천 단위면 평타는 쳤다고 볼 수 있고, 그도 안되는 백 단위라면 아주 안팔린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시집은 자그마치 만 단위인 것이다…! 시집이 만 단위의 세일즈포인트를 찍은 걸 처음 보는 터라 도저히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읽은 이 시집은 현대시에 대한 나의 편견을 얼마 정도 깨부수었다. 한줄평에서도 말했듯이 이 시집은 MZ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정말이지 ‘힙’하기 그지없는 세련된 시집이라는 감상을 강하게 받았다. 그동안의 시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탄과는 전혀 다른 결의 감탄을 느꼈는데, 그런 느낌조차 너무도 신선해서 오히려 좋았다.

친구는 지우개를 빌려줬지 향기나는 볼펜을 빨아봐서

잉크맛 좀 아는 친구였어 도시락 모양 지우개는 기능을 못하더군

부서져 가루가 되었어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지 그 지우개의 용도는 귀여움이었는데

<잼이 되지 못한 과거> 부분

다시 보고 싶었던 드라마들은 이제 여러 OTT 플랫폼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어서

다시 보고 싶지 않아졌다

<내가 가장 귀여웠을 때 나는 땅콩이 없는 자유시간을 먹고 싶었다> 부분

새로운 혼잣말을 하고 싶다

고민은 여러 번 빨래한 청바지처럼 물이 다 빠졌다

<토마토 젤리> 부분

웃는 얼굴에 침 뱉기는 어렵지만

웃는 얼굴로 침 뱉기는 참 쉽다

<알프스산맥에 중국집 차리기> 부분

오늘은 재료 소진으로 일찍 마감합니다

팻말을 본 사람들이 아쉬워할 때

나는 그 가게의 주인이 되고 싶지

매일이 소진의 나날인데

나를 찾아오는 발길은 드물지

<돈이 많았으면 좋겠지> 부분

엄마는 늘 무언가의 효능을 궁금해한다

블루베리 효능

토마토 효능

치자 효능

나는 다정의 효능이나

시의 효능에 대해 골몰한다

감동 그리고 따뜻한 시선과 관심……

받겠냐?

내 시에 비타민이나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지는 않아

<건강에 좋은 시> 부분

어떤가. 혹 시 구절을 읽으며 피식 웃음이 나거나 ‘오…’하며 감탄하지는 않았는가? 아니라면 안타깝게 되었지만, 혹 그렇다면 이 시인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이다. 특히 다섯 장정도 되는 분량의 ‘스트릿 문학 파이터’라는 시를 읽으면서 폭소를 터뜨리기도 하였는데, 그 시는 워낙 분량이 길고 내용을 요약하기도 힘들어 직접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재밌는’ 시집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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