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매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8
김금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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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시리즈 관심이 많이 갔다. 앞서 언급한 김초엽 작가님의 <므레모사> 비롯해서 정용준 작가님의 <유령>, 한정현 작가님의 <마고> 등등 아주 재밌게 읽은 작품들이 많은 중편소설 시리즈이기 때문에, 시리즈로 출간된 김금희 작가님의 작품 <나의 사랑, 매기> 어떨지 궁금하여 마지막 도전이라는 심정으로 읽어보았다. (<경애의 마음>, <너무 한낮의 연애> 등의 작품이 나와 너무도 맞지 않았기 때문에 '도전'이라는 심경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처참한읽덮이었다. 애초에 작품 속의 주인공이 내연 관계로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어느 정도의 불쾌함을 디폴트 값으로 가진 시작해야되는 독서였고, 뒤로도 계속해서 둘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이 아니라 어쩔 없이 만나는 듯한, 소모적인 만남을 억지로 끌고 가는 듯한 모습이 작품의 중반부를 넘어가는 지점까지 계속되어 읽는 내내 너무도 답답하였다. 내게는 도무지 완독을 하려야 수가 없던 불편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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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러닝
이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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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러닝> -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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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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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와 제7회 중앙장편문학상을 동시 석권했다는 ‘괴물 신인’이라는 출판사의 작가 소개말에 홀린 듯이 이 책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나의 취향과는 정말 맞지 않았다. 나빴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출판사의 소개글을 보면 ‘작가가 가진 독창적인 유머의 세계가 가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책을 읽고 나면 크게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나에게는 작가님의 글이 ‘너무도’ 독창적이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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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된 여덟 작품은 전반적으로 공통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 점은 바로 작품의 소재와 인물들이 아주 독특하다는 것이다. 이는 첫번째 수록작이자 표제작인 <나이트 러닝>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싶다. (다 읽었지만 줄거리를 설명하기가 너무도 어려워 출판사의 글을 조금 빌리자면,) <나이트 러닝>은 모든 언덕이 무덤으로 이루어진 도시에서 죽은 남편을 향한 그리움으로 자신의 팔을 잘라버린(?!) 여자와 그로 인해 도시 전체에 불이 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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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대체 왜 그래요?” 

잔느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답했다.

“잘랐어.”

팔을? 자기 팔을?

“잔느 팔을 잔느가 잘랐다고요?”

“응. 잘라도 다음 날이면 다시 돋아나서 괜찮아.”

어째서?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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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소재와 전개를 가지고 있는, ‘환상 문학’이 바로 이런 작품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팔을 자르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데 다시 자라나…?? 이게 뭔?????’ 같은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게 아니라 어떤 서사를 구성하기 위해 독자들에게 알려져야 할 무언가에 대한 작가님의 감각이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런 듯하다. 어쩌면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글을 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정말…. 나의 취향과 전혀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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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감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에 국한된 것일뿐,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취향을 완전히 저격할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것임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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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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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별> - 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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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독서에 발을 들여놨을 무렵인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아주 큰 충격을 받았었다. 괴기스럽다고 할 수 있을 법한 소재를 너무도 덤덤하게 풀어내고 있는 그 작품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 한강 작가님의 작품은 되도록이면 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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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정용준 작가님의 에세이 <소설 만세>에서 한강의 <작별>이라는 작품에 대한 글을 보고선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읽게 된 <작별>이라는 단편 소설은, 이전에 내 머릿속에 강하게 새겨진 <채식주의자>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감상을 남겼다. 따뜻하고, 슬프고, 애처롭고, 아련하고… 눈물이 차오를 듯 울컥하게 만드는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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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주인공은 어느 날 불현듯, 정말 느닷없이 눈사람으로 바뀐다. 마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속 ‘그레고르 잠자’ 처럼, 눈사람으로 바뀐 이유나 원인을 전혀 설명하지 않은 채 이야기는 그대로 전개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별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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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본인이 곧 녹아버리게 될 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하지만 이를 부정하고 도망치려 발버둥치는 모습이 아닌,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 그래서 주인공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연락을 드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녁밥 사먹을 돈을 쥐여주고, 앞으로는 혼자서 살게 될 중학생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작품은 그 과정의 중간중간마다 그녀가 살아온 삶을 간간히 묘사하는데, 이 역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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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빛에 저절로 떠진 그녀의 눈이, 미리 깨어 있던 아기의 검은 눈과 마주쳤었다. 왜 그랬는지 그날따라 아기는 보채지 않은 채 그녀가 눈을 뜨길 기다리며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둘의 눈이 마주친 순간 아기가 소리 없이 웃었다. 그렇게 절대적인 믿음이 담긴 웃음을 그녀는 그날 처음 보았다. 흔히 말하는 절대적인 사랑은 모성애가 아니라 아기가 엄마에게 품은 사랑일지 모른다고, 신의 사랑이란 게 있다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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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작별 비슷한 단어처럼 보이더라도 엄연히 다르다. 이별은 서로 갈리어지는 것만을 뜻하는 반면, 작별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말하기 때문이다. , 뉘앙스만이 다르다고 느꼈던 둘의 분명한 차이점은 바로인사 건네는 것이다. 작품의 제목이이별 아닌작별 것도 바로 여기에서 설명할 있다. 주인공은 눈사람으로 변했지만 곧바로 죽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녹아버릴 때까지의 시간이 있었으므로 주인공은 주변 사람들에게작별인사를 건네는 데에 시간을 소모하는 것을 선택했다. 과정을 덤덤하면서도 쓸쓸하게 그려낸 작품은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같다. 만약 내가 죽음을 앞두고 잠깐의 시간을 얻게 된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더불어 주변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로 했다면 어떤 방법으로 인사를 전할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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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0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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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 이병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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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 대한 감상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아서 막막하다. 그만큼 나는 ‘시’와는 거리가 멀었던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시’라고 하면 항상 막연하게 어렵다고만 생각하고선 애초에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갑자기 시집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일단 이병률 작가님의 <혼자가 혼자에게>라는 산문집을 감명깊게 읽어서 이분이 쓴 시가 궁금해졌다는 것과, 때마침 방문한 알라딘 중고서점에 이 시집이 있었다는 것, 최상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아주 저렴했다는 것 등등 모든 사건이 우연히 맞아 떨어진 듯하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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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읽어본 이병률 작가님의 <바다는 잘 있습니다>라는 시집의 총평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전체적으로 어렵긴 했으나, 마음에 와닿는 시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무슨 뜻을 내포한 표현일까’ 싶게끔 해석하기가 어려웠던 시들이 많아서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건너뛰는 시들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마음에 와닿는 시 혹은 일부 구절에 인덱스를 붙여보니 꽤 많은 곳에 인덱스가 붙여져 있었다. 그 말인 즉슨, 나조차 알게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많이 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시집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 중 일부를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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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식당의 젓가락은

한 식당에 모여서도

원래의 짝을 잃고 쓰여지는 법이어서


저 식탁에 뭉쳐 있다가

이 식탁에서 흩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지나 닳고 닳아

누구의 짝인지도 잃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다가도

무심코 누군가 통에서 두 개를 집어 드는 순간

서로 힘줄이 맞닿으면서 안다


아, 우리가 그 반이로구나

 - <두 사람>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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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너무도 바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과거에 정말 친했던 친구와도 연락을 꾸준히 주고 받기가 힘들어져 그 우정의 농도가 점차 옅어져갔던 경험이 다들 한번쯤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시는 그에 대해 위로를 건네주는 듯했다. 아무리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더라도 정말 마음이 잘 맞았었다면, 아주 오랜만에 만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그 인연을, 우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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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학생인 나에게 있어서 오래전의 친구라하면 고작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이 전부일테지만, 부끄럽게도 이때의 친구들과는 연락조차 오고가질 않는다. 그때엔 정말 친하게 지냈었는데, 싶어서 울적해지기도 하고, 그럼에도 그들을 떠올리면서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즐거웠던 추억들이 떠올라 행복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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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총을 쏴라 - 제8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김경순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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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총을 쏴라> - 김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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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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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중에서 ‘총’을 소재로 한 작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아직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하여 그런 작품들을 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총기 소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워 그런 듯하다. 그래서인지 ‘총’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출판사의 소개글에 눈길이 갔다. 지금까지 읽은 한국 문학 중에서 ‘총’을 소재로 한 작품은 읽어본 적 없었기에,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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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장르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전형적인 ‘후더닛(whodunnit)’ 구조의 추리소설이 아닌, 범인의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를 추적해가는 ‘와이더닛(whydunnit)’의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추리소설에 익숙해져 있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은 색다른 신선함을 만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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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용적인 측면에서 감상을 덧붙이자면, 일반적인 추리소설들과는 다른 ‘묵직’한 여운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장르의 소설들은 ‘스포일러’를 배제해야만 하기 때문에 결말에 대한 설명을 언급하지는 못하겠으므로, ‘총’이라는 소재에서 오는 무게감이 느껴진다고만 말하고 싶다. 소설의 초반부와 이어지는 중반의 전개까지 ‘총’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뤄지는 듯하였으나 후반부의 결말에 다다라서는 ‘민족’적인 차원의 역사적 접근까지 이루어져 독자들에게 한결 묵직한 교훈 내지는 여운을 선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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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소개는 따로 하지 못하였다. 어쩐지 줄거리 요약을 하는 순간 결말까지 순식간에 적어내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낯선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독성과 흡인력이 좋았던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그냥 무언가 튀는 느낌 없이 무던하고 무난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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