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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러닝
이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나이트 러닝> -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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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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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와 제7회 중앙장편문학상을 동시 석권했다는 ‘괴물 신인’이라는 출판사의 작가 소개말에 홀린 듯이 이 책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나의 취향과는 정말 맞지 않았다. 나빴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출판사의 소개글을 보면 ‘작가가 가진 독창적인 유머의 세계가 가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책을 읽고 나면 크게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나에게는 작가님의 글이 ‘너무도’ 독창적이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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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된 여덟 작품은 전반적으로 공통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 점은 바로 작품의 소재와 인물들이 아주 독특하다는 것이다. 이는 첫번째 수록작이자 표제작인 <나이트 러닝>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싶다. (다 읽었지만 줄거리를 설명하기가 너무도 어려워 출판사의 글을 조금 빌리자면,) <나이트 러닝>은 모든 언덕이 무덤으로 이루어진 도시에서 죽은 남편을 향한 그리움으로 자신의 팔을 잘라버린(?!) 여자와 그로 인해 도시 전체에 불이 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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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대체 왜 그래요?”
잔느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답했다.
“잘랐어.”
팔을? 자기 팔을?
“잔느 팔을 잔느가 잘랐다고요?”
“응. 잘라도 다음 날이면 다시 돋아나서 괜찮아.”
어째서?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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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소재와 전개를 가지고 있는, ‘환상 문학’이 바로 이런 작품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팔을 자르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데 다시 자라나…?? 이게 뭔?????’ 같은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게 아니라 어떤 서사를 구성하기 위해 독자들에게 알려져야 할 무언가에 대한 작가님의 감각이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런 듯하다. 어쩌면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글을 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정말…. 나의 취향과 전혀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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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감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에 국한된 것일뿐,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취향을 완전히 저격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것임은 분명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