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하게 집단폭행과 괴롭힘을 가한 학생들을 친구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예를 들어 " 같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중학생이 자살했습니다 운운..." 하는 경우입니다. 친구란 마음을 터놓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일컫습니다.그런데 어찌 그렇게 잔인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괴로움을 주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존재가 친구입니까. 그냥 동급생일 뿐이죠.
"요즘 어린 친구들은..." "요즘 젊은 친구들은..." 과 같은 말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런 어린 사람이나 젊은 사람과 친구처럼 지내겠다는 뜻으로 이런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오히려 "나는 너희들보다 더 나이도 많고 서열이 높단 말이야" 하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그러고 보니 문맥에 따라서 친구라는 말이 여러가지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장애여성 (주로 지적 장애가 있는 10대~20대 여성) 성폭행의 가해자들은 아무래도 고령의 남자들일 경우가 태반입니다.농촌엔 젊은 남자가 거의 없으니까요.그런데 이런 가해자들을 어르신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인근의 어르신들이었다..." 이런 식의 표현이죠.참으로 해괴한 어법입니다.어르신은 중립적인 용어가 아니라 높임말입니다.그런데 성폭행 가해자를 어르신이라니...노인을 존경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이런 경우에까지 어르신을 남용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아무리 좋은 단어라도 남용하고 오용하면 과유불급! 쉬운 단어라도 어법에 맞게 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