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하게 집단폭행과 괴롭힘을 가한 학생들을 친구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예를 들어 " 같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중학생이 자살했습니다 운운..." 하는 경우입니다. 친구란 마음을 터놓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일컫습니다.그런데 어찌 그렇게 잔인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괴로움을 주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존재가 친구입니까. 그냥 동급생일 뿐이죠.

 

    "요즘 어린 친구들은..." "요즘 젊은 친구들은..." 과 같은 말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런 어린 사람이나 젊은 사람과 친구처럼 지내겠다는 뜻으로 이런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오히려 "나는 너희들보다 더 나이도 많고 서열이 높단 말이야" 하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그러고 보니 문맥에 따라서 친구라는 말이 여러가지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장애여성 (주로 지적 장애가 있는 10대~20대 여성) 성폭행의 가해자들은 아무래도 고령의 남자들일 경우가 태반입니다.농촌엔 젊은 남자가 거의 없으니까요.그런데 이런 가해자들을 어르신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인근의 어르신들이었다..." 이런 식의 표현이죠.참으로 해괴한 어법입니다.어르신은 중립적인 용어가 아니라 높임말입니다.그런데 성폭행 가해자를 어르신이라니...노인을 존경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이런 경우에까지 어르신을 남용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아무리 좋은 단어라도 남용하고 오용하면 과유불급!  쉬운 단어라도 어법에 맞게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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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2-2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맞는 말이에요, 첫 문단 읽고 감탄했습니다.
`동급생`이라는 단어가 그럴때는 딱 적당할 것 같아요.
되도록이면 앞에 파렴치면, 인간 말종의 같은 수식어를 첨가한다면 더욱 맛깔날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12-30 16:22   좋아요 0 | URL
동급생이 다 친구는 아니니까요.

조선인 2011-12-2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 진짜 동감!!!
왕따... 너무 무서워요.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1-12-30 16:23   좋아요 0 | URL
왕따와 집단괴롭힘을 구분해서 쓰자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달사르 2011-12-29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공감요! 저도 생각해보니, 들을 때마다 귀에 걸렸던 부분이네요. 좋은 지적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2-30 16:23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cyrus 2011-12-29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정말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피해자에게 정말로
친한 마음, 우정에 대한 감정도 한 치만큼도 들지 않았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친구'인마냥 쓰는게 우습기도 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12-30 16:23   좋아요 0 | URL
입은 비뚫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으니까요.

마법천자문 2011-12-29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쓰레기'로 통일하면 간단하고 좋은데요.

노이에자이트 2011-12-30 16:24   좋아요 0 | URL
신문이나 방송에서 쓰기엔 좀...하하하...

stella.K 2011-12-30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지 않아도 저도 그게 귀에 거슬리더군요.
그래서 저도 님과 비슷한 페이퍼 올릴까 생각했는데
먼저 올리셨군요. 잘하셨습니다. 전 그럼 간단히 추천만...^^

노이에자이트 2011-12-30 16:25   좋아요 0 | URL
비슷한 심정을 지닌 이들이 많을 겁니다.

페크pek0501 2012-01-0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좋은 지적을 하셨습니다. 님은 아무래도 알라딘에서 없어선 안 될 분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1-02 16:52   좋아요 0 | URL
없어서는 안 될 사람...정말 좋은 칭찬입니다.힘이 납니다.

햇빛눈물 2012-01-06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노이에자이트님 새해 건강하시길...인사가 좀 늦었네요. 한동안 게으름을 너무 피워 서재에 한동안 관심을 두지 못했네요. 짧고 간단한 내용이이지만, 정말 중요한 지적 같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단어의 뜻을 그냥 지나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도 남자학교이다 보니 좀 거친 놈들이 있죠. 제가 보기에(아니 누가 보기에도) 때리고 괴롭히는 광경인데, 제가 불러다 애기를 하면 가해 학생이 첫번째로 하는 대답이 "그냥 장난이에요."라고 하죠. '장난'이라. 또는 "평소에 친한 친구라..."라고 애기하기도 하죠. 이런 학생들에게 '장난'이라는 말과 '친구'란 단어에 대해 30분 동안 설명 아닌 설명을 하곤 하죠. 하여튼 요즘 '학교', '교육'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사건이 너무 많이 일어나 씁쓸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1-07 16:10   좋아요 0 | URL
학생들에게 인권교육을 좀 더 철저히 해야겠어요.인권을 침해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정신을 갖추도록 말이죠.장난으로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되죠.

햇빛눈물 님도 새해엔 더 왕성한 서재활동으로 많은 이에게 도움을 주세요.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