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청소년들의 부모세대인 중년들은 청소년 시절에 어른들에게 어떤 말을 듣고 지냈을까? 청소년들이 한 번 쯤 궁금하게 여길 만하지요. 까마득한 옛날에도 요즘 어린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어른들의 한탄이 있었다지만 진짜 실감하려면 지금 살아 있는 세대들과 관계되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1983년은 전두환 정부 시절인데 이때 대한민국 교육사상 초유의 실험이 시작됩니다.바로 중고등학생들에게 사복 입고 학교 갈 수 있게 한 것이죠.교복이 없어진 중학교와 고등학교...당시의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각이 잘 나타난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의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이런 일에 대한 책임을 문교부가 질 일도 아니며, 학교교육이나 사회교육이 질 성질의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정교육의 결함으로 지적되어야 할 일이다.
자식의 잘못이 그들의 부모로부터 교정되지 않으면 학교나 사회에서는 교정되지 않는다.이런 것이 이른바 일상의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부모에게 주어진 가장 소중한 임무의 하나는 자식들을 건강하게 바로 키워 놓는 일이다. 이 임무를 포기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방치하는 일이 된다. '표준규격' 83년 11월호, 신봉승<역사의 강물에 빠지며, 허적이며>(금성출판사 1987) 104쪽에서 재인용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한탄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특히 1983년 부터 몇 년 간은 교복이 없어진 때라서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을 보는 시각이 더 차가왔을 것 같습니다.정부가 쓸 데 없는 짓을 해서 애들 버려놓는다는 말을 한 어른들도 많았다고 합니다.하지만 세월이 흐르고...그때의 중고등학생들은 이제 40대초 중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그 바로 직전에 시커먼 교복을 입고 다니던 이들과 다른 경험을 했던 이들...하지만 시커먼 교복 입은 학창시절을 경험한 사람들도, 교복 없이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사람들도 그 이후 세대들이 보기엔 모두 똑같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다시 교복을 입기 시작하다가 1990년 이후엔 다시 교복 시대가 되었습니다.교복을 안 입어서 청소년들의 버릇이 없어지고 범죄도 늘어난다면서 교복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기성세대들의 불만도 교복시대를 다시 불러온 원인이 되었지요.그러고 보면 교복 자율화의 혜택을 받고 청소년 시절을 보낸 이들의 경험은 우리나라에서 대단히 독특한 경험일텐데...이들을 따로 지칭하는 이름이 없군요.잃어버린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