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는 우리나라에서는 광주 및 전남 지역에만 납니다.일본에는 홋카이도나 동북지방을 제외하곤 어디나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호남에서도 전북엔 나지 않습니다.어떤 재일교포가 한국에 장기출장 와서 무화과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고 하는데 전남지방에 여행갈 일이 있어서 무화과를 파는 걸 보고 한국에 무화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하지요.온난화니 뭐니 해서 강원도에서도 사과를 재배하는데 아직도 이렇게 재배하는 곳이 한정되어 있으니 좀 특이한 과일이죠.1박2일에서 영암의 무화과 농장을 보여주는데 강호동이나 이수근도 처음 먹어본다고 신기해하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무화과 못먹는 사람이 호남지방에도 꽤 있습니다.그런 사람들 말로는 느글거린다고 하는데...글쎄요.심지어 비계 씹는 것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못먹는지 제 동생들도 그다지 안 좋아하더군요.나는 잘 먹습니다.제일 좋아하는 과일이지요.어떤 사람은 껍질을 벗기느라 한참 걸리는데 나는 그냥 껍질이건 뭐건 다 먹습니다.한알 다 입에 넣고 시원하게 먹어치웁니다.감과 무화과는 가을의 별미지요.
광주에는 주택가에 가끔 대추나 감 혹은 무화과를 심어놓은 곳이 있습니다.정류장 옆에 늘어진 감나무의 홍시를 따먹을 수도 있지요.요즘 어린이들은 홍시를 잘 안 먹는 것 같습니다.실제로 과잉생산되기도 하구요.그런데 무화과를 따먹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무화과를 따면 꼭지에서 하얗고 진득진득한 게 나오는데 이게 좀 감촉이 안 좋거든요.그래도 그런 것만 감수하면 맛있게 따 먹을 수 있습니다만...
이 동네 산 지 꽤 되었는데 자주 지나다니는 아파트 담벽 부근에 무화과 나무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동네 주민들이 가끔 몰래 쓰레기도 버리는 지저분한 곳인데 저런 무화과 나무가 있다니...어...언제 저게 있었지...사람 관찰력이란 게 참 믿을 게 못되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그동안 통 못봤으니까요.그 부근에는 감나무도 있는데 늦가을이 되어 익어도 동네 어린이들이 통 따가지를 않았습니다.무화과에서 나오는 그 진득진득한 액 때문에 따 갈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9월 말 경 익으면 가볍게 몇 개만 따먹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