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말고 파리로 간 물리학자
이기진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잘재잘 떠들면서 즐겁게 보게 되는 책. 아, 파리가고 싶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 말고 파리로 간 물리학자
이기진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유퀴즈를 보다가 물리학자이자 씨엘 아빠인 이기진이 출연한 것을 보았다. 그냥 '물리학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주어서 그 이야기가 궁금했던 차였다. 그러니 이렇게 책을 출간한 소식을 듣고서는 덥석 읽어보겠다고 나섰다. 파리에서의 생활도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었고, 그냥 다 궁금했으니 말이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우주 말고 파리로 간 물리학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기진.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물리학 세계를 탐험하는 것을 본업으로 삼고 있다. 20대 후반에 잠깐 들른 파리에 반해 젊은 시절을 줄곧 파리에서 보냈다. 파리 14구의 다락방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꿨고 아침엔 카페로 출근해서 논문을 썼다. 파리 다락방 이후, 일본에서의 7년을 포함해 물리학을 연구하며 외국에서 10년을 보냈다. 물리학자라는 직업과 다르게 세심하고 여린 감성을 지니고 있다. (책날개 발췌)

먼저 이 책의 그림을 저자가 직접 그렸다고 한다. 물리학자라고 하니 그림은커녕 글을 쓸 시간도 없이 연구만 한다고 생각한 것은 편견이려나? 일단 그림이 다른 사람이 그린 게 아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교수님 그림을 잘 그리시네요." 이런 말을 들으면 당혹스럽다지만, 꽤 괜찮다. 잘 그린 그림이다. 특징을 잘 잡아서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책 속 내용을 보면서 킥킥 웃으며 읽어나간다.

"내가 그랬잖아요. 물리학 연구에 대해 설명하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요.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니 걱정은 하지 말아주시고, 가끔 '요즘 어떤 연구하세요? 잘 되나요?' 이렇게 물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내 대답은 "네, 항상 연구가 그렇죠." 이런 구태의연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18쪽)

파리에서 가본 듯한 과자집, 특히 생루이섬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그런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나가며 그때 그곳을 떠올리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난 이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있었다. 하긴 예전부터, 방송에서 보았던 그 무렵부터 파리의 이야기 특히 거기서 생활한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에 이 책은 거기에 부합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재미있게 눈 똥그랗게 뜨고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브르타뉴의 일요일 아침, 세상이 서로에게 준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쓰는 것도 아니고. 현재의 시간이 풀장을 넘쳐흐르는 물소리처럼 흐르고 있다. 마치 진공 속에서 깃털이 낙하하는 것처럼 시간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다. 난 의자에서 눕다시피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본다. 항상 가방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책을 넣고 다닌다. 그녀의 소설은 나에게 위안과 공감, 상상력, 생소하지만 이내 익숙한 곳이 되어버린 지명들을 일깨워준다. (108쪽)

여행으로 가면 항상 시간이 모자라니 어디에 갈까 무엇을 할까, 하며 할 일들을 생각했지만, 사실 내가 원한 건 휴일 오전의 고요한 시간 책을 읽는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진공 속에서 낙하하는 깃털처럼 천천히 시간이 떨어지는 그 순간을 상상하며, 나도 그런 기억 하나쯤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삶의 가장 근본인 식과 주를 해결하는 문제는 파리에서 삶의 전부다. 어렵게 돈을 벌어 집세를 내고, 빵을 사고, 빵을 먹고, 휴식을 취한 몸으로 일을 해야 한다. 공부를 하는 경우라면, 어려운 관문을 하나 더 지나야 한다. (310쪽)

이 책에는 유독 음식 이야기가 많다. 파리에서의 이야기 대부분이 음식으로 채우고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묘하게 파리 여행의 추억을 들추게 한다. 원래 오래 살던 사람보다 잠깐 다녀간 사람이 할 말이 더 많은 법 아니겠는가. 나도 그거 안다며 재잘재잘 떠들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벌써 다 읽었다며 아쉬워진다.

저자의 파리 이야기가 내심 궁금했는데 그 호기심을 채워준 책이다. 이상하고 자유로운 물리학자 이기진의 좌충우돌 파리 대모험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유머 가득한 저자의 이야기가 시작되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가 같다는 환상 천재를 죽이지 않는 사회 - 천재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일곱 시공의 궤적
아이리스 치우.정쭝란 지음, 윤인성 옮김 / 프리렉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내일을 위한 디지털을 말하다』를 읽고 오드리 탕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오드리 탕은 대만 행정원의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디지털 장관)이자 유명 프로그래머인데,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보였으며 일찍이 학교를 떠나 대만과 실리콘밸리에서 개발자로 일했고, 프로그래밍 언어 'Perl 6(현Raku)' 개발에 공헌하여 명성을 얻었으며, 2016년 대만 사상 최연소인 35세의 나이로 정무위원에 임명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오드리 탕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 당연히 이 책의 저자가 오드리 탕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저자들은 다른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의 '들어가며'를 읽다 보면 오드리 탕의 업적을 보다 구체적이고 핵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을 덮치고, 온 지구가 재난에 휘말렸습니다. 패닉이 확산되는 가운데, 사람들을 지킬 강력한 대책을 신속하게 내놓을 수 있는 전문가들에게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이때 대만의 디지털 장관 탕펑(이하 오드리 탕)도, 진두지휘를 해 완성시킨 마스크 지도 앱의 탁월한 효과로 화제에 올라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5쪽)

그리고 이 책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오드리 탕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6년, 35세에 대만의 디지털 장관으로 취임한 오드리 탕은 소문이 무성한 인물입니다. 몇 가지를 이야기하면, IQ 180이지만 학력은 중졸이며, 해커의 DNA를 갖고 언제라도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는 달인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자이자 비트코인 부자이기도 합니다. 또 애플의 고문으로서 Siri 개발에 참여한 바 있으며, 트랜스젠더임을 솔직하게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2019년 미국 유명 잡지 <포린 폴리시>에서 '세계의 두뇌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5쪽)

안 그래도 오드리 탕이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고 싶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어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머리말만 읽어보아도 오드리 탕의 반전매력에 휘감긴다.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자나 디지털 장관이라는 데에서 예상되는 성향을 뛰어넘어 예측할 수 없는 다방면의 매력을 가진 사람이다.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그리고 천재를 죽이지 않는 사회라는 데에 박수를 보내며 이 책 『모두가 같다는 환상, 천재를 죽이지 않는 사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에피소드 7로 구성된다. 에피소드 1 '35세 디지털 장관', 에피소드 2 '신동', 에피소드 3 '독학 소년', 에피소드 4 '멘토 그리고 동료들', 에피소드 5 '성별을 뛰어넘은 사람들', 에피소드 6 '시빅해커에서 핵티비스트로', 에피소드 7 '미래 세계에 대한 상상'으로 나뉜다.

이 책은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내일을 위한 디지털을 말하다』를 먼저 읽어본 후에 읽어보면 좋겠다. 그 책을 읽다 보면 디지털에 대한 오드리 탕의 생각을 짚어나가다가 문득 오드리 탕이라는 인간 자체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다. 처음에는 이름도 생소한 낯선 사람이었지만, 점점 그의 생각에 공감하고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내면서 인간 자체가 궁금해진다. 이 책은 그 정도의 워밍업을 거친 사람에게 흥미를 더하리라 생각된다.

오드리 탕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저자가 오드리 탕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Q&A를 통해서 오드리 탕에게 직접 궁금한 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전작으로 오드리 탕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고, 이 책으로 앎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그의 인생 기록과 함께 '천재를 죽이지 않는 사회'라는 데에서 뭉클한 무언가를 느끼며 생각에 잠긴다. 오드리 탕이라는 인물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 - 동과 서, 과거와 현재를 횡단하는 건축 교양 강의
전봉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동과 서, 과거와 현재를 횡단하는 건축 교양 강의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이다.

한국인이 살아온 자취는 어떻게 건축에 배어났을까?

우리에게도 우리 건축을 대표하는 고전기가 있을까?

한국 건축 문명은 어떻게 발생했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솔직히 건축물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책 표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한국 건축 문명을 따라가다 보면 건축의 미래가 보인다!"라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 건축 문명이 어떻게 발생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전봉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 박물관장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겸하고 있다. 1997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건축 역사와 한국 건축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주거사와 목조 건축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건축 문화사다. (책날개 발췌)

이 이야기는 우리의 건축 문명이 세계 건축 문명의 지형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어디쯤인지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해, 그것이 역사적으로 어떤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그 중간에 우리의 건축이 목조 건축이어서 갖는 특성과, 우리의 고유한 난방 방식인 온돌로 형성해온 공간 이용 행태의 연속성을 살핀다. 이 두 가지를 우리 건축 문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 건축의 고유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우리가 세계 건축 문명에 기여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15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모두를 위한 건축 이야기'를 시작으로, 1부 '건축 문명의 동과 서, 나무 건축과 돌 건축', 2부 '전통 건축, 단조로움 속의 차이를 발견하다', 3부 '한옥에서 아파트까지, 가장 일상적이고 친밀한 건축의 진화', 4부 '세계와 만나는 한국 건축 문명'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전통을 넘어 세계 문명 속으로'로 마무리된다.

궁금하긴 한데 잘 모르는 분야이고, 매일 건축물들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건축과는 거리가 먼 일반인으로서 이 책을 집어 든 데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였다. 그 마음을 알아주면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시작하여 그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건축이라고 하면 흔히들 전문적인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생각해보자. 우리의 모든 일상이 건축 안에서 이뤄진다.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심지어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 삶은 건축물 안에서 이뤄진다. (20쪽)

그러면서도 우리가 교육받기를 건축에 대해 비슷비슷 고만고만한 내용이었다. 실생활에 사용할 수 없는 간극이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 책의 필요성을 느낀다.

이 책은 우리나라 건축 문명의 시공간적 위치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당장 어떤 것이 좋은 건축인지 알려주지는 않지만, 사실 좋은 건축이란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래도 편집적인 전통 건축 찬양이나 현재 건축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멈출 수 있을 것이다. 건축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가 커질 때 비로소 다채롭고 질 좋은 건축 문화가 성장하리라 믿는다. (22쪽)

앞부분을 읽어나가다 보면 조목조목 짚어주며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이 책에 관심이 점점 커진다.

이 책은 독자가 건축을 하나도 모른다는 가정 아래 건축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 동과 서를 아우르며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에게도 하나씩 짚어볼 수 있도록 시선을 제공해준다. 그러면서도 점점 현대로 오면서 우리가 경험했거나 들어서 알지만 막상 잘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굵직굵직하게 큰 줄기를 훅훅 짚어주며 설명을 해나가서 일반인이 읽기에도 부담 없이 다가왔던 책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30년 넘게 건축역사학을 연구해온 저자는 세계 건축 문명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현대 건축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의 과제라고 말하며, 우리 건축의 고유성을 찾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우리의 건축 문명이 세계 건축 문명의 지형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추적하고, 한국 건축의 어제와 오늘을 새롭게 조명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시공을 넘나들며 건축을 살펴본 책이다. 저자의 설명에 가만히 귀 기울이다 보면 갖가지 건축물을 만나고 거기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재료와 구조법은 기본이고 세계 각국의 건축물을 짚어보며 폭넓게 여행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특히 '단지 박물관에 가두기 위해 전통을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169쪽)'라는 말에 공감하며 한옥과 우리나라 주택을 짚어보는 시간이 의미 있었다. 지금껏 못 보던 시선으로 우리 건축물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느끼고 아는 존재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고현석 옮김, 박문호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저서. 숙독의 숙독을 거듭하며 읽어나가다보면 도전정신을 불태워주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